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정보을 제작하는 사회적기업 운영 5년차 대표로서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 지원 수단으로서 쉬운 정보가 과거에 비해 많이 활용되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하지만, 쉬운 정보가 발달장애인 정보 접근 지원의 모든 것으로 치부되거나, 그림이 있으면 무조건 쉽다고 왜곡되는 안타까운 순간을 마주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칼럼에서는 발달장애인에게 정보 접근 수단으로서 쉬운 정보가 가진 특징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자 한다. 쉬운 정보가 가진 특징을 살펴보면 쉬운 정보의 의미와 지향점을 조금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독자 친화적인 쉬운 정보

쉬운 정보는 독자 친화적이어야 한다.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정보를 접하는 독자의 기준에서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정보를 구성해야 한다. 따라서 독자에 따라 어렵고 복잡한 문장을 간단한 문법 구조로 바꾸고, 어려운 단어를 쉬운 단어로 대체하는 것 이상의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발달장애인 독자의 경우 제공되는 정보가 낯선 개념이라면, 해당 정보를 이해하는 데 필요한 사전 지식이나 배경 설명이 추가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정보를 읽고 활용할 독자의 입장에서 정보의 범위와 난이도가 철저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자기결정을 스스로 통제하는 수단으로서의 쉬운 정보

쉬운 정보는 자기결정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기존의 정보를 쉽게 바꾸어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보에 대한 개인의 선택과 결정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한다. 쉬운 정보를 통해 나에게 최선의 선택지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쉬운 정보가 선택과 결정을 돕는 수단으로 활용되기 위해서 중요한 내용이 충분히 전달되는지, 선택에 따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지 등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삶의 경험을 확장시킬 수 있는 매개체로서의 쉬운 정보

쉬운 정보는 삶의 경험을 확장시킬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 발달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조로운 일상과 단편적 관계 안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삶의 패턴이 자유의지가 아닌 주어진 환경 때문이라면 자신의 일상과 관계를 다채롭게 채울 수 있는 경험 확장의 도구로 쉬운 정보가 활용되어야 한다. 새로운 곳을 가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사람과 관계를 맺는 순간에 유용한 매개체로서 쉬운 정보가 쓰일 수 있어야 한다.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되는 쉬운 정보

쉬운 정보는 때로 교육적 목적으로 활용될 것을 고려해야 한다. 독자에 따라 독립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지원자가 설명하거나 교육하는 용도도 고려한다. 발달장애인의 문해력은 개개인마다 다르며, 관련 경험의 유무가 정보 이해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따라서 독립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가족이나 지원자가 발달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는 어휘를 사용하고 예시를 더해, 그 사람에 맞게 다시 한 번 설명을 해야 한다.

독자에 의해 완성되는 쉬운 정보

쉬운 정보는 독자에 의해 완성되어야 한다. 쉬운 정보 제작 과정에 당사자의 참여는 필수다. 정보의 주제를 선택하는 초기 과정부터 인쇄 전 최종 감수과정까지, 당사자의 참여는 쉬운 정보가 더 쉽게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보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한다.

소소한소통 쉬운 정보 감쉬위원 '쉬우니' 단체 사진. ⓒ소소한소통

수정과 보완을 반복하는 쉬운 정보

완벽한 쉬운 정보는 없으며, 계속 보완되고 발전되어야 한다. 쉬운 정보의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특성은 완벽한 쉬운 정보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쉬운 정보를 제작하고 ․활용되는 과정에서 경험한 실수, 성과 등을 토대로 더 명확한 쉬운 정보를 제작할 수 있어야 한다. 쉬운 정보에 끝은 없으며, 매순간이 과정임을 기억한다.

이렇게 쉬운 정보를 만드는 일의 중심축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당사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만들어 제공하는 정보가 당사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 것을 넘어서 당사자의 삶을 이해하고 확장시키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 지를 생각한다면 사소한 작업도 허투루 할 수 없을 것이다.

[발달장애인 독자를 위한 쉽게 쓴 칼럼 - easy read version]

-쉽게 쓴 칼럼에는 위의 칼럼 내용을 쉽게 풀어서 쓴 내용 외에, 발달장애인 독자 입장에서 알아두면 좋을 내용이 함께 포함되었습니다.

소소한소통을 만들고 쉬운 정보를 만든지 4년이 넘었습니다. 예전에 비해 쉬운 정보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어 기쁩니다. 가끔은 쉬운 정보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그림이 있으면 무조건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 속상하기도 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정보가 잘 만들어지고 쓰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야기 하려고 합니다.

발달장애인에게 쉬워야합니다.

쉬운 정보를 만드는 사람에게 쉬운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쉬운 정보를 보는 사람, 발달장애인에게 쉬워야 합니다. 글을 쉽고 짧아야 합니다. 만약, 정보를 이해하는 데 추가적 지식이나 정보가 필요하면 추가로 알려줘야 합니다. 정보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정보를 보고 활용하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발달장애인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결정하는데 쉬운 정보가 활용되어야 합니다. 나에게 가장 좋은 선택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어떤 것을 선택했을 때 어떤 결과가 있을지룰 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쉬운 정보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발달장애인은 같은 나이의 비장애인에 비해 경험이 적은 편입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쉬운 정보가 활용되어야 합니다.

교육에서도 쓰일 수 있어야 합니다.

쉬운 정보라 하더라도 모든 발달장애인에게 쉽지 않습니다. 어떤 발달장애인은 혼자 보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발달장애인에게는 가까운 사람이 경험을 예를 들며 설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경험해 보지 않은 주제일수록 한 번 더 설명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쉬운 정보 제작 과정에 발달장애인이 참여해야 합니다.

쉬운 정보를 만들 때 발달장애인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주제를 선택할 때부터 상의하면 좋습니다. 어느 정도 만든 후에는 글과 그림이 이해하기 쉬운지 발달장애인에게 검토를 받아야 합니다.

더 쉬워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완벽한 쉬운 정보는 없습니다. 더 쉬워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만들어진 쉬운 정보를 사용하면서 어렵다고 한 의견은 적어두고 다음에 만들 때 더 쉽게 고쳐야 합니다.

이렇게 쉬운 정보를 만드는 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달장애인입니다. 쉬운 정보는 발달장애인의 알 권리를 지켜야 합니다. 쉬운 정보를 사용하는 발달장애인은 더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쉬운 정보를 만드는 모든 과정은 중요하고, 대충 만들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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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연 칼럼니스트 발달장애인을 위한 쉬운 정보를 제작하는 사회적기업 소소한 소통의 대표. 발달장애인의 알 권리를 위해 쉬운 정보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활용되어야 하는지 이야기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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