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9일) 박영선 후보(더불어민주당)와 오세훈 후보(국민의힘)간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방송토론이 있었다.

토론은 MBC의 ‘100분 토론’을 통하여 진행되었는데 양 후보의 첫 맞대결이라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전국 평균 6.2%(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이 나오는 등 1년 5개월 만에 ‘100분 토론’이 주목을 받았다.

문제는 방송토론을 진행하는 100분 동안 수어통역사 한사람이 통역을 진행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20분-30분마다 수어통역사 교대가 이루어지는 것에 비추어 과하다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한 사람이 수어통역을 하다 보니 양측의 공방이나 발언의 특성 등을 농인들이 충분히 인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 단체는 몇 년 전부터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하여 국가인권위원회 차별 진정, 국회 입법발의 등을 해왔다. 방송토론이 길어질 경우 수어통역사를 교체하고, 다수의 후보가 방송에 출연할 경우 수어통역사도 2인 이상 한 화면에 배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차별 진정의 취지를 인정하여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시정할 것을 권고(2018.5)하기도 했다. 하지만 3년이 흐른 지금까지 국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선거는 국민의 기본권이다. 올바른 기본권 행사를 위해서는 후보들의 면면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하지만 장시간 수어통역은 정보 전달력을 떨어뜨리고, 다수의 후보 이야기를 수어통역사 한사람이 전달하는 것은 정보 접근을 제약할 수 있다.

오늘(30일) 저녁에도 방송토론이 열린다.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하는 것으로 KBS1과 MBC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부디 앞으로 진행하는 방송토론에서는 농인들의 알권리는 물론 수어통역사의 노동권도 보장될 수 있도록 조치들이 취해지길 기대한다.

2021년 3월 30일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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