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 국제기구정책관 강경화씨가 자립생활 조항과 관련해 우리나라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정을 위한 제6차 특별위원회가 드디어 시작됐다. 이번 회의에는 정부대표단과 엔지오대표단을 모두 합쳐 약 200명이 참석하고 있다.

첫날 회의에서는 15조 자립생활 조항과 24조 추가 조항 국제협력 조항이 다뤄졌다. 우리나라가 제안한 장애여성 단독조항에 대한 논의는 2일 오전 시작된다.

▲장애여성조항 ‘운명의 날’ 다가오다=우리나라 정부가 제3차 회의에서 제안한 장애여성 단독조항에 대한 공식적인 토론이 드디어 2일 오전 시작된다. 장애여성 단독조항 토론을 앞두고 우리나라 정부대표단과 엔지오대표단은 각각 활발한 로비활동을 전개했다.

우리나라 정부대표단은 다중적 차별을 받고 있는 장애여성을 권리를 효과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장애여성 단독조항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입장을 각국 정부대표단에 설득시키는 작업을 광범위하게 전개하고 있다.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추진연대는 ‘국제장애인연대회의’(이하 IDC, International Disability Caucus)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장애여성 단독조항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을 주장, 결국 IDC의 공식입장을 ‘장애여성 단독조항’으로 결정하도록 만들었다.

그동안 조약 전체에 장애여성 문제를 녹이는 ‘메인스트림’(Mainstream) 전략을 추진하자는 유럽 엔지오들의 주장은 사그라졌다. 장애여성 단독조항과 관련해 우리나라 정부대표단과 엔지오대표단은 1일 오후 유엔 한국대표부 건물에서 도시락을 저녁식사를 하며 전략회의를 진행했다.

우리나라 정부대표단과 엔지오대표단이 한국대표부 건물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전략회의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자립생활조항 기조 유지=우리나라가 제안해 만들어진 자립생활조항이 1일 오전(뉴욕 현지시각) 개회한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5차 특별위원회 첫 회의에서 첫 번째 의제로 다뤄졌다.

자립생활조항은 장애인들이 거주지와 생활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평등한 기회를 갖고 있으며, 시설 안에서 살거나 특별한 생활방식에 따라 사는 것을 강요받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첫 회의는 진행 방식에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기본적으로 워킹그룹 초안문서를 바탕으로 논의를 진행하지 않고, 뉴질랜드에서 제안한 문서를 바탕으로 회의가 진행되는 분위기가 잠시 흘렀기 때문.

엘살바도르, 러시아, 우리나라 정부는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해 워킹그룹 초안문서를 바탕으로 회의가 진행될 수 있도록 바로잡았다.

이외에 평소 발언을 하지 않는 미국 정부대표가 자립생활의 정의를 명확히 하자는 제안을 내놓아 주목을 끌었다. 워킹그룹 초안문서의 기본 정신을 크게 훼손하는 제안은 거의 없었다.

▲국제협력, 선진국-저개발국 갈등=첫날 오후의 대부분은 국제협력 조항과 관련한 논의로 채워졌다. 오후 회의가 시작하자마자 자립생활 조항에 대한 엔지오의 의견을 청취한 뒤, 곧바로 국제협력 조항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이미 예상됐던 대로 유럽연합(UN)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국제협력 단독조항 생성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고, 저개발국가들은 국제협력 단독 조항을 강력하게 지지했다.

단독조항을 반대하는 유럽연합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조약의 일반원리에 언급하는 수준에서 국제협력을 정리하자는 입장이었고, 그 반대 측은 실효성 있는 조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원리를 비롯해 단독조항을 만들어야한다는 입장이었다.

사실 국제협력의 핵심은 기술이전과 표준화, 국제기금의 조성 등에 있다. 이러한 것들이 가능하려면 있는 쪽이 주머니를 털어야한다. 선진국들이 국제협력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 문제, ‘돈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6차 특별위원회 회의 전경. 1일 시작된 이 회의는 오는 12일까지 계속된다. <에이블뉴스>

▲역시 눈부신 엔지오 참가단 활동="Nothing about us, Without us!"(우리 없이는 아무것도 없다!) 여느 특위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특위에도 엔지오들은 적극적인 참여를 펼치고 있다. 이번 회의 참가한 엔지오 인사들만 100명이 넘는다.

UN측에서는 방청석이 없어 비디오룸을 하나 만들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정도. 이에 따라 엔지오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쟁탈전을 벌인다. 특히 노트북 충전이 가능한 콘센트박스에 근접한 자리는 '하늘의 별따기'.

엔지오들의 활동 중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국제장애인연대회의’(IDC)의 활동이다. IDC는 매일 오전은 전체회의, 매일 오후는 운영위원회를 진행하며 각 조항에 대해 대응하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 5차회의와는 달리 이번 회의에서는 엔지오대표단에게도 발언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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