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이 의심되는 장애인복지시설 이용자의 상처. ⓒ서인환

충북 괴산에 소재한 한 장애인거주시설이 직원 간의 갈등 속, 파행 운영 중에 있어 이용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이 거주시설은 11년 전 설립됐으며 30인의 장애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시설이 소규모화한다고 하여 시설의 삶이 좋아지지는 않는가 보다.

설립자가 초대 원장을 맡았으며, 초대 원장과 2대 원장은 하반신마비 장애인 당사자였다. 그런데 이들은 공금 횡령과 호봉 허위조작, 거주자 폭행, 원장 케어에 종사자를 활용하는 등의 문제로 인해 지자체로부터 행정명령을 받아 물러났다.

내부 제보자 직원들의 말에 의하면, 행정처분만 받았을 뿐 형사적 책임은 묻지 않았다고 한다. 시설장이 교체된 후에도 설립자의 입김이 영향을 미치는 직원과 운영상 투명성과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는 직원들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주로 행정실 운영 직원들이 설립자 측 인사들이다.

반대편 직원들이 파행적인 운영을 종식시키고자 지난해 8월 노조를 설립하였다. 3대 원장이 지자체 추천으로 들어서자, 설립자 측 직원들이 실제 거주자 부모가 아님에도 부모회 자격으로 한 인사를 이사회에 참석하게 하여 이사장 사임을 종용하여 사표를 내게 하였다.

이사장이 사임을 하게 된 이유는 경력의 부족과 함께 운영상 미숙도 한 몫을 했다. 설립자가 아닌 이사장이니 골치 아픈 일이라 여기면 사표를 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그리고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원장은 공석으로 남아 있다. 사무국장 대행 체제가 장기간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종사자들은 새로운 원장이 조속히 와서 안정된 운영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종사자들은 새로운 원장은 경험도 있고 장애 감수성도 있어야 한다고 여겨 원장 후보를 추천했다.

공모를 통해 여러 원장 후보자들이 서류를 제출했는데, 노조 측 종사자들이 추천한 인사 외에는 사회복지사 자격만 갖추었을 뿐, 경력도 부족하고 운영 능력도 검증할 수 없다고 한다.

종사자들이 추천한 원장 후보는 이 시설에서 장기간 근무하다가 퇴사해 지역에서 장애인 자립을 위해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 가장 서류심사 점수도 높게 받았다.

그런데 면접 심사를 통해 새로운 원장을 선출하려면 이사회가 열려야 하는데 이 원장 후보가 선정되는 것을 방해할 목적으로 설립자 추종 행정실 직원들은 이사회를 열지 않고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행정실 회계 담당은 팀장이 아님에도 팀장의 수당(매월 50만원을 3년간 수당으로 추가로 받고 있음)을 받고 있으면서 정상적인 운영을 태만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종사자들은 행정실 직원들이 과거 부정과 비리의 원장이나 설립자와 연관된 자들로, 그들도 비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사람이라고 말한다.

장애인 복지시설 이용자들의 식단. ⓒ서인환

이런 파행 운영으로 인해 거주시설 이용자 장애인들은 갖은 인권침해를 받고 있다고 한다. 머리채를 잡아끌기도 하고, 지나가는 장애인을 다리를 걸어 넘어뜨리기도 한다고 증언한다.

그리고 이 지역은 지하수가 석회가 많이 포함돼 식수로는 부적합함에도 정수기 사용료가 월 2만원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정수시설을 차단해 버렸다고 한다. 그래서 화장실에서 지하수를 받아 식수로 이용하고 있다고.

이용자들의 식단은 매우 불량하고 일부 종사자들이 식자재를 외부로 반출해 서류상 식자재 구입은 상당량 구입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너무나 부족하고 빈약한 식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관계자가 장애인이 넘어져서 다쳤다고 말을 하고 있으나 넘어져 다치기에는 장기간 상처가 남아 있는 정도나 평소 이용자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태도를 자주 목격한 점을 감안하면 언어소통이 어려운 이용자라 잘 알 수는 없지만 폭행이 자행된 것이 아닌가 의심이 간다고 한다.

노조 측 종사자들은 지자체 관계자들에게 시정을 요구하거나 사정을 알리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믿고 있다. 공무원들이 모두 시설 운영자 측과 한통속이라는 것이다.

형사 고발을 해야 하는 성문제나 폭행 문제도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있으며, 시설의 사정을 알면서도 눈을 감고 있을 뿐 아니라 하나의 인맥관계처럼 시설 운영자의 목소리만 듣는 탁상 공무원이라고 불신하고 있다.

노조 측은 이러한 문제가 심각해져 시설 폐쇄가 되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이용자들의 터전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운영이 투명하고 진정 장애인복지를 위해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다. 조속히 이사회가 열려 노조 측에서 추천한 제대로 자격을 갖춘 인사가 시설장을 맡아 주기를 바라며 여러 인권과 복지단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직원 노조가 원장을 추천한 것은 노조의 힘이 강해지는 것이니 행정실에서는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장기간 운영을 파행적으로 하는 것은 더욱 문제가 심각하다.

그리고 노조의 희망이 시설을 망하게 하는 것이나 과도한 요구가 아닌 이상 그들의 이득을 위해 무엇인가를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므로 귀 기울이고 합심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는 태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장애인 시설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이용 장애인들이 어려움 속에 있다면 이사회의 정상화를 위해 지자체가 시설의 문제로 우리와는 무관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적극 개입해 지도감독을 해야 할 것이다.

소외되고 힘들고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사회복지 시설에서 오히려 복지와는 거리가 먼 투쟁이란 방법으로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면 복지마인드는 의심을 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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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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