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의 전장연에서 진행하는 지하철 시위 관련 발언을 두고 여러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요구와 시위를 했음에도 이렇게 많은 언론과 사회적 관심을 받아 본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과 확실히 그가 가진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필자는 이 대표가 했던 여러 말 중에 다른 부분은 여러 언론에서 팩트체크를 하고 있어 사실관계를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이야기한 것 중에 정말 심각한 문제는 기존 언론에서 지적하지 않아 칼럼을 통해서 다루어 보고자한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본인 SNS에서 “장애인 시위에서 임종 지키러 간다는 시민에게 버스 타고 가라는 분은 장애인이라서 선자도 악자도 아니다. 그냥 이상한 분”이란 표현을 사용하였다.

이 부분은 앞뒤 맥락을 생략한 채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문장만 사용한 것으로 SNS의 특성상 그렇다 치더라도 그 다음 부분은 평소 이 대표가 장애인과 사회적약자에 대해 평소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물론 선자는 여러 뜻으로 해석할 수 있으나 여러 정황으로 비추어 봤을 때 여기서 사용한 선자는 착한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장애인을 포함 한 사회적약자는 착한 사람이어야 하고 그래야 하지만 시위를 하는 장애인은 착한 사람이 아니라는 인식을 이 대표는 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왜 장애인은 착하게 살아야 하나? 그동안 장애인을 포함한 착하게 살아온 사회적 약자들에게 정부는 어떻게 그들을 대우하였는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일단 착한 사람이라는 정의는 정확하지는 않으나 보통 가정에서 착한 아이는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시키는 대로 잘하는 아이를 지칭하며 학교에서 착한 학생은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학교 교칙을 잘 따르는 학생을 지칭하며 사회에서 착한 사람은 법과 원칙을 잘 지키고 사회규정을 어기지 않는 질서를 잘 지키는 사람을 뜻한다.

따라서 정치인이 말하는 착한 사람은 법과 원칙을 잘 지키면서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대다수 사람이 법과 원칙을 잘 지키면서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그런 착한 사람들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주었는가? “가만히 있으라”라는 어른들의 말을 들은 학생들은 어떠했으며 회사의 규정을 잘 지키면서 스크린도어 공사를 한 직원과 발전소 직원의 최후는 어떠했는가? 지금까지도 그 결과에 대해서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으며, 희생만 강요하였다. 굳이 지금 일반 사회에서 벌어졌던 사건이 아니더라도 장애인 관련 정책들을 그 규정과 원칙을 잘 따른 장애인에게 어떠한 결과를 가져다주었는가?

장애인연금과 장애인활동지원 제도를 시행하면서 장애재판정을 받는 과정에서 25% 정도의 장애인이 등급이 하락해 연금지원은커녕 생존에 필요한 활동 보조도 제공 받지 못해 사망한 사례도 있으며 장애인 등급제를 폐지한다고 한 정부의 정책은 등급제 폐지가 아닌 단순화로 장애인의 눈을 속였고 부양의무제도 폐지가 아닌 기준완화에 그쳐 실질적인 장애인에게 혜택을 가져다주지는 못하였다.

그동안 정부가 실시했던 주요 장애인 정책들의 신뢰를 가져다주었다기보다는 오히려 정부를 믿고 그 원칙을 잘 따라준 착한 장애인들만 손해를 보고 피해를 보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현실에서 어찌 착한 장애인으로 살기를 바라는가? 이것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고, 선입견인 것이다.

정치인은 법과 원칙을 잘 따르는 시민들이 그에 따른 권리를 보장받으며, 살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 주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착한 사람이 손해 보고 피해만 입는 현실에서 착한 사람으로 살기 바라는 것은 대단한 모순이다. 이 대표는 지금의 현실을 냉철하게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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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욱 칼럼리스트
‘우리나라 장애인이 살기 좋아졌다’고 많은 사람들은 얘기한다. ‘정말 그럴까?’ 이는 과거의 기준일 뿐, 현재는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맞게 장애인정책과 환경도 변해야 하지만, 이 변화에서 장애인은 늘 소외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와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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