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한 투쟁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장애인이동권 보장 연대를 중심으로 아직 엘리베이터가 없는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완전한 이동권 보장을 위한 활동이 다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투쟁의 결과인지 서울교통공사는 지난달 28일 2024년까지 100%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그럼 엘리베이터만 있으면 장애인의 완전한 이동권이 보장되는 것일까?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지하철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보통 지상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대합실까지 이동 후 다시 대합실부터 승강장까지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한다.

보통 2회 정도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지하철을 탑승할 수 있다. 하지만 몇몇 지하철역은 방향에 따라 1회 혹은 3회를 타야 하는 지하철역도 있다. 물론 엘리베이터만 설치되어 있다면 1번 정도 더 타는 번거로움을 감수할 수 있겠으나 문제는 3개 층 이상을 이동하게끔 설계되어 중간에 탐승해야 하는 지하철역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서울 신도림역이다. 신도림역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용이 가장 많은 역으로 꼽히는 역 중의 하나이다.

신도림역은 1호선, 2호선, 2호선 가지선(양천구청역, 까치산)을 이용할 수 있는데, 이 신도림역 이용에 가장 어려운 것은 1호선과 2호선에서 가지선으로 환승할 때 발생한다. 까치산 방면으로 가는 가지선으로 환승하기 위해서는 지하 1층에서 지하 2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 엘리베이터는 지상 1층에서부터 지하 1층, 지하 2층에 있는 승강장까지 연결되어 있다.

즉, 지하 1층에서 지하 2층으로 내려가거나, 지상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지하 1층 중간에서 타야 하기 때문에 다른 승객들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는 경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가 매우 어렵고 지하 1층에서 내리는 승객 또한 양보를 하지 않거나 하차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관계로 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에는 매우 어렵다. 필자의 경우 1시간 이상 기다린 경험이 있다.

이러한 문제는 신도림역뿐만 아니라 영등포구청역 5호선도 마찬가지다. 5호선을 이용하려면 지상에서 엘리베이터를 이용한 후 목동 방면의 경우 한 번에 지하 5층까지 갈 수 있으나 여의도 방면으로 가는 경우는 지하 4층을 거쳐 한 번 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지하 5층 승강장까지 갈 수 있다.

문제는 영등포구청역에서 내릴 때 발생한다. 여의도 방면에서 출발한 경우는 문제가 없으나 목동 방면에서 오는 경우는 지하 5층에서 지하 4층까지 엘리베이터를 이용 후 지하 4층에서 지상으로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하지만 지하 4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경우는 매우 어렵다. 이미 지하 5층에서 올라오는 승객들로 인해 중간에 휠체어 장애인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기는 매우 어렵다.

이렇게 중간에 타야지만 지하철 이용이 가능하거나 지상으로 이동이 가능한 지하철역은 몇 군데 있다. 하지만 이런 지하철역은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고, 이동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 이동권에 관한 관심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더라도 장애인이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없으면 그것은 이동권이 보장되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런 지하철역에는 휠체어 장애인이 먼저 이용할 수 있는 안내라던지 혹은 공익근무요원이 배치되어 휠체어 장애인의 탑승을 지원해야 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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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욱 칼럼리스트
‘우리나라 장애인이 살기 좋아졌다’고 많은 사람들은 얘기한다. ‘정말 그럴까?’ 이는 과거의 기준일 뿐, 현재는 아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맞게 장애인정책과 환경도 변해야 하지만, 이 변화에서 장애인은 늘 소외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 제기와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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