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메인화면에서 에이블뉴스의 기사가 서비스되고 있는 모습. ⓒ네이버 캡쳐

[창간 7주년 특집] 포털의 사회적 책임과 장애인뉴스

초고속 인터넷 환경은 뉴스의 소비와 공급의 속도를 바꿔 놓았다. 가장 큰 변화는 이제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 것이 일상이 됐다는 것.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인터넷 접근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대형포털 사이트 첫 페이지를 통해서 뉴스를 보거나 검색을 통해서 원하는 뉴스를 찾아본다.

휴대전화를 통해서도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야말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뉴스를 접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세상의 변화에 발맞춰 각 분야별 전문지, 매거진들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무대를 이미 옮겨왔다. 장애인 뉴스를 전문적으로 전하는 장애인 언론들도 이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더욱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뉴스를 접하는 관문인 대형 포털사이트에서 장애인 뉴스를 접하는 것은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 자극적인 연예, 스포츠 기사들이 넘쳐나는 반면 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정보성 뉴스나 최신 쟁점을 전하는 뉴스는 거의 없다. 그 이유는 바로 포털측에서 장애인언론과는 기사제휴를 맺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블뉴스는 네이버와 제휴를 맺고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일한 장애인언론이다. 지난 10월 22일부터 서비스를 시작, 네이버 메인을 통해서도 장애인뉴스를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다음, 네이트, 야후, 파란 등의 메인화면에서 장애인 뉴스를 찾아볼 수 없는 현실이다.

네이버 뉴스캐스트서비스, 전문지는 선택형으로 묶여

네이버 뉴스캐스트 서비스는 기본형과 선택형으로 구분된다. 언론사들은 단연 파급력이 큰 기본형을 선호한다. 기본형은 원하는 언론사를 선택하지 않은 경우, 메인화면에 무작위로 자동 노출되는 방식이다. 선택형은 이용자가 해당 언론사를 선택하는 경우에만 볼 수 있어 파급력이 떨어진다. 매거진, 전문지, 지역지는 현재 선택형으로 묶여 있는 실정이다.

매거진과 전문지, 지역지 컨텐츠는 특정 주제나 주기, 지역에 맞춘 전문적인 콘텐츠로 이용을 원하는 사람만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하지만 기본형 서비스를 하고 있는 언론들이 상당부분 비슷한 기사들은 동시에 노출시키는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는데,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언론들을 선택형으로 묶어 오히려 이용자의 다양한 뉴스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는 셈이다.

애초 네이버는 전문지 등도 6개월간의 운영을 거친 후, 제휴평가위원회에서 기본형 전환 여부를 평가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런데 최근 뉴스캐스트 언론사를 대폭 늘리면서 방침을 수정했다. 현재의 방침이 변경되지 않는 한, 에이블뉴스와 같은 전문지는 기본형 진입에 사실상 어렵게 됐다.

스포츠/연예 뉴스 일색인 포털 메인

네이버가 뉴스캐스트 서비스에 장애인언론 중에서 최초로 에이블뉴스의 진입을 허용했지만, 기사제휴 협약은 아직 어느 장애인언론과도 맺지 않고 있다. 기사제휴는 네이버가 언론사로부터 뉴스를 공급받아 네이버 안에서 뉴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위한 것이다. 뉴스캐스트 서비스가 뉴스 제목을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이동하는 것이라면, 기사제휴 뉴스는 네이버 안에서 소비된다.

네이버는 현재 종합 13개, 방송/통신 7개, 경제 10개, 인터넷 5개, IT 6개, 스포츠/연예 19개, 매거진 17개, 지역 3개, 전문지 9개, 포토 3개, 기타 5개 등 97개 언론과 제휴를 맺고 있다. 스포츠/연예 분야 비중이 큰 반면 전문지 비중은 매우 낮다. 전문지 분류에는 영자지까지 포함돼 있다. 네이버와 기사제휴를 맺고 있는 전문지는 기자협회보, 여성신문, 연합인포맥스, 조세일보, 참세상, 코리아타임스, 코리아헤럴드, 코메디닷컴, 팝뉴스 등으로 장애인언론은 한 곳도 없다.

