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중소기업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한 사업 중 하나인 ‘기업 네트워크 INKLUSION‘ 홈페이지 화면. ⓒunternehmens-netzwerk-inklusion.de

일곱번째, 기업은 언제든지 상담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장애인을 고용한 경험이 전혀 없거나 경험이 부족한 기업, 또는 근로계약기간 중 장애를 얻은 근로자를 둔 기업은 언제 어디서든 전문상담지원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연방노동청, 통합청, 재활담당기구(건강보험, 사고보험, 연금보험 등), 산업상공회의소, 수공업회의소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상담을 제공한다.

또한 노동청이나 통합청 또는 재활담당기구의 위임을 받아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해 활동하는 '통합전문가'가 기업을 집중 상담하고 적극 동행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독일 정부는 중소기업의 장애인 고용 촉진을 위해 다양한 상담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예를 들어 '기업 네트워크 INKLUSION'이라는 상담지원 프로젝트는 독일 전역의 만5천 개 이상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장애인 직업훈련·고용·지원체계 등을 상담하고 고용주 대상 연수회를 실시하고 있다.

여덟번째, 다양성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한다.

장애를 가지고 일상에서 원만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은 직장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새로운 사고방식을 보여줄 수 있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팀들이 일률적으로 구성된 팀들보다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일을 한다고 한다. 기업 구성원들의 다양성이야 말로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핵심역할을 한다. 장애가 있는 근로자가 결국은 기업의 특별한 잠재력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고용주가 서서히 많아지고 있다.

배리어프리는 결국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www.action-mensch.de

아홉번째, 기업 내 배리어프리는 모든 사람에게 유익하다.

경사로와 넓은 문, 엘리베이터, 음향이 좋은 환경, 쉬운 언어, 디지털 배리어프리 등은 결국 모든 사람에게 유익하다. 이를 테면 건물 앞 장애인 경사로가 휠체어 이용자 뿐만 아니라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거나, 다리를 다쳤거나, 유모차나 보행보조기를 끄는 사람에게도 유용하듯이 말이다. 독일 인구의 10퍼센트는 장애가 있다. 배리어프리를 실현하는 기업은 결국 새로운 고객을 얻게 되는 셈이다.

고용주는 장애인 고용을 위해 기업 내 상당 부분을 재건축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그러나 장애인 근로자의 장애 종류와 정도는 매우 다양하며, 사실 아주 작은 변화 및 변경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또한 기업이 미처 생각해내지 못한, 아주 쉽고 간단한 해결책으로 장애인 근로자를 위한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경우도 많다.

열번째, 장애인은 팀워크 관련 전문가이다.

장애를 가지고 사는 사람은 팀워크 관련 경험이 풍부하다. 자신의 강점을 살리는 가운데, 자신의 요구사항을 타인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고, 어떠한 도움을 요청하기 전에 미리 준비하고 관리하는 등의 숱한 과정을 통해 장애인은 이미 다양한 사람들과 협력해본 경험과 기술이 풍부하다. 이는 팀워크가 중시되는 직장생활에서 강점으로 작용한다.

게다가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당연시 여기는 것들을 성취하고자 수많은 장애물을 극복한 경우가 많다. 그러한 경험이 많은 사람은 일상의 사소한 일에 쉽게 흥분하거나 흔들리지 않는다.

장애와 팀워크, 안 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가진 가능성 안에서 어떤 식으로든 팀에 기여할 수 있다. 만약 자신의 가능성을 팀에 기여할 수 없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장애'이다.

그동안 3편의 칼럼을 통해 '독일에서 장애인을 고용하는 10가지 이유'를 살펴보았다.

독일에서는 이러한 다양한 지원과 혜택, 인식변화를 바탕으로 2019년 기준 12만명 이상의 고용주가 백만명 이상의 중증장애인을 고용했다. 강조하지만, 전체 장애인이 아니라 중증장애인이다. 그러니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전체 장애인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

그러나 2019년에는 약 30만개의 의무고용 일자리가 비어 있었고, 약 4만 4천명의 고용주가 중증장애인을 전혀 고용하지 않았다.

장애가 있다고 자동적으로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 이러한 편견과 선입견이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 곳곳에 뿌리 박혀 있다.

이러한 편견에 효율적으로 대항하기 위해 앞으로 우리는 장애인의 사회통합을 모범적으로 실현하는 다양한 기업 사례를 널리 알리고, 타 기업들이 이를 모방할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다. 물론 제도적인 노력도 강력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독일의 장애인 고용 모델은 우리나라의 장애인 고용 문제 해결에 있어 결코 '정답'이 될 수는 없다. 양국의 사회, 경제, 교육, 복지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의 모델은 우리나라에 하나의 가능성을 던져줄 수 있다. 장애인 근로자의 요구와 기업의 요구가 조화를 이루는 가능성. 근로자와 기업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가능성.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나라 중 하나가 바로 독일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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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세리 칼럼니스트 독한 마음으로, 교대 졸업과 동시에 홀로 독일로 향했다. 독한 마음으로,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에서 재활특수교육학 학사, 석사과정을 거쳐 현재 박사과정에 있다. 독일에 사는 한국 여자, 독한(獨韓)여자가 독일에서 유학생으로 외국인으로 엄마로서 체험하고 느끼는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이야기를 독자와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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