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애인 의사소통 권리증진센터 방문. ⓒ김영심

2022년 열번째 편지: 4월 6일

감사와 나눔의 의미를 이해할 줄 아는 민정이에게

사랑하는 딸 민정아!

어제는‘장애인 의사소통 권리증진센터’와 서울00병원 치과 진료 다녀오느라 참 힘든 하루였지.

아빠는 운전하시느라 힘들었고, 엄마는 너를 챙기느라 힘들었고, 우리 민정이는 좁은 자동차 안에서 활발하게 움직이지도 못하고 앉아있느라 힘들었지.

장애인 의사소통 권리증진센터는 언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도 차별 없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곳이라 한번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중복장애 학생 의사소통을 위한 몸짓상징 <소담>에 대해서 알게 되어 너무 좋았고, 치과 진료는 우리 딸 치아가 썩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어. 서울 다녀오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보람찬 하루였던 것 같아.

장애인 의사소통 권리증진센터 관계자도 너무 감사했고, 소아치과 의사 선생님도 진료를 잘해주셔서 너무 나도 감사한 마음이 들더구나.

용돈을 모은 저금통을 불우이웃돕기 하고 난 후 기분 좋아서.

그런 감사한 마음이 그냥 마음으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도 감사의 표현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민정이가 용돈을 모은 저금통을 오늘 00동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고 왔잖아.

집으로 온 민정이와 엄마는 이 기분을 사진에 남겨본다고 환한 웃음으로 찰칵!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었는데, 민정이도 같은 생각이겠지.

감사와 나눔이란 단어는 모든 이에게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요술 방망이와 같다는 생각도 든단다.

2017년 한국DPI 장애인 당사자 심포지엄 자유발언대. ⓒ김영심

그런데 요즘에 장애 관련 뉴스를 보면 <장애인 탈시설>과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기사가 많이 나오잖아!

장애인 탈시설이 바람직하지만, 시설퇴소가 어려운 발달장애인가정의 경우도 있고, 중복 중증장애가 있어 다른 사람의 도움이 24시간도 부족한 형편에 놓인 예도 있는데 이런 상황의 말도 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장애인 이동권 보장이 있어야 하는 것은 맞는 말인데, 다른 사람들 출퇴근 시간은 좀 피해서 집회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단다.

민정이와 엄마는 AAC는 뇌병변장애인에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당신의 권리를 목소리로”라는 부제로 한국 2015년 전국 뇌병변·언어장애인 의사소통 웅변경진대회에 참석하였지.

그때 우리는‘세계는민정이놀이터’란 타이틀로“희망을 놓지 않으면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주제로 참가해 우리의 목소리를 높였던 것 기억나니.

또 2017년 제10회 한국 DPI 장애인 당사자 심포지엄에서 민정이와 함께 “수동적인 삶에서 능동적인 삶으로”라는 주제로 자유발언대에 서기도 했잖아.

이런 이력을 가지고 민정이랑 같이 2017년 12월 우리 지역에서의 제1회 발달장애인 자기권리 주장대회를 출전하려고 관련 기관에 문의했는데 말을 할 수 있는 발달장애인 위주로 대회를 한다고 해서 엄마는 너무 실망을 많이 했었지.

그런데 엄마가 그냥 실망만 하지는 안잖아, 그다음 해에 나름으로 열심히 노력하여 2018년 9월 세바시에서 “장애인 자녀를 둔 세상 모든 엄마에게” 강연을 하면서부터 행복 강연가라는 타이틀이 생겼잖아.

그래서 우리 지역의 제2회, 제3회 발달장애인 자기권리 주장대회에 “수동적인 삶에서 능동적인 삶으로” 또, “차별을 넘어 나눔과 배려의 아이콘이 되다!”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민정이와 엄마랑 함께했었는데 기억나니! 그때의 강연내용을 한번 적어볼게.

