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3 대 1.

지난 6월 공영방송인 KBS에선 장애인뉴스 진행 앵커(프리랜서)를 모집하는 공고가 나오자 KBS에는 단 3일 만에 523명의 장애인들이 지원서를 제출했다.

최종 경쟁률은 무려 523 대 1이었으며 이런 경쟁률은 국내 대기업에서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경쟁률이다.

이번 특별채용은 KBS가 장애인을 뉴스 전면에 배치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장애인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장애인들의 인식을 고취하고자 기획된 채용이라 그 의미와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는 박수를 아니 보낸다.

하지만 공영방송인 KBS가 장애인 1명을 채용하기 위해 특별 채용의 형식으로 일련의 행위를 하는 것을 보면 아직 장애인의 인식 및 일자리는 후진국의 수준임을 증명해 주는 것 같아 한편으로 마음이 허전함은 어쩔 수 없다.

정규채용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제한 경쟁을 하여 인재를 채용할 수 있음에도 이렇게 부산을 떠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여러 가지 KBS의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KBS의 가장 큰 과제는 수신료 인상의 건임을 국민들은 다 알고 있다. 여기에 부합(사회적 책임)하려고 장애인채용을 이렇게 부산하게 한 것은 아닌지 먼저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사회적 책임과 공영방송의 책무에서 볼 때 다른 공공기관 및 사기업의 장애인고용 미흡을 보도, 비판하면서 정작 KBS의 장애인고용률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방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물론 이유야 어디에 있든 KBS의 장애인채용은 환영한다. 하지만 특별채용의 형식과 절차에 비해 채용규모가 너무 미약한 것 아닌가하고 반문을 하고 싶을 뿐이다.

또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는 공영방송에 장애인참여도 너무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로 KBS TV와 공중파 라디오에선 장애인이 참여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은 거의 볼 수 없으며 특히 장애인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 제작과정에 장애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오히려 방송이 장애인인식을 저해하는 요인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장애인 당사자가 장애인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제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여 KBS는 공영방송으로 장애인을 통합하는 자세를 유지함과 동시에 장애인이 진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극적으로 참여의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며 나아가 장애인이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점차적으로 신설해 시청자인 국민들이 장애인에 대한 새로운 생각의 메커니즘을 가질 수 있도록 사회적인 역할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이 현재 KBS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회적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분명히 생각해야 할 것은 이번에 지원한 장애인들의 욕구를 KBS와 다른 언론사들은 기억해야 할 것이다. 이는 언론계에서 일하고자 하는 장애인들의 욕구가 많고 이들의 욕구를 현실화하기 위해서 각 언론 관련 협회나 언론사는 장애인대상 언론 아카데미 등을 개설해 운영하여 장애인 인제를 양성하는데에도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오늘 발표될 KBS장애인 앵커는 프리랜서 앵커로 활동하게 된다. KBS 보도국 관계자는 “합격자는 뉴스 프로그램에서 단신이나 생활뉴스, 국제뉴스 등을 약 5분간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장애인 앵커를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세계적으로도 장애인이 TV뉴스 앰커를 맡아 진행하는 사례는 그리 많이는 않다.

영국 BBC는 2009년 안면 장애인인 제임스 패트리지 씨를 BBC 채널5의 정오뉴스 앵커로 기용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박경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권 운동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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