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노던아이오와대학교 행동과학대학(College of Behavioral Sciences, University of Northern Iowa) 연구팀은 가나 북부 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와 젠더, 고용 간의 관계성을 연구한 보고서 ‘아프리카의 장애, 젠더와 고용 간 관계: 가나의 사례(Disability, gender, and employment relationship in Africa: The case of Ghana)’를 발표했다.

여성 장애인의 경우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그리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취업에서 이중고를 겪어 낮은 취업률을 보인다. 이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가나의 장애와 젠더, 고용 간 관계를 연재한다.

가나 북부 지역 장애인 110명 대상 조사

아프리카 대륙에 존재한다는 것은 개별 국가들로 하여금 동일한 지리적 특성을 갖게 할 뿐, 한 국가의 특징을 대륙 전체에 일반화시킬 수 있는 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How Africa

아프리카 대륙은 54개의 개별 국가가 위치한 곳이다. 이 대륙 내에 존재한다는 것은 개별 국가들로 하여금 동일한 지리적 특성을 갖게 할 뿐, 한 국가의 특징을 대륙 전체에 일반화시킬 수 있는 조건이 되지는 못한다. 즉 가나의 연구결과를 아프리카의 연구결과로 귀결시킬 수 없다.

개도국 내 고용 상황은 남성‧여성장애인 모두에게서 좋지 않다. 그 원인으로는 저학력, 문화적 신념과 관행, 부정적 인식이나 물리적 장벽 등을 들 수 있다. 가나의 현황에 대해서는 그간 국가 차원에서 행해진 설문조사도 없었을 뿐더러 문헌도 부족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가나 장애인의 고용범위 및 추세를 추정하고자 했다.

이번 연구를 위해 가나 북부 지역에 위치한 타말레(Tamale)주, 와(Wa)주, 볼가(Bolga)주에 거주하는 110명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모든 참여자는 대면 인터뷰 전 동의서를 작성하였다. 동의서 작성 시 청각장애인에게는 토착 언어를 편리하게 생각하는 이에게는 토착 언어로 통역서비스를 제공하였다.

연구 결과는 총 네 개의 주제로 분류되었는데, 각각 (1)미취업, (2)취업, (3)수입, (4)지원이다. 이번 호에서는 먼저 (1)미취업과 (2)취업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

장애로 인한 고용 차별 심각

이 주제에서는 취업하지 않은 장애인당사자가 취업을 위해 겪는 장벽, 구직을 위한 권고사항을 다루었다. 본 보고서에서 ‘미취업(unemployment)’이란 현재는 직업이 없으나 공공, 민간 및 자영업 부문에서 근로기간에 상관없이 구직을 진행 중임을 의미한다. 연구 참가자 중 27명, 즉 약 25% 가량이 미취업 상태였다. 성별 미취업 비율은 59.3%(16명)가 여성, 40.7%(11명)가 남성으로, 여성이 더 높았다. 장애유형별 미취업 비율은 시각장애(40.3%, 11명), 청각장애(33.3%, 9명), 지체장애(26%, 7명) 순이었다.

구직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묻는 문항에서 모든 미취업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대부분은 구직에서의 어려움이 차별,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한 자원과 기술의 부족에서 온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장애로 인한 차별이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여성이 남성보다 차별 등 어려움을 더 많이 경험한다고 하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 맥락에서 ‘기술(skill)’이란 직업기술훈련(vocational and technical training)을 통해 얻은 역량을 뜻했다.

본 연구에서 정규교육은 장애인의 취업에 그다지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대부분은 직업기술훈련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참가자들은 장애인의 취업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장애인 당사자에 대한 추가 교육이 이루어지는 동시에,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인식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업무 만족도 높아

구직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묻는 문항에서 모든 미취업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citifmonline

‘취업’ 주제에서는 고용된 장애인과 그들의 직장, 직종 및 근무환경을 다루고 있다.

연구 참가자 110명 중 83명, 즉 4명 중 3명꼴로 취업이 된 상태였지만, 절반 이상(64.2%, 52명)이 자영업에 종사했다. 여기에서 자영업이란 통상적인 개념으로 점포를 소유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닌, 사소하고, 시기에 따라 일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으며, 소일거리에 불과한 일들이었다. 놀랍게도 근로 중인 83명 중 44명(53.7%)이 여성, 39명(46.3%)이 남성으로 여성이 더 많았으나, 여성 32명(72.7%)이 남성 20명(51.1%)에 비해 훨씬 높은 비율로 자영업에 종사했다. 자영업에 종사하는 장애유형은 지체장애(57.7%, 30명), 시각장애(25%, 13명), 청각장애(17.3%, 9명) 순으로 많았다.

83명 중 21명은 공공부문에 종사했다. 그중 가장 많은 수가 교사(71%, 15명)였고, 교사 9명은 남성, 6명은 여성이었다. 공공 부문 종사자의 장애유형은 시각장애(57.1%, 12명), 지체장애(28.6%, 6명), 청각장애(14.3%, 3명) 순으로 많았다. 민간부문에서는 8명이 종사하였으며 장애유형은 청각장애(71.4%, 5명), 지체장애(28.6%, 2명) 순이었고 시각장애인은 없었다.

근무 중 겪은 어려움으로는, 자영업, 공공‧민간 부문에 종사하는 이들 모두가 ‘장애인당사자의 능력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과 배제’를 꼽았다. 자영업자의 경우 각자의 일에 대해 충분한 투자를 받지 못하는 점, 일을 하고도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는 점 등이 언급되었다. 공공‧민간 부문 종사자는 업무에 있어 적절한 편의 제공을 받지 못하는 점을 언급했다. 응답자들은 이 어려움에 대한 해결책으로 추가 교육이나 보조기기, 접근 가능한 환경, 소규모 사업에 대한 투자 등의 방법을 내놓았다.

참가자들에게 업무관련 훈련 경험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훈련 경험이 있다’고 답한 남성장애인의 수가 여성장애인의 수보다 2배 많아 뚜렷한 성차가 존재했다. 그러나 응답자 3명 중 1명은 ‘훈련 자체를 받아본 경험이 없다’고 응답하여 업무관련 훈련의 기회를 장애인당사자가 충분히 제공받고 있지 못함을 알 수 있었다. 한편, 공공‧민간 부문 종사자보다 자영업자가 일할 때 더 큰 만족도와 행복감을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다. 거의 모든 자영업자가 ‘나는 나의 일을 하는 데 만족과 행복을 느낀다.’고 답하였으나, 공공‧민간 부문 종사자의 경우 약 70% 정도만이 동일한 대답을 했다.

다음 호에서는 본 연구 보고서의 결과 중 (3)수입, (4)지원 내용과 이에 대한 논의(discussion), 권고사항 및 최종 결론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

※ 출처:

Naami, A., 2015, ‘Disability, gender, and employment relationships in Africa: The case of Ghana’, African Journal of Disability 4(1), Art. #95, 11 pages.

※ 이글은 인천전략이행 기금 운영사무국을 맡고 있는 한국장애인개발원 대외협력부 윤주영 대리가 보내온 기고문입니다. ‘인천전략’은 아‧태지역에 거주하는 6억 9천만 장애인의 권익향상을 위한 제3차 아태장애인 10년(2013~2022)의 행동목표로,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인천전략사무국으로서 국제기구협력사업, 개도국 장애인 지원 사업, 연수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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