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초등학교 선생님들을 인터뷰하고 그 선생님들이 쓴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선생님들 인터뷰와 글에 많이 등장하는 아이가 있었다. 아이의 행동 중 눈에 띄는 행동은 ‘손톱 뜯는 행동’이었다.

선생님들이 그 아이 얘기를 많이 했고 또 글로 썼다는 것은, 선생님들 입장에서는 그 아이가 힘들게 느껴진다는 의미이리라 본다. 이를 보통 ‘문제아’ 또는 ‘부적응’이라 한다.

그러나 나는 ‘문제아’나 ‘부적응’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신경 쓰이는 행동’으로 했으면 한다. ‘문제아’나 ‘부적응’은 어른들 입장이다. 아이는 자신의 마음이 그만큼 힘들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래서 선생님들 입장에서 그 아이 행동이 조금 ‘신경 쓰인다’고 생각했으면 한다.

아이의 행동은 신호이다. 그 신호가 클수록 그 아이는 불안이 크고 마음의 상처가 크다. 그런 심리적 문제로 아이는 ‘손톱을 뜯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아이의 행동을 수정할 좋은 기회로 여겨야 한다.

그러나 행동 수정은 그 행동을 지적하며 하지 말라고 고쳐지지 않는다. 아이가 그 행동을 보이는 것은 심리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심리적 문제의 원인은 대부분 부모와의 관계이다.

불안에 대한 이승욱 상담가 강연 내용. ⓒ최순자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상담하는 이승욱 상담가가 있다. 그를 만나 상담을 하러 오는 내담자의 특성 하나만 얘기하면 뭐라고 할 수 있을지 물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상담의 유형은 부모자녀 관계, 연인 관계, 상사와의 관계, 동료와의 관계 등 다양합니다. 그런데 깔대기처럼 모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것은 내담자 99.9%가 어린 시절 부모자녀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내가 만나 상담을 했던 경우도 같았다. 한 사례만 얘기하자면, 위 사례처럼 아이가 손톱을 뜯는 행동을 보였다.

부모 상담을 했다. 아이가 부모 관계에서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 경우 아이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부모의 행동 변화에 초점을 맞춘 가족 상담으로 진행했다. 부모가 변했고, 결과적으로 아이의 행동도 좋아졌다.

학교에서 아이가 손톱을 뜯는 경우는 교사가 아이에게 그 행동을 하지 말라고 지도하기 보다 부모를 만나야 한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어떤 문제로 아이와 적절한 상호작용을 하는데 어려움을 갖고 있다면, 아이와 관계 형성이 가능한 한 사람이라도 아이에게 긍정적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가장 받고 싶은 존재이다. 손톱을 뜯는 행동은 그 존재로부터 제대로 사랑받았을 때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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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자 칼럼니스트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을 운영하며 대학에서 아동심리, 발달심리, 부모교육 등을 강의하고 있다. 상담심리사(1급)로 마음이 아픈 아이와 어른을 만나기도 한다. 또 한 사람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와의 애착형성이 중요하다고 보고 부모교육 강사로 이를 전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회를 위해 누구나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에 관심이 있다. 세계에서 장애통합교육을 잘하고 있다는 덴마크, 싱가포르 학자 외 일본, 헝가리, 인도 학자들과 국제연구를 한 적이 있다. 아이 발달은 아이들이 가장 사랑받고 싶은 대상인 부모 역할이 중요성을 인식, 박사논문은 아이발달과 부모 양육태도와의 관계에 대해 한국과 일본(유학 7년)을 비교했다. 저서로는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 역서로는 ‘발달심리학자 입장에서 본 조기교육론’ 등이 있다. 언제가 자연 속에 ‘제3의 공간’을 만들어,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으며 글 쓰면서, 자신을 찾고 쉼을 갖고 싶은 사람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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