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본부 건너편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고엽제 피해자들. <에이블뉴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소속 회원 30여명이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정을 위한 제8차 특별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 앞에서 고엽제 피해자들의 정당한 보상을 촉구하며 지난 21일부터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

1999년 3월부터 대미고엽제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이들은 "미국, 호주와 뉴질랜드의 참전군인들은 보상을 받았지만 한국 참전용사들은 보상을 받지 못했다"면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미이라처럼 말라 비틀어진 사람들, 후두암으로 목에 구멍을 뚫고 호스로 숨을 쉬는 사람들, 다리가 마르고 썩어들어가 절단한 사람들 등 고엽제 피해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전시하며 고엽제의 참상을 알리고 있다.

고엽제는 다른 화학제품과 구별하기 위해 오렌지 색깔로 용기를 칠한데서 유래해 영문으로 'Agent Orange'라고 알려져 있다.

이 고엽제는 매우 강한 독성을 가진 물질로 잎을 마르게 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적이 나무 아래에 숨지 못하도록 모든 관목을 죽이기 위해 살포한 것.

하지만 이 고엽제는 독성이 매우 강해 사람들까지 죽였다. 베트남전에서 사용된 고엽제의 80%가 한국군이 주둔한 지역에서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위대측에 따르면 미국 법원은 면책 때문에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국 군인들의 주장을 거절했고, 화학제품 제조업자들은 그들이 전시에 전쟁 수행용으로 미국정부에서 제품을 판매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을 포함해 3번째 미국을 찾았다는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측은 오는 25일까지 침묵시위를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1일에는 유엔 사무총장에게도 호소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오는 28일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에 방문해 참배하고, 백악관 앞에서 9월 1일까지 침묵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에 호소문도 전달할 계획이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측은 "한국의 베트남 참전군인들은 더 좋은 치료를 받을 자격이 있고 그들의 고통과 괴로움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한다. 그러한 보상자금은 미국정부가 제공할지 아니면 화학제품 회사들이 제공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보상은 돼야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번 국제장애인권리조약안을 협의하는 과정에서는 제11조 위험상황의 내용 중 '외국군의 주둔'이라는 표현을 집어넣으냐, 빼느냐는 두고 강대국과 약소국이 갈등을 겪고 있다.

고엽제 피해자들이 유엔본부 건너편 공원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고엽제 피해자들과 고엽제가 살포되는 모습을 담은 사진. <에이블뉴스>

고엽제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는 피해자들의 모습. <에이블뉴스>

전쟁은 끝났지만 고엽제 피해자들의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피켓.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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