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장애인예술가 다운 조이 레옹박사. ⓒ 투데이온라인닷컴

오늘 소개하는 세계 속의 장애 인물은 싱가포르의 자폐성 장애인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다운 조이 레옹씨입니다.

“불안감, 무지, 착취가 만연하지만, 성실한 의도, 헌신 및 막대한 잠재력도 있습니다”라고 레옹씨는 한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장애인의 사회적 존재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현재, 그녀는 싱가포르에서 장애인 예술가들과 연대하여 장애인 예술 개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부유한 상류 가정에서 출생하고 성장한 그녀는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가졌으며, 그 과정에서 사회적 차별이나 불편부당함을 모른 채 살았습니다.

그녀는 사립 유치원의 교사, 가수, 작곡가, 그리고 피아니스트로 활동 했습니다. 그녀의 활동 범위를 보면 예술적 재능이 뛰어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재능을 인정받으며 활발하게 활동하던 레옹씨가 자폐성 장애 진단을 받은 것은 40대 초반입니다. 홍콩 대학교에서 음악작곡으로 석사공부를 하던 중 자신이 자폐성 장애가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후, 호주로 건너가 [뉴사우스 웨일즈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공부 했습니다.

그녀는 호주에서 공부 하는 동안 자폐증이 있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정체성우선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자폐성 장애로 인한 감각불안장애가 있음을 사람들에게 공개했습니다.

장애를 공개한 이후부터 그녀는 자폐성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감각적 불안을 해소하고 위험요소를 예방하기 위해 보조견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레웅씨의 박사학위 논문은 우수해서 학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2016년, 그녀는 공부를 마치고 보조견과 함께 싱가포르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그녀가 이전에 생활하던 곳이 아니었습니다. 레옹씨의 장애 공개로 인한 사회적 반응은 기대와 달랐습니다. 박사 학위 논문의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에서는 그녀에게 정규직을 제안하는 곳은 없었습니다.

그녀에게는 봉사활동이나 재능기부의 기회만 올 뿐이었습니다. 익숙하고 환영받던 예전의 자신이 아니라 장애에 따른 사회적 위치와 역할이 주어진다는 현실에 직면해야 했습니다. 당연하게도, 레옹씨는 자신을 포함한 싱가포르의 장애인에 대한 현실이 녹록치 않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장애정체성을 이해하고 나서야, 자신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순진하게 여기며 모른 채 하고 살았다고 말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장애인의 정체성에 맞는 사회적 대우에 어떻게 적응해 갈지 하나씩 방법을 찾아 나갔습니다.

그녀는 삶에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던 많은 일들이 장애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니 정말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된 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장애로 인한 사회적 차별을 개선해 가는 과정에서 그녀는 싱가포르의 비장애인들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장애옹호 활동에도 의문이 생겼습니다. 비현실적이며 비실재적인 비장애인 중심의 옹호 활동은 메아리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레옹씨의 이러한 의문은 직접 장애인 옹호 활동의 중심으로 나가게 하는데 동기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싱가포르의 장애인으로서 목소리를 대는 데에 대한 고민 끝에 2019년 장애인 프리랜스 예술가들로 구성된 [디스에이블드 아티스트 컬렉티브]란 단체를 창립했습니다.

장애인 예술가들과 함께 연극 연습을 하고, 예술가 집단의 창작활동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또한 내셔널갤러리 싱가포르를 통해 자폐증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레옹씨가 장애를 공개하기로 결정한 후의 과정은 개인에게는 마이너스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그녀의 장애공개는 개발과 전환의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폐성 장애로 인한 감각불안 장애를 늘 가지고 있었지만, 그것을 장애인지 모른 채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시기에 자신의 장애를 인식하고 받아들였으며 보조견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레옹씨의 삶을 살펴보면서 장애에 관한 진정한 문제가 무엇이며, 인식의 전환은 어디에서 이루어져야 하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으로 인한 장애인개발과 인식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사회 발전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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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영 칼럼니스트
밀알복지재단 희망사업본부 본부장이자, 국제사회복지사로 1990년 이후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 14년간의 보츠와나 봉사활동 후,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2021년 "케냐 무허가정착지 취약계층 선교 방안" 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2022년 부터 케냐에 거주하면서 지역개발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본 칼럼은 해외 장애인물과 관련된 사회적 복지적 이슈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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