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추련 주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주관으로 9일 오후 인권위 앞에서 '제1차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인정촉구 결의대회'가 열렸다.<에이블뉴스>

장애인계가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아무런 입장 제시도 하지 않고 있는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조영황)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이하 장추련)는 국가인권위로부터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공식 입장을 확인할 때까지 인권위 점거 농성과 함께, 매주 화요일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인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매일 낮 12시부터 5시까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지난 9일 국가인권위원회 정문 앞에서 첫 결의대회를 열어 밝혔다.

장추련은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한 인정해 줄 것을 요구하며 지난 3월 28일부터 인권위에서 점거 농성에 돌입, 10일 현재 44일째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장차법 제정에 대한 소망을 담은 종이비행기를 하늘로 날렸다.<에이블뉴스>

농성시작 후 인권위 측과 2차례 면담을 진행했지만 인권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 국민의 인권을 책임지는 정부기관이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해 아무런 입장도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 장애인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결국 장추련은 국가인권위원회에 전면적인 투쟁 선언을 한 것.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의 소망이 담긴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이 날린 종이비행기에는 ‘독립적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 ‘독립적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라는 글자가 인쇄돼 있었다.

장애여성문화공동체 김미주(국제장애인권리조약한국추진연대 초안위원) 대표는 “세계적으로 권리조약이나 국제법을 만드는 경우 장애인 관련 조약은 별도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국제인권조약이 7개나 있음에도 현재 각국 대표와 NGO 대표들이 국제장애인권리조약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 인권위도 이러한 흐름을 잘 알고 있고, 국제사회나 UN 회의에서는 독립적인 국제장애인권리조약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장애인들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인권위는 장소에 따라 다른 태도를 보이는 이율배반적이고 기만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참가자들이 날린 종이비행기에는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과 장애인차별금지위원회 설치에 대한 소망이 담겼다.<에이블뉴스>

정태수열사추모사업회 김병태(민주노동당 장애인위원회 위원장) 회장은 “인권위와 가진 두 차례 간담회에서 인권위는 ‘현재 차별금지법도 제정되기 힘든 마당인데 장애인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법 통과 이후에 해도 되지 않겠냐’며 현실정치논리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우리가 인권위에 바라는 것은 이러한 현실정치논리가 아니라, 인권의 원칙으로 바라봤을 때 장애인차별금지법이 필요한가에 대한 인권위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국가인권위는 우리의 인권을 현재 인권위 틀 안에 가둬 생색내려고 할 것이 아니라, 차별금지법으로 장애인차별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인권위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대해 인권의 시급함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여성공감 박김영희 대표는 “장애인의 차별문제는 장애유형과 개개인이 처한 환경과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어 인권위 차별금지법으로는 다 감당하지 못한다고 지적해왔다. 인권위에서 농성을 하는 이유는 장차법을 알려내기 위한 것보다 인권위가 독립적인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에 힘을 실어 주길 바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 후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속 조한나씨는 국가인권위 현관에서 인권위에 장차법 인정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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