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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필요한 사람은 내가 부르자

자립생활, 직접 선택해서 부르는 것이 진짜 '중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06-24 15:56:54
흔히 자립생활이라고 하면 내가 알아서 다 해야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약간은 오류가 있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내가 할 수 없는 일, 즉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가끔 있습니다. 사실, 저도 최근 2번이나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

최근에 SSG 랜더스가 출범하고, 전신팀이었던 SK 와이번스의 팬이었던 저는 자연히 SSG 랜더스를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사실상 구단 모기업과 이름만 바뀐 수준의 신세계그룹으로의 인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응원을 위해 유니폼을 사야 했는데, SSG닷컴에서 주문을 완료했으나, 문제가 거기서 생겼습니다. 하필 이름을 박아주는 부서가 ‘매진’이라는 이유로 일을 안 한다고 주문하면서 알려왔기 때문입니다.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야구 유니폼에 이름을 박아주는 공장을 수소문해 거기에 이름을 박아달라고 이야기하는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인터넷 검색 끝에 야구 유니폼을 만들어주면서, 또 이름을 박아주는 어느 공장을 찾았습니다. 결국, 인터넷으로 견적을 받아보니 박을 수 있다고 알려와서, 결국 값을 치르고 공장으로 이름이 박혀있지 않은 유니폼을 보냈습니다.

다시 2주 정도 지나고, 연락이 왔습니다. 공장에서 작업이 끝났으므로 유니폼에 이름을 박은 것을 돌려보내겠다고 말입니다. 그제야 기뻐했고,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니 기분 좋았습니다. 제 이름인 장지용에, 개인적으로 응원하는 선수인 SSG 랜더스 외야수 한유섬(주: 올해 개명했고, 작년까지는 ‘한동민’으로 활약했습니다.) 선수의 등 번호 35번이 박힌 개인 유니폼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야구장에 가는 것이라고 해도 말해도 좋을 정도로 야구 응원 준비를 끝냈고, 그나마 수도권 야구장(SSG 랜더스의 홈구장은 인천에 있습니다.) 입장 제한이 30%로 확대되면서 예매한 표의 경기 날짜만 잡히면 갈 수 있는 채비를 하게 된 것입니다.

야구 유니폼에 이름을 박는 것은 대단히 어렵기에, 이러한 일에서 도움을 받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러한 것에서 좋은 협력자의 도움으로 해야 했던 일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필자의 종합소득세 신고 결과 문서. ⓒ국세청 서식 갈무리 에이블포토로 보기 필자의 종합소득세 신고 결과 문서. ⓒ국세청 서식 갈무리
다른 일은 이제야 끝난 일입니다. 바로 종합소득세 처리 일정입니다. 사실 저는 회사의 월급 말고도 다른 일로도 소득이 있습니다. 다른 곳의 원고료나 회의 참석 수당 같은 것이 조금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곳에서 세금을 떼서 주는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법에서는 이것이 ‘종합소득세’ 규칙을 따른다고 합니다.

종합소득세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얼마 안 되었습니다. 인터넷 광고를 보고 우연히 알게 된 일종의 ‘인터넷 세무사’에 부탁해서 종합소득세 정리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결과는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무려 8만 원어치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전달받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23일, 환급받기로 약속한 세금이 제 은행 계좌를 통해 입금 형식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처음으로 모르던 세금을 돌려받았던지라, 기분이 좋았습니다.

종합소득세는 1년에 한 번씩 신고해야 한다고 해서, 내년에도 그 ‘인터넷 세무사’에게 부탁해서 정리를 부탁할 것입니다. 물론 대가는 치렀습니다. 1만 8천 원을 줬습니다.

비장애인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세금신고인데, 하물며 발달장애인이 세금 문제까지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러한 것을 결국 ‘인터넷 세무사’를 불러서 해결하니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장애인이 자립생활을 하면서 자기 자신도 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내가 알아서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한 것을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내가 그 사람을 부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유니폼에 이름 박는 공장과 인터넷 세무사를 남이 알려주지 않고 제가 찾아내서 불렀습니다. 자립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 남을 불러야 하는 날이 이렇게 있는 것입니다.

자립생활에 대한 편견이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안 받는 것이 진정한 자립생활이라 생각하겠지만, 그런 걱정 안 해도 됩니다. 가끔은 다른 사람 손이 필요하겠지만, 그 사람을 누가 부르느냐가 중요할 것입니다.

내가 필요한 사람은 내가 불러야 합니다. 저는 그렇게 행동했습니다. 앞으로 자립생활을 위해 다른 사람의 손을 빌려야 할 일이 있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필요해서 부르는 것도, 내가 필요한 사람을 찾는 것도 자립생활 역량이니까요.

모든 사람은 100% 다 알아서 할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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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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