지역 제3회 발달장애인 자기권리주장대회, ⓒ김영심

차별을 넘어 나눔과 배려의 아이콘이 되다! (2019년 11월 특별강연)

"한국법상 장애인의 정의로는 장애인복지법의 것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장애인’이란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를 말한다(장애인복지법 제16733호 제2조 제1항).

다만, 장애인복지법을 적용받는 장애인은 위와 같은 장애인 중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장애가 있는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애의 종류 및 기준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같은 조 제2항).

•신체적 장애: 주요 외부 신체 기능의 장애, 내부기관의 장애 등

•정신적 장애: 발달장애 또는 정신 질환으로 발생하는 장애를 말합니다.

저는 중복중증장애 자녀를 둔 엄마입니다. 14년을 키우면서 험난한 세상과 싸워야 했습니다.

나의 자녀가 장애진단을 받았을 때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재활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열심히 재활 치료 및 병원 진료, 대체의학, 그리고 좋다하는 것들을 먹이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결과는 겉도는 수준이었습니다. 그 상황 속에서 좌절도 많이 하고 울기도 참 많이 울었습니다. 또한, 세상이 가져다주는 시선은 참 곱지만은 않았습니다.

장애진단을 받을 때 병원관계자의 말투로 마음에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예를 들어 “10년 안에 걷지를 못하면 평생 걷지를 못한다”, 보장구 처방을 받을 때 장애진단을 올바르게 하지 않아 보장구 처방을 제대로 받지 못해서 다시 장애진단을 받아야 할 상황에 놓였을 경우도 있었는데 ‘저 사람이 의사 맞나?’ 할 정도도 있었습니다.

어린이집을 보내고 싶어도 장애아이를 입학시켜주는 어린이집은 거의 없었습니다. 간혹 입학상담 전화를 하면 한번 데리고 오라고 해서 가면 아이 상태를 보며 손이 많이 가겠다면서 입학 자체가 안 된다고 말을 들을 때도 있었습니다.

또, 운이 좋아 통합교육이 이루어지는 한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는데 “엄마인 제가 수술을 하여 그러니 우리 딸 어린이집 차를 아침에 타고 가면 안 될까요?” 말을 하니 어린이집 관계자가 “선생님들과 의논해서 알려드릴게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 당시 우리 딸은 오전에 소아 물리치료를 받고 제가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는 상황이었는데, 제가 2주 동안 몸 상태가 좋지를 않아서 직접 데려다 주지 못하여 2주 동안 어린이집 차를 타고 등원하는 그것까지도 회의하고 난 뒤 알려 주겠다는 자체가 참 어처구니가 없었고 그때도 서러워서 많이 울었습니다.

심장병이 있다고 했을 때도 수술을 하지 않고 평생 살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말도 있었는데, 워낙 약해서 수술을 벌써 2번이나 했고, 평생에 심장 수술을 몇 번을 더 해야 할지 모르는 답답한 현실도 삶의 중압감은 더해갔습니다. 대체로 병원관계자와 어린이집 관계자분들이 물론 좋은 분들도 많았습니다만 간혹 아닌 분도 계셔서 마음이 불편할 때도 있었습니다.

관공서에서도 비슷한 일들을 겪을 때도 있었습니다.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는 관계자도 많이 계십니다만 그렇지 않은 분도 종종 계셨습니다. 그때도 속이 상할 때가 좀 있었습니다.

특수학교에 입학하고 돌봄교실을 이용할 수 있을까? 해서 학교관계자분께 여쭤보니 특수학교는 돌봄교실이 없다고 하더군요. 다른 초등학교는 돌봄교실이 있는데 왜 특수학교는 돌봄교실이 없지? 돌봄교실은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별도로 마련한 교실에서 학생들을 돌보는 제도인데 특수학교에 없다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안으로 장애아동 주간보호 시설이 있나 찾아보니 우리 지역은 거의 불모지였습니다. 또한, 방학이 되면은 장애아동들이 갈 곳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우리 지역에는 장애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장애인단체 여러 곳을 찾아다녀 보니 그곳은 성인장애인 위주로 하는 프로그램들만 있었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진행하는 장애인 학생 관련 대회가 있는 경우 경한 장애 학생 위주로 출전을 많이 하지만, 중복 중증장애 학생이 출전할 종목은 거의 없는 상태이기도 합니다.