다음의 경우는 네이버와 비교하면 전체 제휴사는 적지만, 스포츠 및 연예 분야 제휴사는 더 많다. 다음은 종합 12개, 경제 8개, 전문지 4개, 온라인/인터넷 3개, 아이티 5개, TV/동영상 10개, 스포츠/연예 9개, 스포츠 전문지 18개, 매거진 16개, 기타 3개 등 88개 언론과 기사제휴를 맺고 있는데, 스포츠 및 연예 분야 제휴사가 27개에 달한다. 전문지는 korea.kr, 기자협회보, 미디어오늘, 코리아헤럴드 등 총 4곳 뿐인데, 이중 korea.kr은 대한민국 정책포털로 언론이 아니라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사이트다. 역시 장애인언론은 한 곳도 없다.

네이트는 종합 14개, 경제 12개, 인터넷 7개, TV 5개, 아이티 8개, 연예/스포츠 24개, 매거진 16개, 전문지 8개, 포토 3개, 지역/기타 6개 등 103개 언론과 기사제휴를 맺고 있다. 연예/스포츠 분야 24개로 연예/스포츠 분야 비중이 가장 크다. 전문지는 뉴스컬쳐, 메디컬투데이, 미디어스, 조세일보, 코메디닷컴, bnt뉴스, EBN산업뉴스, PD저널 등 6개인데, 역시 장애인언론은 한 곳도 없다.

다만 네이버와 다음은 뉴스검색 제휴와 웹크롤링 뉴스검색 제휴를 통해서 다양한 언론사의 기사를 이용자들이 검색으로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검색제휴는 기사제휴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지 않아서 장애인언론 중 에이블뉴스, 웰페어뉴스, 함께걸음이 검색제휴를 통해서 포털을 이용하는 장애인뉴스 이용자들이 장애인뉴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박제된 ‘장애인 배려’ 편집원칙

다음의 편집원칙에는 정보선택과 편집에서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다음 캡쳐

네이트의 편집 가이드에는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존중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각 포털들은 옴브즈맨, 이용자위원회, 자문위원회 등의 제도를 도입해 뉴스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특히 다음과 네이트는 편집원칙, 편집가이드까지 만들어 거대한 영향력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음의 8개 편집원칙 중 다섯 번째는 바로 소수자를 배려하겠다는 것. “소수자를 배려하겠습니다. 정보선택과 편집에서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지 않겠습니다. 사회 구성원들이 성적, 신체적, 계층적인 이유 등으로 차별 받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서비스로 구체화하겠습니다.”

또한 네이트의 30개 편집가이드 중 11번째는 ‘사회적 약자 인권 존중’이다.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 및 계층의 권리를 신장하고 이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기사를 존중한다. 특히 장애인 외국인노동자 비정규직 여성 노인 어린이 농민 등의 이해에 관심을 기울인다.”

이렇듯 다음과 네이트는 편집원칙과 편집가이드를 통해서 장애인 등 소수자에 대한 배려를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장애인언론과는 기사제휴를 맺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물론 종합일간지에서 간간히 장애인관련 기사를 쓰고 있고, 이 기사들이 포털을 통해 소비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장애인들이 원하거나 장애인계 흐름을 파악하고 있는 기사는 드문 것이 우리나라 일간지의 문제점으로 종합일간지 기사만으로 다음과 네이트가 내세우고 있는 편집원칙과 편집가이드를 충족하는 것은 어렵다는 지적이다.

포털 메인에서 장애인뉴스 볼 수 있어야

에이블뉴스는 창간7주년을 맞아 에이블뉴스 독자들을 대상으로 벌이는 설문조사를 통해서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에이블뉴스 등 장애인전문지와 기사제휴 협약을 맺지 않아 첫 화면에서 뉴스를 볼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물었다.

이 질문에 대해 ‘장애인의 알 권리 차원에서 기사제휴를 맺어 첫 화면에서 장애인 뉴스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답변이 89%로 월등히 높았고, ‘장애인 뉴스는 특정 계층만 관심을 갖고 있으므로 기사제휴를 맺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답변은 7.2%, ‘관심 없다’는 답변은 2.9%에 불과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정보나 재화이용에 있어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이용하고 접근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이 법에 의해 장애인을 위해 웹 접근성을 갖추려는 사회적인 노력이 곳곳에서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이제 웹 접근성을 넘어 웹 사용성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콘텐츠에 접근하도록 하는 것은 기본이고, 이용자의 욕구에 걸맞게 콘텐츠를 마련해야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대형 포털이 명심해야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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