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군장애인보호작업장 박장원 원장. ⓒ박장원

김정일 사망, 자살 중학생, 비대위 체제를 가동하는 모 정당의 소식 등 요즘 신문을 펴보는 마음이 가볍지 않다. 그러나 오늘도 신문 사회면에는 어김없이 소외된 계층을 위한 나눔과 기부 활동 소식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의 자정능력과 훈훈한 상생의 내공을 느끼곤 한다.

개인이나 기업의 자선활동이나, 사회공헌활동은 흔히 어떠한 재화나 시설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노동력을 제공하여 그 나눔 대상의 편의와 삶을 윤택하게 한다. 필자가 운영책임자로 있는 청도군장애인보호작업장에도 연말을 맞아 각처에서 온정의 손길이 답지하니 오로지 감사할 따름이다. 관련하여 제언을 하나 하고 싶다.

우리나라의 장애복지 관련 시설을 크게 둘로 나누어 본다면, 첫째 의료적 치료를 마쳤으나 신체·정신적으로 불편한 상태가 영구적이며, 혼자서는 개별적 신변처리가 어려운 최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24시간 보호하는 ‘생활시설’이 있고, 생활시설을 이용하기에는 신변처리 및 인지능력이 우수하게 잔존해있지만 비장애인과 동등한 일반 경쟁고용시장에서 직업생활을 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장애인을 위해 ‘직업재활시설’이 있다.

‘일이 없으면 삶이 없다’는 말처럼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사람에게 직업은 삶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때문에 이러한 중증장애인의 직업 활동을 위해 정부는 전국 431개소의 직업재활시설의 운영인가를 통한 자격관리를 하고 있으며, 중증장애인 1만2,300여명이 소속되어 종사하고 있다.

장애인복지시설이므로 일반 사회복지적인 시설과 같은 보편적인 서비스가 요구됨과 동시에 장애인고용이라는 특수한 목적 때문에 장애인에게 노동법이 정한 임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그러나 생산력 향상의 문제는 장애인 뿐 아니라 비장애인을 고용하더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여건에서 보다 높은 수익창출을 하기위해 전국의 직업재활시설은 아이템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자유경쟁 체제의 현실에서는 쉬운 일은 아니다.

고기를 잡아주는 것보다 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더 좋다는 말처럼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대상으로 하는 최선의 기부활동은 다름 아닌 장애인이 생산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다.

연중 지속적인 장애인생산품의 적극적인 구매가 이루어진다면 관련 장애인들의 자긍심이 진작될 것이며 창출된 부가가치의 재투자를 이끌어 내어 결국에는 지역 경제발전이라는 시너지 효과마저도 이끌어내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생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중증장애인생산품으로 인정받은 제품에 대해서 정부기관은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지원도 꼭 필요하지만, 이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수동적으로 정부보조금을 받는 삶을 포기하고 직업재활의 길을 선택하고 열심히 일하는 근로 장애인들의 열정에 보다 관심을 갖는 일 일 것이다.

*이 글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10여년을 근무하다가 퇴사한 뒤 지금은 장애인직업재활시설(청도군장애인보호작업장)의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박장원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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