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6개 단체는 26일 오후 2시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 정문 앞에서 ‘장애인거주시설 긴급탈시설 이행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은 시설유지에만 혈안, 송파구는 무책임한 방관자, 서울시는 약속 불이행, 보건복지부는 강건너 불구경. 지금 당장 긴급탈시설을 이루기 위해 물러서지 않겠다.”

장애인단체들의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 거주인에 대한 긴급 탈시설 요구 투쟁이 격화되고 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서울장차연) 등 6개 단체는 지속적인 기자회견뿐만 아니라 서울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27일째 ‘장애인거주시설 긴급탈시설 촉구 천막농성’을 진행 중이고, 25일부터는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26일에도 오후 2시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 정문 앞에서 ‘장애인거주시설 긴급탈시설 이행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 즉각적인 긴급탈시설 이행을 요구했다.

시설 거주인의 안전과 생명을 위해서는 시설 재입소가 아닌 긴급탈시설을 통해 거주인을 분산시키고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장차연에 따르면 서울시는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지 18일이 경과한 지난 11일 장애인단체들과 합의한 사항대로 재난적 상황인 집단감염 긴급조치로 거주인 전원에 대해 긴급분산조치를 이행했다.

하지만 긴급분산조치 이행 완료 후 3일 만에 거주인에 대한 재입소를 추진해 14일 16명 재입소했고 24일 58명이 재입소한 상황을 확인했다. 이는 서울시가 ‘코로나19 집단감염 장애인거주시설 조치 계획’의 자가격리 기간 동안 긴급분산조치를 진행하겠다던 약속을 파기한 것이다.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 벽과 울타리에 써 붙인 ‘긴급분산조치 유지와 긴급 탈시설 이행’.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들 단체는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은 시설유지에만 혈안이 돼 대책없이 재입소를 강행했고 송파구는 수수방관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약속을 불이행했다고 규탄했다.

조상지 활동가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낀다. 나는 14년 동안 시설에 있었다. 그곳은 시설이라는 이름을 내건 감옥이었다”면서 “거주 시설의 속성은 똑같다. 비장애인과 다르니 장애인끼리 모여 사회에서 격리돼 살아가라는 것이다. 인권이라는 말은 그곳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시설 속에서 얼마나 많은 장애인이 위험에 처해야 탈시설을 받아들일까.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모두 탈시설해 본인의 의지로 지역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장애인 자립 생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고 피력했다.

26일 오후 2시 송파구 A장애인거주시설 정문 앞에서 개최한 ‘장애인거주시설 긴급탈시설 이행 촉구 결의대회’에서 발언하는 (왼쪽부터)조상지 활동가, 김명학 활동가, 장애여성공감 여름 사무국장.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명학 활동가는 “코로나19가 집단발병했던 시설로 재입소시키는 것은 누구나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한번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에서 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것은 확신할 수 없다”면서 “중앙방역대책본부, 보건복지부, 서울시는 하루빨리 거주인을 분산해서 안전한 곳에서 생활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애여성공감 여름 사무국장은 “시설이 집인가? 시설은 집이 아니다. 집이라면 이렇게 본인이 처한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원장의 허락과 종사자의 지시하에 최소한의 자가격리 기간을 지키지도 않고 집단감염이 발생한 해당 시설에 재입소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우리가 요구하는 장애인거주시설 긴급탈시설 이행은 코로나로부터 안전하기 위함이다. 방역지침이 매우 중요하게 얘기되고 있지만 방역지침의 대상에 제외되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그중 하나가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다. 우리 모두는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해야 하며 우리의 이 요구는 너무나 정당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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