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제4차 산업혁명(이하 4차혁명)시대라고 강조하지 않아도 이미 산업계의 대세는 4차혁명 체계에서 생존하는 방법이라고 해야 할 정도이다. 즉, 4차혁명은 이미 진행 중인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4차 혁명시대에 걸맞은 발달장애인 일자리 정책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4차 혁명시대에 진입하게 될경우 발달장애인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비판을 하는 세력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따지기에는 발달장애인 노동시장 구조 자체가 여차 저차하면 4차 혁명시대에 걸맞은 발달장애인 노동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희망도 사실은 존재한다.

장년층 일자리에서는 감소 추세를 긋겠지만, 현재의 발달장애인 노동시장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갓 형성된 노동시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일부의 노력으로 4차 혁명시대에 걸맞은 발달장애인 노동시장을 개척하려는 시도도 존재하고 있으며, 4차혁명으로도 대체되지 않는 노동시장을 활용하는 것도 발달장애계에서 대처해야 할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제4차 산업혁명이 아무리 진행된다고 해도 몇몇 발달장애인 일자리는 감소하지 않거나, 오히려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대인 서비스 분야는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해도 인간의 감성을 대체할 수는 없다.

즉, 인간의 감성을 활용해야 하는 일자리는 줄지 않을 것이며, 기계화로 인해 인간의 감성이 메말라가는 시점에서는 오히려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창의력이 중요시되는 일자리는 아무리 기계화가 진행되어도 인간의 창의적 사고까지는 구현할 수 없을 것이다. 독창적인 발상이 중요시되는 일자리인 문화예술분야는 ‘상품화’가 문제라고 할 것이지, 생존할 수 있는 것은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싱가포르의 사례처럼 발달장애인의 문화예술활동을 바탕으로 제작된 상품이 유명 인사를 통해 노출되어 유명해지는 사례가 더 필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많은 업체에서 유명 인사에게 자사의 특정 제품을 공공연히 노출 시켜달라는 제안을 보내는 일이 많다는 것을 참고해야 한다.

그 외에도 ‘베어마트’ 프로젝트로 알려진 소형 점포 관리처럼 해당 업무에 있어 기계를 사용하기에는 규모가 작고 발달장애 노동자가 적절하게 근무할 수 있는 직장 규모에서는 오히려 발달장애인 고용이 더 효과적이면서 4차혁명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면서도 발달장애인 고용이 편리한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일부에서는 발달장애인의 특성과 제4차 산업혁명의 특성을 결합하거나, 그 특성에 적응하는 일자리를 구상하거나 실천중인 경우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바로 테스트웍스나 독일의 Auticon 같은 사례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최근 자폐인에 대한 코딩 교육을 시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 파란메이커스같이 4차혁명에 걸맞은 역량을 교육하여 육성하는 시도도 가능할 것이다.

CES 2020에서 공개된 LG전자의 바리스타 기능을 수행하는 인공지능 로봇 시연. ⓒLG전자 홍보 유튜브 영상 갈무리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먼저 발달장애계가 4차혁명에 걸맞은 발달장애인 인력을 배출하지 못하거나, 직업 훈련의 특성을 4차혁명의 특성에 맞추지 못하는 ‘미스매칭’ 현상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최근 바리스타조차도 바리스타 로봇이 등장하여 장기적으로 무인 카페까지 설치될 가능성도 적잖이 있다는 관련 산업계의 동향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테스트웍스나 파란메이커스 등의 사례를 제외하고는 국내 발달장애인 복지관 같은 곳에서 4차혁명에 걸맞은 직업훈련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시도하려는 움직임을 단 한 번도 들은 적이 없다. 적어도 4차혁명의 영향력이 닿지 않는 부분에 대한 것은 들은 것이 적다.

오히려 사회적 기업이나 사회혁신벤처에서나 4차혁명과 연관성이 없으면서도 발달장애인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구상하거나 시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발달장애계의 두 번째 문제는 직종 자체의 선정 오류에 있다. 현재도 단순직무 위주의 일자리에 있다 보니, 장기적으로 로봇이나 인공지능 등 4차혁명 기술에 의해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종에 쏠려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소한 발달장애계가 4차혁명의 영향력 바깥에 있는 일자리를 대안으로 삼은 카드도 별로 없다.

포장/조립 직무는 이미 로봇이나 3D프린터 기술 같은 것이 더 효율적인 것으로 변화했고, 바리스타도 장기적으로 바리스타 로봇의 등장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인간의 역량으로만 가능한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구상하는 것도 아닌 것이 문제라고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발달장애계 일각의 연금 지급 시도는 더욱더 하책(下策)이다. 노동시장 구조를 발달장애인과 4차혁명의 결합에 맞게 재설계하려는 시도가 아닌 회피로 일관하며, 특히 시간이라는 가치를 무시한 돈만 중시하는 사고의 극치이기 때문이다.

발달장애계가 4차혁명의 영향력이 높아지는 이때에 일자리 대책도 4차혁명에 걸맞은 사례를 더욱더 창출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오류다. 4차혁명을 일자리 감소라는 명분으로 멈춰 세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4차혁명에 걸맞은 발달장애인 노동시장 구조로 혁신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발달장애인이 4차혁명에서 살아남아 경제의 한 축으로 성장할 것인가, 아니면 이른바 ‘하얀 코끼리의 저주’에 빠질 것인가? 우리는 경제의 한 축을 이루는 발달장애인 사회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것만이 발달장애인과 사회, 그리고 경제 모두가 함께 사는 유일한 전략이다.

알림: 필자의 ‘연재속의 연재’였던 ‘때려 맞춘 발달장애인 직업가이드‘가 제목과 실제로 쓰는 글의 괴리가 많이 발생해서, 2019년 연재분부터 ’때려 맞춘 발달장애인 직업논단’으로 바뀜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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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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