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이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요구하며 집단삭발을 한데 이어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와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3일 서울시 종로구장애인복지관 앞에서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 촉구 결의대회'를 가진 후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비롯해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 제도화, 중증장애인직업재활지원 확대, 장애인가족지원체계 구축, 발달장애인 자조단체 운영 활성화를 요구하고 있다.

농성은 시작도 전부터 경찰의 현수막 철거 요구에 난항을 겪었다. 부모연대는 종로장애인복지관 옥상 난간에 국가가 발달장애임을 책임지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고, 이를 본 경찰은 철거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부모들은 옥상으로 진입하는 모든 출입구를 봉쇄하고 경찰의 진입을 저지했다. 유일한 출입경로인 계단을 2열로 앉아 막았고, 수십여분의 대치 끝에 경찰로부터 현수막을 내걸어도 된다는 답을 얻었다.

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이 대규모 삭발에 이어 노숙농성까지 강행하는데는 청와대가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에 대한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지난달 20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도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요구안을 전달했고, 2일에는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 209명이 삭발식을 갖기도 했다.

부모연대는 정부가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가 도입될 때까지 종로구장애인복지관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을 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부모연대 김남연 대표는 "국가가 발달장애인을 책임지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었다. 청와대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에 건 것"이라면서 "우리 부모님들 209명은 삭발을 하면서까지 국가가 책임 질 것을 요구했다. 현수막을 지켜 국가책임제를 쟁취해 우리 아이들을 지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은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는 국가가 나서 발달장애인을 책임지는 제도다. 국가가 발달장애인을 책임지는 순간 직업부터 주거서비스까지 예산이 확보될 것"이라면서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가 완전히 시행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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