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70%(18세 이상 기준 8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치면서 지난 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로 방역 체계가 전환됐다.

총 3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인 단계적 일상회복이 논의되면서 동시에 떠오른 것이 바로 부스터 샷(추가 접종)이다. 부스터 샷은 백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일정 시간이 흐른 뒤 추가적으로 접종하는 것을 일컫는다.

방역당국은 올해 4분기에 60세 이상 고령층,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 면역저하자 등 369만 명을 대상으로 부스터 샷을 접종할 계획이다. 12월부터는 사회필수인력을 포함해 부스터 샷 대상이 더욱 확대될 방침이라고도 밝혔다.

문제는 부스터 샷 접종 대상자에 장애인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취약시설에 속하는 장애인 관련 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의 경우 우선 접종 대상에 포함됐으나 시설 밖 장애인은 제외됐다. 그러나 장애인은 감염병에 취약한 면역저하자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9일 기준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확진자 수로 나눈 치명률이 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에 비해 6.5배 높게 나타났다. 또한 한국장애인연구개발원의 '국내 장애인의 만성질환 및 건강행태 조사 연구'에 따르면 장애인은 동일한 연령대의 비장애인에 비해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암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을 확률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

대부분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사망률을 높이는 기저질환에 속하는 질병이다. 장애인은 면역저하자로 올해도 독감 예방 우선 접종 대상자에 포함되기도 했다.

이제 일상 생활을 되찾게 되면서 야구, 축구 등 스포츠 경기장, 영화관 취식 전용 구역 등 각종 문화 예술 관련 시설에서 접종 완료자에 한해 자유롭게 음식물 섭취가 가능하게 됐다. 장애인의 경우 복지관, 자립센터가 개방되면서 이용률이 높아지며 자연스럽게 식사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필자도 자주 방문했던 국립장애인도서관, 국회도서관에 가게 될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걱정스럽기도 하다. 전문가들 중에선 방역 체계가 완화되면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할 것이라 예상하는 이가 많다. 지난해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장애인 확진자 현황’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 중에 무려 20% 가까이를 차지했던 장애인이 또다시 감염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다고 생각하니 위드 코로나가 마냥 반갑지 않다.

장애인 국회의원과 복지관 관장을 비롯한 자립센터 소장들은 이 문제를 좌시해선 안 된다. 코로나19로 그동안 가장 큰 피해를 보고 희생을 치른 장애인들이 무방비 상태로 '위드 코로나'를 맞이한다면 그 피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조속히 이 문제를 공론화해 몸이 약한 중증 장애인을 부스터샷 접종 대상자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일이 터진 다음 호들갑스럽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이미 예상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장애인을 부스터샷 우선 접종자에 포함하자. 그래야만 장애인이 건강권 위협으로부터 안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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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 칼럼니스트 ‘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기억의 저편’, ‘안개 속의 꿈’,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출간하고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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