비장애인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은 아프지만, 신체적 장애인이 정신적 장애인에 대한 역차별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마음이 매우 아플 때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저의 마음 상태는 잿빛으로 일그러진 긴 터널의 연속이었습니다.

원망과 좌절된 마음이 계속되다 보니 저의 삶이 엉망이 되겠다는 생각에 정신을 차려서 2010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2015년 보육교사, 2018년 평생 교육사 자격증도 취득하였습니다. 딸을 양육하고, 리서치 조사원도 하고, 공부도 하는 것이 쉬운 것만은 아니었지만 최선을 다해서 살았습니다. 거기다 시간이 나면 자원봉사와 기부도 조금씩 해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저의 삶은 풍요로워지게 되었습니다. 2019년 3월에는 “세계는민정이놀이터” 행복강연가 김영심 대표로 시립도서관에서 개최한 장애인 학생 대상 프로그램 강사비 전액을 우리 지역의 주민 생활지원과에 방문하여 복지 사각지대 놓인 장애 학생에게 전달해 달라고 장학금을 기탁하였습니다. 그리고, 2019년 10월 1일에는 우리 지역의 중증장애인 자립센터에서 “리봄장학금 전달식”이 있었습니다.

이 장학금은 사회복지사의 소진 및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나아가 효과적인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의 자녀 장학금 지원 프로젝트를 조그마하게 준비하였는데, 장학금 관련한 금액은 저랑 지인과 서로 협력하여 각종 모니터 활동을 하여 받은 인센티브를 절약하여 장학금액을 마련하였습니다.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행복한 삶을 함께 이루는 동반자로 복지 현장에서 일하시는 사회복지사님의 열정과 그 노력에 감동하여서 이러한 일들을 진행한 것입니다.

예전에는 중복장애가 있는 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차별에다 역차별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지만, 지금은 차별을 넘어 나눔과 배려의 아이콘이 되어 강원도를 넘어 대한민국, 아니! 미국의 카네기 홀에서 세계의 중복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그런 멋진 세계는민정이놀이터가 되겠습니다.

2019년 리봄장학금 전달식. ⓒ김영심

지금 생각해봐도 마음이 뜨거워지는 이유는 뭘까?

나눔과 배려의 아이콘 나의 사랑아!

세계는민정이놀이터로 하여금

시간을 잘 선용하는 팀이 될 수 있게

하나님께 간구해 보자. 

우리에게 주어진 때와 기회를

잘 활용하는 시간의 선한 청지기가 되어,

흐르는 크로노스의 시간에서

하나님의 영원한 카이로스의 시간을

경험하는 그런 존재가 되어보자,

시간에 쫓기는 삶이 아니라 시간을 지배하는 삶,

시간에 끌려다니는 사람이 아니라

시간을 이끄는 사람이 되어보기도 하고,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시간을 선용함으로

유한을 영원한 것으로 바꾸는

지혜로운 그런 존재가 되어보자구나!  

세계는민정이놀이터는 선함의 청지기가 되어

지구촌을 다니며 강연과 간증을 하는 사역자가 되어

세계인들에게 힘과 용기를 가져다주는

그런 귀한 선한 사람, 선한 행동을 하는

존귀한 존재가 되어보자!  사랑한다. 민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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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심 칼럼니스트 한국장애인연맹 강원 DPI 활동가이자 세계는 민정이 놀이터 행복 강연가로 민정이와 엄마인 저의 성장 스토리를 연재한다. 수동적인 삶에서 능동적인 삶으로 그리고, 차별을 넘어 나눔과 배려의 아이콘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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