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 pixabay

에펠탑은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맞이하여 개최된 세계만국박람회를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건축물이다. 그런데 당시만 해도 모든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 건축물이 도시의 미관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흉물스러운 철조물”이라는 지탄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실제로 당시에는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고 하니 참 격세지감을 느낀다.

에펠탑은 높이가 324m로 일반 건물로 치면 대략 80층 높이라고 한다. 총 3개 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일반 관광객들에게는 첫째와 두 번째 층만 개방되어 있다. 물론 엘리베이터로 올라가는데 휠체어로도 올라갈 수 있다. 올라가려는 사람들의 줄이 상당히 길다. 시간을 넉넉히 잡고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에펠탑에서 보이는 파리 시내. ⓒ 안성빈

아쉽게도 휠체어로는 첫 번째 층 밖에 올라갈 수 없다. 두 번째 층을 올라가려면 일부 계단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층에 오르면 꽤 넓은 공간이 나온다. 그 안에는 카페와 기념품샾이 자리하고 있다.

이 주위로 360도 돌면서 파리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다. 내가 올라가서 직접 보니 파리라는 도시는 서울과 같지 않고 거의 평지로 되어 있다. 동서남북 사방을 돌아가면서 내려다 볼 수 있기에 에펠탑에 오르면 파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팁 하나! 에펠탑에 오르면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분다. 내가 찾아간 날이 유난히 그랬을 수 있지만 바람이 생각보다 세니 바람막이 점퍼를 꼭 챙기기 바란다. 그 위에서 사진을 찍을 때도 모자나 스카프가 날아가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란다.

에펠탑 앞에서 필자. ⓒ 안성빈

에펠탑을 한 바퀴 돌며 구경하고 있는데 한국인 관광객들을 만났다. 그들은 단체여행으로 왔는지 한 명의 인솔자를 따라서 둘러보고 있었다. 나는 한국사람을 만나 반가움에 그들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들의 곁에서 인솔자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 너무 재미있는 것이다. 나는 개인여행이기 때문에 가이드도 없고 설명해 주는 사람도 없어서 자유롭기는 하나 현지 지식에 대해 아는 것이 검색한 것 뿐이라 아쉬움이 많이 있었는데 이 인솔자의 설명이 마치 어릴적 옜날 이야기 듣는 것처럼 참 흥미로왔다.

에펠탑에서 내려다 보는 파리는 너무나 평온하고 낭만적이었다. 파리를 가로지르는 세느강을 따라 유람선이 유유히 떠다니고 곳곳에 보이는 궁전들은 마치 내가 200년 전으로 돌아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에펠탑의 야경. ⓒ 안성빈

한참을 둘러보고 날씨도 쌀쌀하고 해서 카페에 앉아 따뜻한 카페라떼 한잔을 하며 파리 시내를 멍하니 내려다 보았다. 왜 많은 유럽의 화가와 음악가들이 파리에서 공부를 하고 싶었으며 그들이 천재적인 영감을 여기서 얻었는지 어렴풋이 알 것같았다.

에펠탑을 내려와서 나는 세느강변을 거닐었다. 세느강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강인데 실제로 보면 강폭도 좁고 매우 작은 강이다. 나는 한강에 익숙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규모가 작은 것이 조금은 생소했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면 한강처럼 큰 강이 아니기에 더 로멘틱한 게 아닌가 싶다.

휠체어로도 자유롭게 세느강변을 거닐 수 있게 되어 있고 유모차와 강아지를 동반한 파리 시민들이 달콤한 휴식을 누리고 있었다. 어느덧 해가 지려고 한다. 노을과 에펠탑의 야경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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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빈 칼럼니스트 사지마비 장애인(경수손상 5, 6번)으로 현재 (사)로이사랑나눔회 대표이며 미국, 호주, 유럽 등을 자유여행한 경험을 본지를 통해 연재할 것이다. 혼자서 대소변도 처리할 수 없는 최중증장애인이 전동휠체어로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닌 경험이기 때문에 동료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모쪼록 부족한 칼럼이지만 이 글을 통하여 우리 중증장애인들이 스스로 항공권, 숙소, 여행코스 등을 계획하여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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