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한 마을에서 벌어진 지적장애여성의 성폭행사건을 다뤘다. 피해자 승희(가명)씨는 마을 사람 20여명이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방송 캡쳐화면. ⓒSBS'그것이 알고싶다'

농촌 한 마을에서 마을 어른 여럿이 지적장애가 있는 여고생을 수년간에 걸쳐 성폭행한 충격적인 사건에 대해 여론이 분노로 들끓고 있다.

지난 3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는 한 시골 마을 주민들에 의해 성폭행을 당해 온 승희(가명·지적장애2급)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시골 마을의 추악한 비밀'을 방송했다.

방송에 따르면 여고생인 승희는 동네 60대 이발사 오모씨로부터 중학교 때부터 성폭행을 당해왔다. 승희 아버지와도 알고 지냈던 오씨는 등교하던 승희를 집으로 유인해 매일 아침 성폭행을 일삼았다.

뒤늦게 딸의 성폭행 사실을 안 부모는 오씨를 경찰에 신고, 현재 오씨는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끝난 줄만 알았던 승희네 가족의 고통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오씨가 조사과정에서 동네 사람 수십명이 승희를 성폭행했는데 왜 자기만 잡아가냐며 억울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승희 부모는 그제서야 동네사람들 모두가 한통속으로 승희를 성 착취해 온 사실을 알고 분통을 터트렸다.

현재 승희는 중학교 때부터 40대에서 70대 노인에 이르는 20여명의 마을 남자들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승희가 가해자로 지목한 사람의 90%가 노인들이다. 이들은 모두 승희씨 집의 1km 반경에 살고 있었고, 노래방, 슈퍼, 이발소 등 가게를 하고 있었다. 등·하교하는 승희에게 천원, 이천원씩 주며 자신들의 집, 축사, 모텔 등에서 성폭행을 해왔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 중에는 승희가 큰아빠라고 불렀던 6촌 친척도 포함돼 있다는 것. 마을에는 성폭행 가해자가 100명에 이른다는 믿기힘든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적 기능을 상실했다"며 성폭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들마저도 "승희가 워낙에 행실이 문란하다", "남자들을 꼬신다", "정신이 이상한 애 말을 어떻게 믿냐"며 승희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방송에서는 성폭행 이후 낯선 남자들이 보이면 이불 속에 숨어버리는 승희의 모습을 비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승희는 가해자들의 사진을 보며 억울함에 치를 떨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승희 아버지 김모씨는 "저 어린 애가 부모한테 말도 못했는데··한이나 풀어주고 싶다"며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날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그것이 알고싶다' 게시판을 통해 "이런 사람들 꼭 잡아들여야 한다", "성폭행 가해자는 기본 무기징역부터 가는게 어떠냐", "대부분의 동네 사람들은 공범자다", "철저한 수사와 무거운 죄값을 치뤄야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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