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다릅니다. 못 하는 게 아닙니다. 자신만의 방식대로 하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가 오늘(15일) 열린 제39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의 개회식에서 수어(手語)로 인사를 한 내용이다. 영부인이 수어로 인사한 것도 그렇고, 의미 있는 내용도 감동을 자아낸다.

장애인단체로서 김정숙 여사의 수어 인사에 감사를 보낸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인권을 향한 첫 출발이다. 이러한 바탕이 되어야 김정숙 여사가 이야기한 것처럼 ‘못 하는 게 아닌’, ‘자신만의 방식대로’ 할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안타깝게 우리사회의 장애인, 그 가운데서도 수어에 대한 인식이 낮다. 그러다보니 농인들은 차별 속에서 아파하고 있다. 처별적인 상황은 가정, 학교, 직장 등을 가리지 않는다.

우리는 한국수어법 제정 이후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기 시작했다. 수어와 농인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방법으로 청와대와 정부 등 공공기관에 수어통역사 배치를 주장해오고 있다. 다행히 국회에서는 추혜선 국회의원(정의당)이 노력을 해주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모여 일부이지만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이번 국회 국정감사회의 송출에서 일부이지만 수어통역이 제공되었다. 정부도 브리핑 등에 수어통역사 배치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청와대이다.

우리는 청와대에 몇 차례 민원을 넣었다. 인권위원회에도 차별진정을 한 상태이다. 추혜선 의원도 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러한 연장으로 이달 초 열린 국정감사에서 추혜선 의원이 국무총리실 담당자에게 청와대의 수어통역사 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국무총리실 담당자는 청와대에 보고하겠다고 답변하기도 하였다.

김정숙 여사의 수어 인사는 이런 일련의 과정에 대한 답변이라고 생각한다. 소수자를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이기도 하다. 그리고 조만간 청와대에 수어통역사가 배치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가져본다.

김정숙 여사의 수어 인사는 장애인들을 향한 것만은 아니다. 편견이 가득한 우리사회를 향한 주문이다. 특히 수어와 농인에 대한 편견을 깨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제 김정숙 여사의 물음에 사회는 답해야 한다. 특히 농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는 답해야 한다. 심각한 농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수어를 모어로 사용하는 농인에게 맞는 교육이 무엇인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더 나아가 복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노동부 등 정부부처도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 정책에 대한 다양한 접근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농인과 수어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없애기 위한 방안들도 만들어야 한다.

2019년 10월 15일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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