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유아용 장애인식개선 교육자료 ‘상상음악대’를 제작하여 홈페이지에 올렸다. 성인용이나 학생용 자료는 여러 곳에서 만들기도 하고 장애인식개선 강사가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는 것도 많지만 유아용 교육자료는 부족하여 매우 유용할 것으로 여겨진다.

장애인부모회 등 장애인단체가 유아용 장애인식개선 강의자료를 인형극으로 만들어 자체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자료를 다른 강사들을 위해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아동용 도서를 출판하는 출판사나 사회공헌 기업,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의 장애인단체가 힘을 합쳐 장애인식개선 교육자료로 동화책을 만들거나 동화작가 개인이 장애인식을 주제로 동화를 발표한 사례는 가끔 있었다.

유아기는 아직 관념이나 가치관이 미성숙 단계이다. 그러므로 교육의 효과는 더 클 것이다. 하지만 부모나 이웃의 영향으로 너무 빨리 고정관념을 가져버린 아동들도 있다. 예를 들어 과자를 사 달라고 엄마에게 졸랐더니 길을 가는 장애인을 가리키며 엄마가 ‘엄마 말 잘 듣지 않으면 저 사람처럼 된다’라고 말하며 과자를 사 주지 않으려고 엄포를 놓으면 순간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 버리게 된다. 유아들의 고정관념은 가족의 장애인에 대한 태도로부터 답습되는 것이다. 골들인 교육도 이런 고정관념의 전달 앞에서는 한순간에 효과를 잃어버리게 된다.

유아용 교재는 흥미위주로 짜야 하고, 다감각적 자극을 해야 하며 유아의 눈높이에 맞추어져 있어야 하고 여기에 동화적 요소도 갖추면 좋다. 유아기에 사물이나 추상명사 등의 명사를 배우는 것은 사전적 의미를 찾아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어떤 용어를 듣고 자신도 사용해 보고 돌질성과 차이를 비교하면서 점점 정확한 개념을 알게 된다.

개념의 인식은 비교에서 시작한다는 예를 들면, 식물과 동물, 바다에 사는 것과 육지에 사는 것, 아빠와 엄마, 과일과 채소 등이 그렇다. 유사한 사과 모양을 변별해 내는 것은 닮음과 차이를 발견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익히게 된다.

그러므로 교육방법 역시 문제풀이식 퀴즈를 통해 맞다와 아니다의 이진법으로 학습하게 된다. 여기에 형용사 등은 감정의 이입이나 느낌의 표현을 통해 익히게 된다. 장애인식은 명사와 형용사를 익히는 뇌의 인식구조를 이용한 교육에서 방법을 찾는다. 유치원 교육방법을 교육자료도 그대로 이용하고 있다.

아직 개념이 굳어버린 것이 아닌 유아들에게는 장애개념이나 장애유형의 교육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다름을 알고 더불어 아름답게 사는 법이나 서로 역할이 있음을 통해 장애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유아용 프로그램 등장인물에 장애인을 자연스럽게 넣어서 수용태도를 무의식중에 가지게 한다고 한다.

개발원에서 제작한 ‘상상음악대’는 이런 점을 고려하고 있다. 계단이 장애물로 느껴져 두렵지만 피아노로 변하는 동화적 요소도 있고, 누가 어떤 악기를 다루는지 짝을 짓는 퀴즈도 있다. 그리고 동요를 배우는 시간도 있다. 그리고 서로 칭찬을 하는 시간을 가진다. 한글을 몰라도 PPT 자료의 그림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칭찬교육은 서로 칭찬하는 세상을 만들자가 아니라 장점을 발견하게 해야 한다. 칭찬을 생각하다 찾지 못하여 정말 심각하다고 느낀다면 큰일이다.

이 교재를 활용하려면 먼저 시간 배정을 잘 해야 한다. 수업시간은 유아는 35분인데 인사와 도입부를 제외하면 30분이 채 되지 않는다. 유아들이 악보를 해석할 수 없기에 동요를 듣고 배우려면 시간이 부족하다. 한번 듣고 흥을 돋우고 수업을 마무리하거나 이를 생략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교육자료는 유아 교육 방법으로 퀴즈나 짝짓기, 틀린 그림 찾기 등이 많다. 다름을 가르쳐 장애인식에 대하여도 다름으로 인식하게 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누가 어떤 악기를 다루는지 사람과 악기를 짝짓는 퀴즈는 장애인식개선과 무관하다.

단지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용도나 내용에 몰입하게 하기 위함이다. 시간이 부족하지 않도록 생략하거나 여러 가지 퀴즈 중 선별해서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한 페이지의 퀴즈를 시작하면 조금만 풀다가 중단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면 완성하지 못한 문제가 되어버리므로 일단 시작하면 한 페이지의 문제는 다 다루어야 한다.

다름을 이해하기 위해 등장인물들의 특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다. 포리는 소극적이다, 씽이는 적극적이다 등이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고정관념을 가지게 하는 것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고정관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교육에서 고정관념을 가르치면 안 된다. 그러므로 강사들은 포리는 처음에는 적극적이지 않았지만 상상음악대에 참여하고는 매우 적극적인 사람이 되었다는 설명을 통해 서로 달라 보이지만 같음이 있음을 발견하게 해야 한다.

씽이는 유일한 비장애인이지만 안경을 쓰고 있다. 안경을 쓴 것이나 휠체어를 타고 있는 것이나 감기에 들면 약을 먹는 것이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같은 것임을 알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안경은 문제가 되지 않고 휠체어는 문제처럼 느끼는 것이 오해임을 자각하게 하는 것이다.

음악대에서 각자 역할은 다르지만 하나의 음악대를 만들고 각자 맡은 역할을 하여 아름다운 합주를 만들어내듯이 우리는 통합사회에서 역할이나 입장이 다르다고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여야 한다. 통합사회와 포용에 대한 교육이 되어야 한다.

장애를 가졌지만 각자 힘을 합치면 두려움을 해결할 수 있듯이 사회적 제약이나 신체적 불편을 해결하도록 하면 좋겠다.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일부를 인용하여 강사들이 재편집을 해서 차별을 받은 경험이나 그때의 기분을 이야기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자고 약속을 하면 더욱 좋은 강의가 될 것이다.

다양한 장애 유형을 설명하기 위해 언어장애, 지적장애, 말 더듬는 아이, 지체장애 등을 등장시키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 장애인 음악대가 되어 버렸다. 장애인이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이 장애인인 음악대가 되어 별난 음악대처럼 되어버린 것은 교육자료의 흠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떤 유치원에서 이 자료로 교육을 했더니 말 더듬는 친구에게 장애인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것은 강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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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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