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서울맵 초기 화면.ⓒ서인환

서울시는 스마트 서울맵에서 교통약자를 위한 정보지도를 제공한다. 스마트 서울맵은 웹사이트(서울시 공공 플랫폼 이용)에서 제공되며, 서울시에서 운영한다.

그 중 이동약자 접근성 정보지도는 공공건축물의 장애인 편의시설과 대중교통의 하차 지점에서 목적지 공공건물로의 경로를 안내하고, 보행로 산책길 등에서 이동경로 상의 장애인의 이동성을 알려준다.

지도는 서울시에서 제공(서울디지털재단) 되는 것이며, 장애인 관련 콘텐츠는 1년 6개월의 조사에 의해 서울유니버셜디자인센터(이하 유디센터)에서 1억 4천여만원을 들여 개발한 것이다.

유디센터에서는 공공건물 1055개소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사하여 출입구까지의 접근로, 경사정도, 출입문폭, 화장실 등 종합적인 편의시설에 대한 정보를 조사하였는데, 그 중에서 174개 건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조사된 건축물 중 공공의 이용성이 높다고 판단한 시설 174개소만 공개하였다.

이러한 지도 정보를 구축한 것은 장애인들이 외출을 하기 전에 편의시설 부족으로 접근성에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해결하여 미리 알아보도록 하기 위함이다. 기존의 유사한 웹 지도와 비교하면 실사가 전문가의 손으로 이루어졌다는 점, 매우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 건축물까지 접근하기 위한 경로를 알려준다는 점, 산책길 보행로의 접근성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 등이 장점이다.

이러한 정보를 제공하는 웹지도의 이름이면 서울시 장애인 지도라든가, 이동약자 서울지도 등이 적절할 것 같은데, 스마트 서울맵이라고 하니 이 이름만 보면 장애인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지 인식하기가 어렵다.

물론 스마트 서울맵은 이동약자만을 위한 서비스는 아니다. 선별진료소 혼잡도를 알려주는 등 지도와 함께 제공되는 서울시의 공적 모든 정보가 총망라되어 있다. 이동약자를 위한 정보를 별도의 앱으로 분리하여 운영하면 이용의 목적이 뚜렷하면 발전 가능성도 좋고, 인식도 좋았을 것인데 서울 공공 GIS 플랫폼 종합판에 부가적으로 이동약자를 위한 정보가 같이 제공되다 보니 이용하는 방법이 복잡하다.

이용 방법은 초기 화면에서 ‘접근성 지도’를 선택해야 한다. 장애인 마크가 있어 인식할 수는 있으나, 접근성이란 말이 대중들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검색창이 나타나면 목적지 공공건물 이름을 띄어쓰기 없이 붙여서 입력하면 된다. 그러면 유사한 이름들의 목록이 나타나고 그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지도에서 정보가 제공되는 곳에 풍선이 나타나는데 그것을 선택(클릭)해도 된다.

앱으로 개발되지 않고 웹으로 개발되어 있어 컴퓨터로 검색해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단점이다. 물론 모바일에서 웹을 사용할 수는 있다.

스마트 서울맵에서 편의시설 대상 시설물을 선택하기 전 화면.ⓒ서인환

모바일에서 검색을 하면 문화, 복지 등의 카테고리(범주 선택) 화면은 그냥 스킵(스크롤)되어 버린다. 모바일에서 웹을 연결하여 이동을 하면 이동방향을 인식하는 등 모바일을 고려하여 웹을 만들기는 했지만,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컴퓨터에서는 마우스로 드래그)하는 것 등 일부 기능들이 특정 웹브라우저에서만 작동하고, 그 외 브라우저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확대키(플러스)를 여러 번 선택해야 한다.

이 웹 지도를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 지도와 연동하여 정보를 제공하였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기에 편했을 것이다. 이미 사용하고 있는 지도이니 익숙할 것이고, 지도의 보정이 잘 되어 있어 정확도도 더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며, 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에도 더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이 웹 지도는 시각장애인 등 일부 장애 유형은 접근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메뉴가 매우 복잡하고, 버튼을 선택하는 것들이 입체적으로 이루어져 있고 접근성 인증을 득하지 않아서 지체장애인은 이용 가능하지만 시각장애인이나 발달장애인은 이용할 수 없다.

안내견 입장이 가능하다는 등의 정보는 시각장애인에게 도움이 될 것인데, 막상 시각장애인은 이 웹을 사용할 수 없으며, 지도를 잘 보지 못하는 길치들은 무용지물일 수 있고, 발달장애인에게는 너무 어려운 용어와 사용법을 요구한다.

스마트 서울맵에서 이동편의 정보제공 화면. ⓒ서인환

이 웹을 사용하려면 사용법을 사전에 숙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보행로에서 갈 수 없는 곳은 붉은색, 갈 수 있는 곳은 노랑색, 편하게 갈 수 있는 곳은 파란색으로 안내한다. 이러한 색의 의미를 알지 못하면 붉은색 길로 가라는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편의시설 품질 등급을 우수, 보통 등으로 알려주는데, 우수가 어느 정도라서 우수인지도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바닥면에 턱이 있을 경우 편의증진법상에서 요구하는 2cm 이하의 턱이면 보통이다. 보통은 법적 요건은 갖추었다는 뜻이다. 2cm 이하이면서 모따기가 되어 있으면 우수이다. 출입문의 폭이 90cm 이상이면 보통이고, 120cm 이상이면 우수이다.

하지만 정보는 우수, 보통 등으로만 표현되어 있어 보통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겪게 되는 정도의 난감함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 물론 상세정보 보기를 통해 세부적인 치수 등의 확인이 가능하나 이 역시 사전에 이용 방법을 알고 있을 경우 이용하기에 편리할 것이다.

이러한 약속에 대한 사전 안내를 하기에는 전용 웹이 아니어서 어려웠을 것이다. 편의시설 마크에 대한 약속이나 현장 사진을 보여주는 것 등은 매우 좋은 서비스인데, 교통약자 전용 웹이 아니어서 매뉴얼을 담을 수 없었다.

건물 내부의 도면을 보여준다거나, 화장실에서 호출벨이 있다는 등 매우 세심한 정보를 담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데, 174개 공공건물 외의 일반 건물들의 교통약자를 위한 정보들은 베프 등 이미 구축되어 있거나 다른 곳에서 정보를 가져와서 사용하기 때문에 새롭게 제공되는 정보들과 체계상 통일성이 결여된다.

예를 들어 이룸센터를 치면 ‘장애인의 평화를 위한 건축물로 생각한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개인적 생각을 왜 안내문에 넣었는지 알 수 없다. 점차적으로 유디센터의 표준에 맞추어 먼저 공공건축물 정보를 구축하고, 다음으로 사업시설, 문화시설 등으로 연차적으로 데이터를 늘려 가더라도 일관성을 갖추면 좋았을 것을 유디센터의 정보를 일부 업로드하고 다른 정도들과 짬뽕을 하다 보니 두서가 없다.

서울시의 종합 지리정보망인 스마트 서울맵에서 장애인 서비스도 한다고 과시하는 보여주기식이 아니라면 진정 이용자 중심에서 별도의 앱으로 만들거나 기존 범용 지도앱에 부가서비스로 개발하고, 표준화된 정보를 체계적으로 만들지 못한 점이 유감이다.

이 정보는 서울시로 한정한 정보를 제공한다. 장애인이 여행을 하게 되면 각 지역별 장애인을 위한 지도가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전국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보건복지부는 왜 만들고자 노력하지 못하는지 창의성 없는 좁쌀 행정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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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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