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교통약자의 교통수단 이용에 관한 실태조사를 하였다.

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은 버스 이용을 33.7%, 지체장애인은 34.1%, 청각장애인은 53.8%이며, 임산부는 54.8%, 고령자는 71.0%로 나타났다. 고령자는 무임승차이니 더 많이 이용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버스 이용 시 불편사항으로는 정확하지 않은 승하차 위치, 승하차를 위한 장애인의 필요 시간만큼 기다려주지 않음, 교통정보 앱의 장애인접근성 미비와 장애인에게 특화된 서비스 부족 등이 공통으로 드러났다.

지체장애인은 저상버스 탑승시 전동판을 이용할 수 없음, 아날로그 세대의 교통정보 제공 미비 등이었고, 시각장애인은 도착한 버스가 탑승할 버스인지 번호를 알 수 없음, 버스문 위치를 정확하게 알고 이동하기 어려움, 하차벨 위치 찾기 어려움 등이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는 서울시를 방문하여 장애인들이 도착 직전 버스기사에게 사전 탑승알림 기능과 도착 알림, 하차벨 앱으로 누르는 기능 등이 있는 앱 적용과 정류장 장애인편의 교통정보단말기 설치를 요구하였다.

이러한 서비스를 위해 괴기부의 지원으로 기술은 개발되었으나 정류장마다 통신 설비 설치와 기사에게 알림 장치 설치 등 예산의 지원이 없어 현재 기술이 사장 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맹학교 주변에는 시각장애인 가족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이곳을 운행하는 버스 중 3개 노선 정도를 선정하여 시범사업을 하자는 내용으로 서울시에 건의를 하였다.

서울시교통정책실장은 장애인의 버스 이용률이 높지 않아서 예산을 투입할 가치가 떨어진다는 것과 지체장애인을 위한 사전 탑승 예약 앱이 이미 있다는 이유로 시범사업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시각장애 부모들의 요구를 거부하였다.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는 저상버스의 이용률이 낮은 이유도 충분한 버스 대수의 확충이 되지 않고 환승에도 불편하여 이용률이 낮음에도 이용률을 높이도록 불편을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이용률이 낮아 장애인을 위한 편의를 신경 쓰지 않겠다고 하니 앞뒤가 바뀐 이유로 저상버스 확대를 반대하더니 시각장애인을 위한 버스안내 시스템 역시 이용률을 핑계로 장애인 편의제공을 무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용할 수 없어 이용하지 않은 것을 그것으로 인해 이용할 수 있도록 투자할 수 없다는 이유로 작동된다면, 장애인의 지하철 이용률은 4.8%인데 왜 편의시설을 하느냐, 특별운송수단 이용률은 5.5%인데 왜 서비스를 하고 있느냐, 바우처 택시 이용률이 18.8%인데 왜 서비스를 하고 있느냐며 항변하고 있다.

대중교통 수단의 이용률이 적어서 장애인 접근 편의를 고려하지 않겠다면 장애인은 대중이 아니냐며 이것은 차별이라는 것이다. 서울시가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특별운송수단이나 바우처 택시는 서비스하면서 긴 대기 시간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요구가 왜 타당성이 없다는 취급을 받아야 하냐며 반발하고 있다.

효자동 서울맹학교 주변은 청와대 후문 청운동이 인접해 있어 이곳은 잦은 집회와 시위가 일어나는 지역으로 시위가 있는 날이 연간 대부분이고, 시위로 인해 택시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되는 등 교통의 불편이 많아 대중교통의 접근성을 시범사업으로 요구한 것인데, 시범사업 요구가 묵살된 것에 분개를 하고 있다.

참다못한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는 서울시에 진정서를 내기로 하고, 구글을 통하여 시민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버스탑승서비스 요구 진정서에는 서울시는 교통약자를 위한 버스 승·하차서비스 제공 정책에 있어서 재검토하고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정서에서 지금까지 서울시는 장애인 중에서 지체장애인(휠체어 포함)의 버스탑승에만 우선하였지 시각장애인들은 소수라는 이유로 철저히 배제당하고 있어 이것은 분명한 장애인 차별이라며 장애 유형을 고려한 지원을 요구하였다.

시각장애인 자녀들도 독립적으로 버스를 이용하고 싶다, 부모들은 시각장애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흰지팡이로 독립보행을 배우도록 열심히 가르치고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비장애인들과 함께 사회활동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도 하였다.

우리의 자녀들이 아무리 노력을 해도 버스를 타려고 할 때 탑승구가 어디인지, 내가 원하는 버스가 그냥 지나가 버린 건 아닌지 도무지 알 수가 없고 스스로에게 절망감을 안겨주기만 한다고 지적하며, 시각장애인도 사회활동을 할 때 다양한 대중교통을 선택하고 이용하여 제시간에 원하는 활동을 해야 하겠지만 가까이 원하는 버스를 탈 수 없고, 택시가 연결될 때까지 불필요한 수많은 시간을 버려야만 하는 현실을 개탄하였다.

그나마 시행 중인 현행 저상버스 교통약자 탑승 예약 방법은 큰 콜택시에 불과하고, 장애유형별로 이동의 특성이나 어려움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답답한 교통정책일 뿐이라며 시각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전문성 있는 버스 승·하차서비스가 반드시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모든 장애인과 교통약자가 차별받지 않는 교통정책을 펼쳐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진정서 연대서명운동은 시각장애자녀를 키우는 부모 일동으로 서명 주최를 밝히고 있다.

장애인 특별운송수단의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고, 차량 부족으로 많은 대기시간을 기다려야 하며, 장애인은 교통수단을 별도로 하는 정책 역시 사회참여와 이동권 보장에서 장애인을 분리시키는 차별적 시책으로 볼 수밖에 없다.

장애인은 왜 버스요금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지, 왜 장애인의 버스 이용률이 낮은지 원인은 찾아 해결하지 않고 단지 이용률이 없으니 이용하도록 할 필요가 없다는 서울시 교통 관련 공무원의 입장은 대중교통 담당으로서의 자격조차 없음을 의심하게 한다.

불편해서 그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구를 불편해서 이용하지 않으니 이용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가 정책인가? 장애인의 현재 이용률은 경증 장애인의 이용으로 인하여 조금의 이용률이라도 나온 결과일 수 있고, 중증 장애인에게는 거의 그림의 떡인 버스일 가능성이 높다.

교통안전공단의 실태조사에서 불편을 해소한다면 버스를 이용할 것인지에 대한 의향에 대해 장애인들은 80% 이상이 그럴 것이라고 답하고 있다. 택시는 개인영업적 성격이 강하고, 버스는 서울 공영의 영역이라 골치 아픈 장애인은 서울시 서비스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일단 자신의 업무에서 배제하면 자신은 편하다는 논리가 아닌가!

진정서 연대 서명은 https://forms.gle/mwrTRxQuM9xtc9yf8에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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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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