17일 오전 10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열린 '서울시 장애인 교육권 보장을 위한 서울시 교육청 교육감 후보자 초청 토론회'. ⓒ에이블뉴스

남승희, 곽노현, 권영준 후보 등 오는 6월 2일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에이블뉴스,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 등 10개 단체와 언론이 17일 오전 10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강당에서 개최한 서울시 교육감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특수교육에 대한 각자의 공약을 밝혔다.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는 이원희, 남승희, 김성동, 김영숙, 이상진, 박명기, 곽노현, 권영준 후보 등 여덟 명이지만, 이날 남승희, 곽노현, 권영준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다섯 명의 후보는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토론회는 한명근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 등 세 명의 토론자가 각 후보에게 특수교육분야의 여러 쟁점과 관련한 의견을 묻고 이에 대한 답변을 정해진 시간 내에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단상과 객석에서는 특수교육과 관련한 많은 질문이 쏟아져 나왔지만, 후보들의 바쁜 일정으로 인해 충분한 토론이 진행되지는 못했다. 이날 세 명의 후보가 밝힌 특수교육분야에 대한 의견 및 공약 등을 정리했다.

남승희, “특수교육법 먼저 지켜야…이동교육감실 운영할 것”

오는 6월 2일 서울시 교육청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남승희 후보. ⓒ에이블뉴스

남승희 후보(전 서울시 교육기획관)는 특수교육 현황에 대해 “특수교육법이 정한 것조차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먼저 1단계로 법이 규정하는 것들을 완비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남 후보는 이를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이동교육감실 운영’ 공약을 강조했다. 1주일에 한 번 직접 서울시내 학교 현장을 방문해 교사 및 학생, 학부모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남 후보는 “한 학교도 빼놓지 않고 방문할 것이며,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학부모들도 만나서 소통하겠다”며 “현장을 끊임없이 방문해서 소통하고,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뛰어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서울시 전체 예산의 약 3.22%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예산을 재임 기간 동안 6%까지 단계적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장애학생들의 진로 및 직업교육지원에 대한 질문에는 고등학교 3학년 졸업 후 1년 동안의 재 이수제를 갖는 ‘3+1 직업지도제’ 도입, 장애인직업체험교육관 설립 등을 제시하며 “오늘 당장 해결하겠다고 약속하기보다 학부모들과의 소통을 통해 정성껏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곽노현, “완전한 통합교육 준비해나갈 것”

오는 6월 2일 서울시 교육청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곽노현 후보. ⓒ에이블뉴스

곽노현(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후보는 통합교육의 실현을 중요한 공약으로 꼽았다. 곽 후보는 “지금의 공교육은 공부 잘하는 몇몇 아이들을 빼놓고 나머지는 거의 포기하는 교육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학생의 부모들은 엄청난 사교육비를 쓰고 있다”며 “공교육은 학생 한 명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교육 실현을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서울시내에 특수교육연구지윈센터를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통합교육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곽 후보는 서울시 교육예산에 대해서는 “서울시 전체 예산의 7%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예산 확대에 따라 현장의 서비스가 증가하려면 먼저 전달체계가 잘 정비돼야 한다”며 “이동교육감실 운영도 좋지만, 사실 시스템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 교육감 혼자 돌아다니면서 현장과 소통하려 할 것이 아니라, 관료주의적 시스템을 바꿔 모든 행정가들이 현장과 활발히 소통하도록 바꿔나가겠다”고 말했다.

곽 후보는 특수교육 현장 관계자들과의 소통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특수교육발전협의회를 부활하고 이를 전면화·실질화하겠다. 특수교육운영위원회 안에서도 학부모의 참여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장애학생의 인권 보호를 위한 조례를 제정할 생각이 있나”는 질문에는 “학생인권조례를 만들 때 반드시 장애학생에 대한 부분을 만들겠다. 다양한 장애유형별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는 섬세한 조례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권영준, ‘특수교육분야 별도 부서 설치’약속, 추상적 답변 아쉬워

오는 6월 2일 서울시 교육청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는 권영준 후보. ⓒ에이블뉴스

권영준(경희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후보는 “서울시교육청내에 특수교육분야를 담당하는 별도의 부서를 마련할 계획이 있나”는 질문에 “별도의 부서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권 후보는 이밖에도 토론자들로부터 “장애우라는 용어를 사용하시는데, 이 용어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시는가”, “장애성인 교육지원을 위한 계획을 갖고 계신가” 등의 질문을 받았으나, 대부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가슴을 열고 감정이입을 하는 공감의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며 추상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한명근 교수가 “후보들의 답변을 듣다보면 장애인 교육을 너무 정서적으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공약을 부탁드린다”고 말하자 권 후보는 “CEO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와 ‘판단’이다. 교육감이 장애인교육에만 전문적으로 접근하면 다른 모든 분야는 어떻게 되나”라며 “장애인 교육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유능한 전문가를 발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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