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대선후보 TV 토론을 3번에 걸쳐 생중계했다. 많은 국민들은 TV토론에 의존하고, TV토론을 통해 후보자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후보자들을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도 마찬가지다. 선거유세장에 직접 가서 후보자의 정견을 듣기도 힘들고, 후보자들이 장애인을 만나러 오는 것도 불가하다. 특히 요즘은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이라 더더욱 그렇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TV토론에 의존하게 된다. 30%를 웃도는 시청률이 말해주듯, 토론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여기에서 시각장애인의 시청권은 많이 소외되고 있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통역 서비스는 진행하고 있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혹자는 TV토론은 후보자들이 육성으로 자기 뜻을 밝히기에 화면해설이 필요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보자들은 자신의 의견을 어필하기 위해 팻말 등을 정리해 가져오기도 했다. 시각물을 통해 상대 후보를 비판하고, 국민에게 어려운 개념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토론에서 질문이 오갈 때 표정과 행동 역시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육성보다 전달하는 바가 더 클 수도 있다. 시각장애인은 이 부분들을 놓칠 수밖에 없다. 비장애인 대부분은 TV토론에서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시각장애인이 이미지를 고려해 후보자를 선택하는 일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선거는 계속해서 있다. 국회의원 선거, 지방선거, 또다시 대선이 있을 것이다. 다음 선거에서는 시각장애인이 화면해설이 더해진 TV토론을 볼 수 있길 바란다. 시각장애인에게도 후보자의 표정이나 이미지, 각종 팻말을 정확히 전달해야 할 것이다.

지상파 3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각종 선거 TV토론에 있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이 의무화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선거 관련 법도 정비돼야 할 것이다. 시각장애인이 참정권을 행사하는데 불이익을 받는 일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 그래야만 시각장애인의 의사가 민의에 올바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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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 칼럼니스트 ‘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기억의 저편’, ‘안개 속의 꿈’,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출간하고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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