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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법 개정안, 고용장려금 아닌 임금지원금

직재시설 등 임금에만 사용 명문화…실효성 ‘의문’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9-25 14:50:19
법제처는 지난 20일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이하 ‘장고법’이라 함) 개정안’을 한 달 간 입법예고했다. 장애인단체에 의견 수렴하여 개정하려고 한 조문을 다시 수정, 입법 예고한 것이다. 칼럼에서 장애인단체에 제시한 개정안을 편의상 1차 개정안이라고 하고, 이를 수정해 다시 개정안을 조정한 것을 2차 개정안이라고 하자.

1차 개정안에서는 장고법 제30조 고용장려금에 제5항을 신설하는 것이었다.

신설된 조항은 “⑤고용노동부장관은 「장애인복지법」 제58조제1항제3호에 따른 직업재활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주가 제1항에 따른 고용장려금을 지급받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운영 및 사업 수행에 드는 비용을 별도로 지원받는 경우에는 고용장려금을 장애인의 처우개선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용도에 사용하도록 제한할 수 있다.”라는 내용이다.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서는 장애인 종사자에게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고용장려금을 법인의 수익금으로 용도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장애인의 임금을 인상시키는 효과를 내기 위하여 개정안을 마련한 것이었다.

직업재활시설은 고용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가 장애인고용을 목적으로 설립된 곳이므로 장려금의 유무와 무관하게 장애인을 고용하여야만 하는 곳이다.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받고 있으니 장려금을 받는 것이 이중 지원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그리고 장애인종사자의 최저임금 적용제외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시위를 한 장애인단체가 있어 노동부는 최저임금 TF팀을 구성하여 논의한 결과 임금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고용장려금을 임금에만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1차 개정안은 고용장려금을 임금에만 사용해야 하는 대상 시설이나 단체는 ‘직업재활시설 등’이라 하여 하위법인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얼마든지 그 적용범위를 정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직업재활시설에만 적용한다고 하더라도 얼마든지 시행령을 개정하여 장애인단체와 복지시설 등도 포함되도록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정말 직업재활시설에만 적용한다면 ‘등’이란 말은 사족이 된다.

그리고 1차 개정안에는 임금으로만 사용하도록 제한을 하지만 그것을 위반한 경우 재제하는 내용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었다.

2차 개정안에서는 “⑤고용노동부장관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사업의 운영 및 수행에 드는 비용을 지원받는 「장애인복지법」 제58조제1항제3호에 따른 직업재활시설을 설치·운영하는 자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주가 제1항에 따른 고용장려금을 장애인의 처우개선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용도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1년 이내의 범위에서 고용장려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1차 개정안은 직업재활시설 등 사업주가 고용장려금을 받고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보조금을 별도로 받는 경우라고 하여 ‘별도로’ 받는 것이 이중 지원 같은 인상을 주는 것을 2차 개정안에서는 문장의 앞뒤를 바꾸고 ‘별도’라는 용어를 삭제하였다. 즉 국가나 자치단체로부터 비용을 지원받는 사업주는 고용장려금을 다른 용도에 사용하면 1년 이내의 고용장려금 지급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1차 개정안은 고용장려금의 용도를 제한하는 것의 근거를 마련한 것인데, 2차 개정안에서는 용도의 제한은 기정사실로 하고 다른 용도에 사용하면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이 개정안에서도 역시 ‘직업재활시설 등’이라 하여 얼마든지 그 대상은 국회의 모법 개정 없이 대상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있다.

2차 개정안의 개정 이유를 보면, 고용장려금을 법인이 사용하고 장애인의 임금에는 미온적인 것을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장애인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하고 있는 직업재활시설은 임금 지급에 미온적인 것이 아니므로 고용장려금의 용도를 제한하는 것은 괴도한 간섭이라 볼 수 있다. 이런 경우 장애인 근로자는 고용장려금으로 급여를 인상하고 비장애인은 최저임금만 지급한다면 역차별이 발생하기도 한다.

원래 직업재활시설 중 근로사업장은 최저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현실이 그렇지 못한 것이다. 직업재활시설을 운영하는 시설장 입장에서는 장애인을 고용하여 장려금을 받게 되었는데, 이를 법인이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열약한 시설의 어려움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니 개정안을 환영할 것이다.

물론 법인은 이제 더 이상 고용장려금을 중간에 가져가지 못하니 반대할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에게 매우 열약한 임금을 주면서 법인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으니 큰 소리로 반대할 입장이 되지 못한다.

그렇지만 법인에서 시설을 활성화하고 장애인의 임금을 향상시키기 위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으면서 고용장려금을 법인에서 일부 사용했다면 법인이 장애인 고용을 위해 역할을 잘 하고 있는데, 중간에 가로채기만 한 것처럼 취급되는 것이 불만일 것이다. 이들은 더 이상 시설 지원을 하지 않고 장려금만 내려 보낼 것이다.

이런 경우면 법인이 장려금을 시설에 내려 보내느냐, 아니면 법인의 자산을 내려 보내고 장려금을 법인이 일부 이용하느냐의 용도의 차이만 있을 것이다. 일반 기업은 최저 임금을 지급하면 고용장려금의 용도는 기업이 알아서 사용하는 것인데, 같은 최저임금을 지급하고도 직업재활시설은 장려금을 임금에만 사용해야 하므로 최저임금 이상을 줄 바에야 굳이 직업재활시설을 할 이유가 없다고 말할 것이다. 즉 양질의 직업재활시설은 일반 기업으로 전환할 것이다. 일반기업과 형편성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장애인단체 등이 고용장려금의 타용도 사용을 금하는 조치가 취해진다면 장애인을 고용하여 법인이 보던 이득이 없어지므로 장애인고용에 더욱 소홀해질 것이다. 이는 장애인고용을 장려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용도제한으로 장애인 고용을 축소하는 정책이 되어버릴 것이다.

굳이 ‘등’이란 애매한 문구를 두어 하위법에서 상위법을 초월한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법 시행자인 정부의 자유 권한으로 둘 이유가 없으며, 최저임금 이상을 준수하고 있는 직업재활시설이나 최저임금 제외 대상이 아닌 시설이나 단체에도 적용될 가능성을 남겨 오히려 장애인고용정책을 역행하는 기능을 하도록 할 우려를 제거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특히 법조문에서는 그나마 ‘직업재활시설 등’이라는 문구로 표현하였지만 개정사유서에서 개정 내용을 안내하는 문구를 보면 고용장려금을 받은 사업주가 국가나 지자체로부터 지원을 받는 경우 장애인의 처우개선에 사용하도록 한다고만 하여 그 대상이 직업재활시설만이 아님을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개정의 효과가 장애인 임금 보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임금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위법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용도의 범위에서 처우개선을 한다는 것이므로 시설을 늘린다거나, 재투자를 한다거나 회식을 자주 한다거나 다양한 복지나 고용확대를 가장한 실제 임금 인상과는 무관한 용도로도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단지 법인이 사용하는 것을 시설에서 사용한다는 것 외에 변한 것이 없다. 어떤 경우에는 법인이 할 행사를 시설이 하여 영수증만 시설 앞으로 되어 있고, 종사자 장애인에게는 역시 아무런 변화가 없는 개정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고용장려금은 장애인을 고용하여 받는 장려금이다. 즉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는 효과를 위한 제도이다. 그런데 임금으로만 사용하도록 제한한다면 고용장려금이 아니라 임금보조금이라고 명칭을 바꾸어야 한다는 말도 전혀 틀린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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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서인환 (rtech@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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