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졸업 대학인 상명대학교 천안캠퍼스 도서관을 배경으로 찍은 필자의 졸업사진. ⓒ장지용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어쨌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오는 12월 3일 치러집니다.

이번에도 과연 장애 수험생들은 무사히 수능을 치러낼 수 있을지 과연 궁금해질 정도입니다. 게다가 지금은 코로나19 위기 기간인 만큼, 과연 무사히 버텨낼 수 있을지도 궁금해집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래도 걱정되는 것은 발달장애 대학진학 희망자들을 생각합니다. 발달장애인이 대학 입학에서 가장 불리한 상황에 놓여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도 부모가 발달장애 자녀의 대학진학 결정을 쉽게 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기 전에 미리 대학진학 전 부모가 검토해야 할 이슈를 미리 정리해봤습니다.

먼저, 발달장애인이라고 하더라도 대학에서는 특별한 사례가 아닌 이상 생활관리를 일절 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대학에 진학하면 성인이기 때문에 생활관리를 이미 다 끝난 상황이라고 생각하여 학교에서는 생활관리를 일절 해주지 않습니다. 자기 생활관리가 되지 않은 발달장애인을 부모의 욕심이나 과도한 기대를 한 당사자들의 욕심으로 무리하게 대학진학을 결정한다면, 그것은 대학진학이 오히려 패착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굳이 대학에 진학해도 대학 1학년 때에는 자기 관리가 덜 되더라도, 휴학하면서 차분히 생활관리를 익히게 한 다음 복학하여 대학 4학년 때에는 자기 관리가 잘 되어있는 상태로 졸업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저는 지금도 자기 관리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학을 졸업한 발달장애인을 봤는데, 지금도 저는 그 친구의 자기 관리 역량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함께 프로젝트를 치렀는데 프로젝트의 중요한 일정이 있던 날 자기 관리 실패로 그 친구를 베이스캠프에 두고 일정을 치러야 했을 정도였기에 그랬습니다.

두 번째, 대학은 절대 주간활동센터가 아닙니다. 대학에서 재미난 활동이나 체험 활동 등을 해주지 않습니다. 어떤 발달장애인에게는 지루한 강의의 연속이고, 재미난 활동 같은 것은 동아리 이런 것을 찾아야 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대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많지만, 근본은 수업이 먼저라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대학에 보내면 알아서 잘 하겠지라는 생각을 조심해야 합니다. 발달장애인이 알아서 할 수 있게 하려면 약간의 자극을 줄 필요가 있습니다. 대학에서 배우는 것은 교양과목도 있겠지만 자신이 전공하는 과목의 성적이 더 우선 평가되는 것을 생각하면 대학에서 주간활동센터 같은 것을 기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곁다리로 더 언급하면, F 학점을 계속 받아서라도 대학에 오래 다니고 싶다는 일부 발달장애 부모들에게 역설적으로 찬물을 끼얹게 하는 말이지만, 결국 F 학점을 받으면 돌아오는 것은 학사경고이고 학사경고 누적이 심해지면 결국 제적되는, 대학에 오래 못 다니는 현상이 벌어질 것입니다. 게다가 학사경고 이력이 밝혀지면 취업에서도 불리한 근거로 작용할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절대 오래 다니게 할 생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기에 대학은 주간활동센터가 절대 아닙니다.

세 번째, 대학에서 같은 또래 청년을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조금은 줄여야 할 것입니다.

대학에서 같은 또래의 청년을 만나고 싶다는 희망 하나 때문에 대학에 진학시키겠다는 욕심은 조금 무리한 욕심일 수 있습니다. 대학에서 먼저 공부를 하고 그런 것이지, 같은 또래 청년을 만나서 어울리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요즘 대학가는 파편화된 분위기여서, 각자가 알아서 생존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과거 1990년대까지의 대학 분위기를 생각하고 어울리면서 여행도 가고 공부도 하고 취미 생활도 하는 것을 생각했다면, 그런 것은 큰 잘못입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자기 생존에도 바쁜 지경이기 때문입니다.

공부가 아닌 같은 또래의 청년을 만나는 것이 대학진학의 이유라면,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종교단체 청년회에 보내는 것을 더 권합니다. 종교단체 청년회가 더 나은 이유는 대학에서는 공부다 시험이다 취업이다 뭐라 하면서 계속 일정이 맞지 않게 되는 현상이 빚어집니다.

그러나 종교단체는 종교적 절기에는 더 활동을 강제하는 현상이 있고, 게다가 종교에는 방학이 없고 오히려 대학생의 방학 기간에는 여름/겨울 활동이 더 많이 벌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종교단체 청년회가 더 나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종교단체는 종교적 상태를 더 중시하기에, ‘세속’의 상태를 큰 문제가 아닌 이상 따지지 않기에 더 그렇습니다.

대학이라고 해도 같은 또래의 청년과 어울릴 기회를 찾으려면, 동아리를 보내는 것도 좋겠지만 동아리의 문화에 따라 오히려 더 힘들 수 있다는 점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가끔은 술을 많이 먹인다고 하거나, 저도 경험해봐서 알지만, 운동권 성향의 동아리는 시위 등에 많이 참석하라고 요구하는 것 등이 있기에 그렇습니다.

네 번째, 대학에서는 가르치지 않거나 알아서 학습해야 할 것들도 상당히 많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영어가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 영어 교양과목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으로 대체 인정 처리해서 쉽게 끝났습니다만, 상당수 대학은 장애 학생에게는 완화한다고 하더라도 영어 졸업조건 제도를 도입해서 토익 등의 성적이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에는 졸업조건을 부여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학교에서 토익 등을 교육하는 비율은 낮고, 영어를 직접 더 공부해야 하는 현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토익등의 성적은 취업 성과와 연결되기에 더 중요합니다. 토익 성적이 없거나 낮으면 취업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도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 기술이나 직업 교육 등은 대학에서 전문기술 교육이 아닌 이상 교육이 없으므로, 알아서 배워야 하는 점이 있습니다. 그러한 것은 대학 교육이 아닌 별도의 교육을 통해 따로 배워야 하는 점이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끝으로, 대학진학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고 대학 졸업도 새로운 시작이라는 점입니다. 즉, 더 나아가서 취업을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취업이 되는 것이 대학 생활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라고 할 수 있고 대학에서는 취업률 증가 등을 위해 더 취업 지원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발달장애 대학생들의 대졸 취업은 더 어렵습니다. 발달장애인 대학생은 발달장애인 일자리에서도 ‘높은 스펙’을 이유로 소외당하고 찬밥신세인데, 대졸자 일자리에서는 발달장애를 이유로 거부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일전에 저는 이것을 ‘넛 크래커’라고 표현했고 어떤 사람은 ‘샌드위치’라고 표현했습니다.

취업에 자신이 있다면 과감히 대학에 도전해도 좋겠지만, 발달장애인 일자리 시장이 대졸자에게 그렇게 부가가치를 준다고 하기에는 좀 그런 것이 있음을 좀 더 생각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대학은 공부-취업 두 가지에만 관심 있는 기관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발달장애인의 대학진학은 환영이지만, 그 이후에 치러야 할 비용이 산적해 있음을 언제가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대학진학 이후에도 치러야 할 일이 많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발달장애인 대학진학이 오히려 모험과 도박이 섞인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모험과 도박이 섞인 발달장애인 대학진학, 조심스럽게 한번 생각해보고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예상외로 치러야 할 비용은 많습니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