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항상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다.

특히 첫사랑이었을 경우에는 이루 표현할 수 없는 심장의 고동소리를 느끼게 된다. 그 때 잠들기 전에 내 손에서 떠나지 않았던 책이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다. 그 어느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사랑의 기술의 배우기 위해 밑줄을 그어가며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있다. 솔직히 고백하면 그 때 그 책에서는 어떠한 사랑의 기술도 배우지 못했나보다. 첫사랑에 성공하지 못했으니....

몇 번의 이사짐 속에서도 용케 내 책꽂이 한 쪽에 꽂혀있는 “사랑의 기술”에서 나는 이제야 진정한 사랑의 기술을 배우고 있다.

“사랑은 관심이고 존중이다”는 문구이다.

사랑의 첫 번째 기술은 상대방에게 관심을 갖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상대방이 나에게 관심을 보이게 되면 나도 관심을 보이게 되는 이치이다. 상대방이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가를 알기 위한 방법은 그에게 관심을 가지는 일에서부터 시작되는 사랑의 기술을 이제야 깨닫고 있다.

두 번째 사랑의 기술은 존중이다. 존중이란 단어의 라틴어 어원은 ‘바라보다’란 뜻이다. 즉, 존중이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내 생각대로 상대방이 생각하고 움직여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바라보는 것이 바로 진정한존중인 것이다.

며칠 전 서울의 고속터미널역 오후 5시 붐비기 시작하는 시간. 한 시각장애인이 홀로 내려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을 때 어느 젊은 청년이 다가가 팔을 내민다. 청년이 장애인의 팔을 잡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팔을 내어주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장애인을 도와주어서가 아니라 자신의 팔을 내어줌으로써 장애인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처음 장애인교육에 관한 수업을 받을 때 난 내 생각대로 그들의 마음을 읽으려 했고 내가 꼭 도와주어야 한다는 정의감이 앞서 있었다. 그래서 실수투성이였고 힘들게만 느껴졌다. 그러나 장애인에 관심을 가지면서 그들을 그 모습 그대로 바라보아 줄 때 비로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보였던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사랑도 관심과 존중에서 시작되어야 함을 알게 되었다.

발렌타인데이에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주고 받을 때, 사랑의 시작은 관심과 존중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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