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홍록배드민턴장 야외무대에서 열린 ‘북한산 무장애 자락길’ 개통식에는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5명도 참석했다. ⓒ박종태

서울시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는 지난 12일 홍록배드민턴장 야외무대에서 장애인, 어르신, 유아, 임산부 등 보행 약자들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다닐 수 있도록 조성한 ‘북한산 무장애 자락길’ 개통식을 열었다.

이날 개통식은 북한산 자락길 조성 경과보고, 테이프 커팅,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과 함께하는 자락길 체험 순으로 진행됐다.

북한산 무장애 자락길은 실락어린이공원(홍은1동 71)에서 홍록배드민턴장(홍은동 산1-85)과 삼하운수종점(홍은중앙로 170)을 거쳐 옥천암(홍지문길 1-38)까지 총 4.5km 구간으로 경사도 10% 이내의 길로 조성됐다.

바닥에 휠체어나 유모차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4.15km는 평평한 목재 데크(deck), 나머지 구간은 마사토(300㎡)가 깔려 있다. 이와 함께 야외무대, 전망대, 쉼터, 음수대, 화장실을 만들고 안내판을 설치해 자락길 이용자의 편의를 높였다.

서대문구는 북한산 무장애 자락길 공사를 3구간으로 나눠 진행했다. 먼저 2014년 4월〜9월에 1차 구간(홍록배드민턴장∼삼하운수종점) 1.5km를 부분 준공했다. 이어 2차 구간(삼하운수종점∼옥천암) 1.8km는 2015년 8월, 3차 구간(실락어린이공원∼홍록배드민턴장) 1.2km는 2016년 6월 공사에 들어가 이번에 동시에 완공했다.

특히 북한산 무장애 자락길 맞은편에 위치한 홍제천 변 산책로로 접어들면 서대문구 홍은1동 주변으로 한 바퀴를 도는 순환형 구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서대문구청은 이번에 개통한 무장애 자락길에 많은 노력을 했지만 구간을 돌아보며 점검한 결과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 등이 이용하기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홍록배드민턴장에서 출발하는 무장애 자락길 목재 데크(deck) 입구에 배수로가 설치돼 있는데 덮게의 공간이 수동휠체어 앞바퀴가 빠질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넓어 위험했다.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된 남녀화장실은 공통적으로 입구 출입문이 여닫이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하다. 또한 용변을 볼 수 있는 칸의 출입문은 미닫이로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용변을 볼 수 있는 칸 내부를 살펴보면 공간이 좁고 용변기에 자동 물 내림 센서와 비상호출벨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반면 휴지걸이는 용변기에 앉았을 때 손이 닿는 곳에 설치됐다.

비장애인과 함께 사용해야 하는 세면대에는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아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남녀화장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미설치됐다. 남성화장실의 경우 손잡이가 설치된 소변기가 없어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의 안전사고가 우려됐다.

마사토가 깔린 길은 바닥에 목재 데크가 설치돼 있지 않아 낙엽 등이 쌓여 휠체어로 이동하는데 불편을 초래했으며, 난간이 설치돼 있지 않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추락할 위험도 존재했다.

홍록배드민턴장에서 출발을 하는 무장애 자락길은 경사도가 완만해 휠체어 사용 장애인들의 이동이 편하다. 하지만 실락어린이공원에서 시작되는 일부 무장애 자락길은 너무 가팔라 보호자가 겨우 휠체어를 밀고 올라올 수 있고, 내려가는 길의 경우 전동휠체어나 전동스쿠터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가속 운행을 하면 위험해 ‘추락 주의 안내표지판’이 붙어 있었다.

이에 대해 서대문구청 담당자는 “배수로 덮게 등 미흡한 장애인 편의시설을 고치겠다”고 말했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개통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박종태

개통식 테이프 컷팅 모습. ⓒ박종태

홍록배드민턴장에서 출발하는 무장애 자락길 목재 데크(deck) 입구에 배수로가 설치돼 있는데 덮게의 공간이 수동휠체어 앞바퀴가 빠질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넓어 위험했다. ⓒ박종태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설치된 남녀화장실은 공통적으로 입구 출입문이 여닫이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이 이용하기 불편하다. 또한 용변을 볼 수 있는 칸의 출입문은 미닫이로 불편한 것은 마찬가지다. 입구 벽면에는 시각장애인이 손끝으로 만져 성별을 알 수 있는 점자표지판, 앞바닥에 점자블록이 미설치됐다. ⓒ박종태

용변을 볼 수 있는 칸 내부를 살펴보면 공간이 좁고 용변기에 자동 물 내림 센서와 비상호출벨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반면 휴지걸이는 용변기에 앉았을 때 손이 닿는 곳에 설치됐다. ⓒ박종태

마사토가 깔린 길은 바닥에 목재 데크가 설치돼 있지 않아 낙엽 등이 쌓여 휠체어로 이동하는데 불편을 초래했으며, 난간이 설치돼 있지 않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추락할 위험도 존재했다. ⓒ박종태

북한산 무장애 자락길 안내 표지판. ⓒ박종태

*박종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일명 '장애인권익지킴이'로 알려져 있으며, 장애인 편의시설과 관련한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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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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