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에서 즐기는 일몰. ⓒ 안성빈

크루즈 안에서는 생각보다 다채로운 이벤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 글에 소개했던 여러 액티비티 프로그램 말고도 참 다양한 것들이 있는데, 제일 먼저 소개하고 싶은 것은 선장이 주최하는 파티이다.

이 파티에는 주로 정장을 입거나 각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참여하게 되는데 선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 포인트이다. 크루즈의 선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멋진 사람이다. 크루즈 종사자만 해도 어마어마하고 승객 또한 수천 명에 달하며 그 규모가 웬만한 호텔이 바다 위를 떠다니는 것이기에 그 책임과 권한이 막중하다 할 수 있다.

선장파티는 크루즈 내의 중앙광장 같은 넓은 곳에서 열리는데 간단한 칵테일을 즐기며 준비된 쇼를 볼 수 있고 특히 여러나라의 전통의상을 입은 승객들의 옷차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매우 흥미롭다. 크루즈 여행을 준비한다면 한복을 챙겨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크루즈 안에서는 여러 세일이 진행된다. 세일 날짜와 시간은 매일 배달되는 선상신문에 기재되어 있으니 꼼꼼히 챙기는 것이 좋다. 주로 명품샵에서 세일을 하는데 원하는 물건을 구입하려면은 조금 서두르는 것이 좋다. 30-50% 정도 세일을 하는데 아주 신상은 거의 없고 조금 지난 것들이 주로 있다. 유행을 타지 않는 물건과 디자인을 고른다면 평소 사고 싶은 것들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이다. 품목은 매우 다양해서 화장품, 향수, 시계, 가방, 잡화 등이다.

우리가 영화 속에서 크루즈 여행을 볼 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아마도 배 위의 수영장에서 선탠을 즐기는 모습일 것이다. 나도 그랬는데, 실제로 여러 규모의 풀장이 배 위에 있다. 어린이 풀장, 온수와 물방울이 나오는 풀장, 일반적인 풀장 등 매우 다양하다. 야간시간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언제든지 수영장을 즐길 수 있다.

해를 먹는 필자. ⓒ 안성빈

그리고 수영장 한쪽에서는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아이스크림 바가 있어 어린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수영장에서 저녁마다 파티가 펼쳐지는데 간단한 주류를 즐기며 전세계의 승객들과 친교할 수 있는 시간이다.

수영장 둘레로 조깅트랙이 있다. 많은 서양 사람들이 조깅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고 망망대해를 운행하는 배 위에서 조깅하는 기분은 매우 색다를 것 같다. 나도 같이 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것을 느끼며 전동휠체어로 한바퀴 신나게 달려보았다.

크루즈에서 하선하는 날은 매우 중요하다. 일단 짐을 잘 싸야할 것이고 그동안 ID로 결제한 금액을 자신의 신용카드로 일괄 결제해야 한다. 이 절차가 생각보다 줄이 길 수 있으니 참고하기 바라고 승객이 워낙 많다 보니 객실번호로 그룹을 나누어 체크아웃 시간이 따로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나는 외국계 회사인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를 이용하여서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승무원이 따로 없었다. 영어를 할 수 없다면 여러가지로 불편한 상황이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선내 방송이 영어와 중국어로만 나온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한국사람들이 패키지 상품으로 온 것을 보니 다행히도 여행사 직원이 단체관광객을 인솔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패키지 상품을 이용한다면 불편함 없이 크루즈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 지금은 롯데관광의 크루즈 여행도 있으니 코로나 상황이 종식된다면 국내 크루즈 회사의 여행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편리할 것 같다.

다음 편에서는 필자의 유럽여행을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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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빈 칼럼니스트 사지마비 장애인(경수손상 5, 6번)으로 현재 (사)로이사랑나눔회 대표이며 미국, 호주, 유럽 등을 자유여행한 경험을 본지를 통해 연재할 것이다. 혼자서 대소변도 처리할 수 없는 최중증장애인이 전동휠체어로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닌 경험이기 때문에 동료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모쪼록 부족한 칼럼이지만 이 글을 통하여 우리 중증장애인들이 스스로 항공권, 숙소, 여행코스 등을 계획하여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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