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7일 개관한 태백장애인복지관의 전경.

지난 10일 강원도 태백시장애인복지관을 둘러보기 위해 이른 아침 7시에 경기도 안산에서 태백행 첫차를 타고 떠났다. 직행을 탔음에도 원주에 도착하여 40분간 정차를 하고 영월에서는 30분을 정차해 조금은 짜증이 났지만 눈이 하얗게 덮인 산 경치를 보면서 이것저것을 생각하면서 5시간 10분 만에 태백에 도착하였다.

4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무정차 차량이 아니라 5시간 10분이 걸렸다. 버스에서 내려서 택시를 탔다. 태백장애인복지관은 시내를 벗어나 있었고 25분정도 걸렸다. 택시요금이 7천600원으로 시내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건립이 됐음을 알 수 있었다.

태백장애인복지관은 그전에 강원도장애인복지관 분관으로 시내 부근에 있었으나 사회복지법인 홍이회에서 국비, 도비, 시비, 홍이재단 부담 등 총 26억원을 들여서 새로이 태백장애인복지관을 건립을 했다. 또 같은 재단에서 특수학교 초등부 학교를 건립했다.

강원도 교육청 유아특수교육과에 문의하니 전화를 통하여 태백시는 물론 삼척, 정선 등의 장애어린이들이 입학할 수 있다고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그동안 강릉, 원주 등으로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은 공부를 하러 가야했는데 불편이 덜어져서 정말 잘 됐다고 생각했다. 아직은 1, 2학년 1학급만 있지만 내년에 3, 4학년을 편성할 계획이고 점차적으로 중학교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교육청에서 설명했다.

복지관을 들어서니 시각장애인을 위해서 점자유도블록이 복도에 쭉 설치가 되어 있었고, 옆에는 엘리베이터 및 사무실, 수치료실 등이 보였다. 사무실을 방문해 직원되는 팀장님과 복지관을 둘러보았다.

늘 장애인복지관을 방문하면 화재시설이나 대피시설을 먼저 살펴본다. 복지관은 앞에서 보면 2층이고, 뒤에서 보면 3층으로 보인다. 2층은 정보화교육실로 선생님들이 있고 컴퓨터 15대 정도가 있었다. 2층은 경사로 및 베란다가 옥상처럼 옆에 넓게 있어서 화재시 안전은 문제가 없어 보였다.

또 뒤쪽에는 베란다가 지하, 1층에까지 설치가 되어 있지만 옆에 칸막이가 없어 눈이 쌓이고 얼음이 조금 얼어서 위험하게 보였다. 이에 대해 팀장님에게 칸막이는 밖을 볼 수 있는 것으로 설치해달라고 부탁했다. 베란다가 운동장처럼 되어 지붕을 설치하고, 옆을 막아서 눈, 비, 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공사를 하겠다고 팀장님은 밝혔다. 이렇게 되면 화재시 유용한 대피시설이 될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태백복지관은 시내 소방서에서 떨어져 있어 더욱더 장애인 시설에 화재시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화재 시에 대비해 안전시설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모습이 보여서 안심이 됐다.

휠체어장애인 화장실은 손잡이가 돌리는 것으로 설치가 되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이용이 불편해 보였고, 화장실 바로 앞 복도에 있는 손잡이에는 화장실이라는 점자표시가 없었다. 그래서 사무실, 식당, 수치료실 등의 복도에 설치된 손잡이에는 점자표시를 하여서 시각장애인이 손잡이를 잡고 따라오다가 점자표시를 읽고,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 복지관 입구에는 촉지도가 없어서 설치가 필요하다고 설명을 드렸다.

가장 관심 있게 본 것은 수치료실이었다. 복지관 관계자는 수치료실에 물살을 만들어 부력으로 수치료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월풀 스파까지 설치한다고 말해서 감동을 느꼈다. 이런 외진 강원도 태백장애인복지관에도 변화에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었다.

도시에 뒤떨어져서 문화 혜택을 못 받고 있는 장애인들을 생각할 때 늘 가슴 한 구석이 아팠지만 이제는 정말 안심이 되었다. 돌아보고 나니 흐뭇했다. 복지법인에서 그동안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을 하니 정말 감사했다.

지난 2월 27일 복지관이 문을 열어서 그런지 부족한 부분과 잘못 설치된 시설물 등에 대한 공사가 아직 한창이었다. 그러나 강원도 외진 곳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다른 도시의 장애인복지관 등에서 생각을 안 한 베란다 경사로 설치, 월풀 스파 설치는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태백장애인복지관이 접근성이 좋은 태백시내에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요즘은 이런 외진 곳에도 장애인 시설을 건립하는 것에 대한 반대가 극심하다. 땅값이 떨어지고 자식들이 장애인 흉내를 낸다는 등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 몇 차례 이야기 하였지만 이제는 관심을 떠나 비장애인과 장애인들이 관계로 나아가야한다.

장애인복지관은 지역주민들 위해서 개방을 해야 한다고 그곳 관장님과 팀장님께 말씀을 드렸다.장애인 프로그램이 방해받지 않는 한 지역 주민들이 운동을 하고, 물리치료를 받고, 목욕을 할 수 있는 등 지역주민과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주민들과 하나가 되어서 장애인 시설이 절대로 혐오시설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킬 수 있다. 또 시내에 장애인 시설을 건립할 때 반대를 안받고 건립할 수가 있다.

장애인 복지관이 건립되면 비장애인 주민들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한다면 어느 곳에 지어도 더 이상 장애인 시설물은 반대 대상이 아니다. 복지관을 나올 때 팀장님이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태워 주실 때 동네주민이 걸어가니 병원까지 친절히 모셔다드리는 모습에 감동을 느꼈다. 이런 모습이 진정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관심을 넘어서 관계로 나가는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하루속히 강원도 외진 곳에도 이런 장애인복지관이 생겼으면 한다. 태백시 인구는 5만6천명에서 7천명 정도이고, 등록장애인은 3천200명으로 등록장애인이 많다고 볼 수가 있다. 장애인 복지관이 장애인을 위해서 많이 노력해 정말 태백장애인에게 사랑받는 복지관이 되길 두 손 모아 빌어본다.

다른 장애인복지관에서는 볼 수 없었던 베란다 경사로의 모습.

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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