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 안택수 위원장(가운데), 한나라당 정화원,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이 정부, 엔지오대표단의 활약에 기뻐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오늘은 참으로 감명 깊은 날이었다. 한국을 외쳐대는 많은 다른 국가의 대표들의 발언을 들으면서 한국의 장애인사회가 국제 장애인사회에 크게 데뷔를 했고, 좋은 성과를 예약해놓은 상태라고 확신을 한다. 장애인권리조약에 장애여성 조항 15조 bis가 우리 장애여성의 뜻대로 반영이 되도록 진심으로 기원한다.”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 안택수 위원장이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6차 특별위원회에서 장애여성 문제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우리나라 정부대표단과 엔지오대표단에게 이렇게 격려했다.

안 위원장은 열린우리당 장향숙, 한나라당 정화원,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과 함께 미국 뉴욕 유엔빌딩을 방문해 2일 오전(뉴욕 현지시각) 진행된 장애여성 단독조항 공식논의 자리에 함께 했다.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토론과정을 전부 지켜본 안 위원장을 비롯한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이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 국회의원들은 우리나라 정부대표단과 엔지오대표단을 초청해 유엔빌딩 인근 한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안 위원장은 “유엔에서 대한민국이 이런 날만 계속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현애자 의원은 “각 나라의 대표들이 코리아, 코리아를 외치는 모습을 보고 감명받았다”고 말했다.

장향숙 의원은 “장애여성 단독조항으로 갈지, 그렇게 되지 못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 국제장애인권리조약이 장애여성을 빼놓고 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해졌다”고 평가했다.

정화원 의원은 “오늘 시각장애인 몇 명을 만나서 지지를 부탁했다. 이번 회의에 약 20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내일 오후에 모임을 갖는다고 한다. 그 자리에도 참석해서 지지를 부탁해야겠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참가단에게 “왜 개발도상국은 단독조항을 지지하는데, 선진국은 반대를 하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고 묻기도 했다. 강경화 국장은 “그들은 이미 앞섰기 때문이다. 별도조항을 만들면 그 조항에 장애여성의 권리가 한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장향숙 의원은 “가난한 나라, 개발도상국에 사는 장애여성들을 위해서라도 이번 장애여성 단독조항은 우리가 강하게 밀고 나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 위원들과 우리나라 정부, 엔지오대표단이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날 우리나라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의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6차 특별위원회 참가는 다른 나라 참가단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됐다. 특히 돈 맥케이 의장은 장애여성 단독조항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 위원들의 이름을 직접 부르며, 대한민국의 열의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번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의 방문은 국제장애인권리조약 한국추진연대의 지속적인 노력 끝에 이뤄져 더욱 의미가 깊다. 지난 5월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가 개최한 공청회에 참석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이익섭 상임대표는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에 권리조약 회의에 참가해 지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초안문서를 만든 워킹그룹(Working group)을 비롯해 몇 번의 특별위원회에 한국 정부대표, 정부자문 자격으로 참석해 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이 대표는 정작 이번 회의에 다리를 다쳐 참석하지 못했다.

국회의원들이 국제장애인권리조약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엔지오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국제장애인권리조약은 제정과정도 중요하지만, 제정이후 각 나라 국회에서 비준을 해야 실행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수준에 맞게 자국의 법을 개정하는 노력이 뒤따라야한다.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 위원들은 지난 6월 말 출국에 앞서 한국추진연대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권리조약의 진행과정을 설명들은 후, 권리조약에 대한 국회의원 연구모임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들어오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과 엔지오대표단이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이러한 국회의원들의 관심은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정 실무를 추진하는 정부대표단의 분발을 촉구하는 동시에 추후 좀더 적극적인 활동을 격려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로서는 유엔에 가입한 이후 처음으로 조약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엔지오들이 보기엔 그 활동이 성에 차지 않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강경화 국장은 “우리가 주장한 장애여성 토론이 오늘 이뤄졌는데, 이렇게 찾아와 격려를 해주고, 또 국가적인 관심이 얼마나 많이 실렸는지 전체에 보여줘서 많은 힘이 됐다. 결과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많은 격려와 기대를 해주시니까 끝까지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식사자리를 마무리하면서 국제장애인권리조약 한국추진연대 김동호(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사무총장) 초안위원은 “국회의원 여러분들이 지지를 보내줘서 큰 힘이 됐다”며 “누가 뭐래도 오늘은 대한민국의 날이었다”고 말하자, 현애자 의원은 “‘대한민국의 날’보다 ‘대한민국 인권의 날’이 더욱 좋겠다”고 거들었다.

한편 국회 장애인특별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도 개인 일정을 잡아 장애여성 단독조항 토론과정을 지켜보기 위해 2일 뉴욕에 방문했으나 조금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이를 지켜보지 못했다.

하지만 나 의원은 이날 오후 장애아동 조항과 관련한 토론과정을 지켜봤으며, 우리나라 엔지오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같이하며 맹활약을 펼쳐준 것에 대해 격려의 마음을 표시했다. 나 의원은 며칠간 권리조약 회의를 참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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