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마디 장애 체험을 해보고 있는 시민들. ⓒ에이블뉴스

서울시가 지난 17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개최한 ‘2010 하이 서울 장애인누리한마당’에는 다양한 유형의 장애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장애체험 부스가 설치됐다. 이날 장애체험 부스를 둘러보며 직접 몇몇 장애체험을 해 보았다.

가장 먼저 편마비 장애 체험을 했다. 한쪽 팔 등에 마비가 온 경우, 또는 뇌병변 장애 등으로 인해 신체부위가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상황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이다. 전기자극을 전달하는 기기를 오른팔에 부착하고 나무 블록 쌓기를 시도했는데, 전기자극이 올 때마다 손목과 손가락이 마비돼 마음대로 동작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간단한 동작인데도 몇 번이고 멈추면서 같은 동작을 반복한 끝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는 와상 장애 체험을 했다. 척추가 마비돼 상반신과 하반신 전체를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된 체험이다. 길고 딱딱한 매트 위에 누우니, 자원봉사자가 팔부터 가슴, 배, 다리 등을 움직일 수 없도록 온 몸을 압박매트로 고정시켰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일어날 수도, 손가락도 까딱할 수도 없게 됐다. 장애인 활동보조서비스의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었다.

이어 한 손밖에 쓸 수 없는 지체장애인 등을 위해 특수 제작된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용해 본 후, 저시력 장애 체험 코너로 이동했다. 저시력 장애를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특수안경을 끼고 주위를 둘러보니, 사방이 온통 뿌옇고 흐릿해 사물을 분간하기 어려웠다. 특수 안경 옆에 놓인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손목시계’도 잠시 착용해봤다.

와상 장애 체험을 해볼 수 있도록 마련된 압박 매트. ⓒ에이블뉴스

지체 장애 등으로 일반 키보드를 사용할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특수 키보드와 마우스. ⓒ에이블뉴스

저시력 장애 체험을 할 수 있는 특수안경. ⓒ에이블뉴스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손목시계. ⓒ에이블뉴스

다음으로 해 본 것은 지적장애인을 이해하기 위한 ‘시·지각 협응체험’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종이 위쪽에 거울을 비스듬히 세워놓고, 거울을 바라보면서 글자를 써보는 것이다. 단, 이때 종이가 아닌 거울에 똑바른 글자가 나타나야 한다.

이 체험에는 특히 어린 아이들이 많이 참여했는데, 거울을 보면서 바른 글자를 쓰기가 쉽지 않아 아이들은 삐뚤빼뚤 알아볼 수 없는 글자를 쓰며 어려워했다. 자원봉사자는 아이들에게 “사람에게는 ‘몸 주머니’와 ‘생각주머니’가 있는데, 지적장애인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몸 주머니’는 커지는데 ‘생각주머니’가 같이 커지지 않는다. 그래서 같은 일을 해도 다른 사람보다 느릴 수가 있는데, 이때 재촉하지 말고 천천히 기다려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애 체험은 아니지만, ‘점자 써보기’체험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점자틀에 스티커 용지를 끼워 점자표를 보면서 이름을 새긴 후, 스티커를 떼어 종이에 붙였다. 점자표가 있었기 때문에 글자를 쓰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6개의 점으로 모음·자음을 이루는 점자의 규칙을 익히는 것은 매우 어려웠다.

이밖에도 이날 행사장에는 시각장애인 휠체어 농구 체험, ‘휠체어 운전면허증 따기’ 등의 다양한 체험 코너가 마련돼 있었다. 이런 코너들을 통해 익숙지 않은 장애 유형에 대한 지식을 얻고 잠시나마 장애인들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다그치면서 하면 빨리 해야 할 것 같아서 천천히 하니까 쉬웠어요 지적장애체험에 참가한 아이들이 소감을 써놓았다. ⓒ에이블뉴스

점자로 글을 써 볼 수 있는 틀.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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