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문화재단에서 출간한 “빨간사자 아저씨”와 “조금 특별한 내 친구” 표지. ⓒ넷마블문화재단

넷마블문화재단에서 장애인권교육 교재를 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머니투데이가 소개한 소식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넷마블문화재단은 2014년부터 장애 인식개선 프로그램 ‘어깨동무문고’를 운영하여 왔으며, 유아, 초등학생 시기부터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립, 주변의 장애아동들과 건전한 또래 관계 형성을 지원하는 넷마블문화재단의 대표 사회공헌 활동이라고 한다.

넷마블문화재단은 올해 총 6권의 장애 인권 교육용 그림책 출간을 예정하고 있으며, “빨간사자 아저씨”는 장애 역시 조금 다를 뿐 숨기거나 무서워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전달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조금 특별한 내 친구”는 마음을 열고 상대방을 바라보면 장애가 아닌 상대방의 진짜 모습을 통해 서로에게 더욱 특별한 친구가 될 수 있음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넷마블문화재단은 지난해 5월 장애인식개선교육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오는 4월 그간 발간한 어깨동무문고를 중심으로 한 전시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건강한 게임문화의 가치 확대 및 미래 창의 인재 양성, 나눔 문화 확산 등을 위해 지난해 1월 출범한 넷마블문화재단은 ‘문화 만들기’, ‘인재 키우기’, ‘마음 나누기’ 등 3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장애인식개선 교육 교재가 부족한 상태에서 필자는 무척 반가웠다. 그리고 장애 인식 개선 교육에 대해 서로 협력할 일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넷마블문화재단 홈페이지를 찾아 살펴보았다. 그런데 홈페이지 하단에는 전화번호가 없고 주소만 나와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찾아오는 길’에 넷마블문화재단 전화번호가 숨겨져 있었다.

뉴스를 검색하다 보니 넷마블에서 건전한 게임문화 확산을 위한 강사모집 공고에 전화번호가 있었다. 그런데 전화를 해 보니 컴퓨터 관련 교육기관이었다. 넷마블에서 교육 관련 일을 맡아서 하는 곳이라 넷마블 연락처를 알고 있을 것이라 여겨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그래서 받은 전호가 ARS 번호였다.

ARS 전화에서는 선택지가 게임과 관련하여 환불이나 부모 동의 등의 선택지에서 넷마블문화재단의 내용을 이야기할 곳은 없었다. 상담원에게 부탁하여 넷마블 대표전화번호를 얻을 수 있었다. 대표 전화 상담원은 직접 통화를 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것은 안 되고, 무슨 일인지 알려주면 메모를 해서 담당자에게 전달하여 담당자가 필요하면 전화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게임회사이니 여러 가지 항의를 차단하고 선별할 필요성이 있어 그런 고객 응대 매뉴얼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고객에게 직접 전화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어이없는 일이다. 고객에 대한 높은 문턱이 있기도 하고, 고객을 잠재적 문제를 가진 사람으로 하여 차단막을 가진 것 같아 매우 불쾌하기도 했다.

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했다. “빨간사자 아저씨”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꼬마 토끼가 코코 잡화점에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는데, 잡화점에는 다양한 물건들이 있다. 구멍난 양말, 손가락이 많은 장갑 등등은 다양성을 이야기한다. 사과를 닮은 빨간사자 아저씨가 아이스크림을 판다.

빨간사자 아저씨라 사과를 닮았다는 것은 루돌프 사슴을 연상하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약자인 토끼가 강자인 사자에게 다가가는 것도 재미있는 대응이다. 빨간사자 아저씨는 늘 머리에 손을 올리고 있다. 토끼가 왜 그러느냐고 묻자 빗방울을 타고 하늘을 날 수 있다고도 하고, 꿈나라를 여행할 수 있다고도 하며 잠을 자기도 한다. 알고 보니 머리가 울퉁불퉁하여 가리고 있었던 것이다.

한 입 베어 먹은 사과 같은 모습을 들키자 사자는 모두가 놀릴까 봐 두렵다며 울음을 터뜨린다. 새가 날아와 머리에 쉬는 것을 보고 손님이 찾아오니 특별하다고 주위 짐승들이 말한다. 사자 머리에 구름도 찾아오고 별똥별도 찾아온다. 무지개를 타고 올리가 보니 마을도 아름답고 사자 아저씨 머리도 울퉁불퉁하지 않았다. 토끼는 사자 아저씨 머리가 좋아졌다.

구름이 찾아왔을 때 구름이 코를 풀자 번개가 쳤다는 표현은 비가 오는 현상을 상당히 문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비가 오는 현상과 사자의 울음을 대조되게 한다.

그런데 창피하다고 생각한 것이 그래도 괜찮은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장애 인권인식개선의 내용이라면 무지개, 아이스크림 등 아동 세계의 많은 상상력을 지나치게 동원한 감이 있으며, 특별하다는 것이 사실적이지 않은 관념적으로 개성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란 특별한 것일까?

“조금 특별한 내 친구” 이야기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유치원에 장애 친구가 왔다.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툭하면 소리를 지른다. 장애 친구 라희가 두렵고 같이 어울릴 수 없어 경계를 하는데 라희는 나만 따라 다닌다. 라희가 내 팔을 갑자기 잡자 내가 놀라 소리를 치자 라희가 놀라 엉엉 울었다.

나는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엄마한테 말하자 집에서 쉬라고 했다. 오후에 공원에 갔는데 공원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라희를 발견했다. 라희는 모래 위에 노란 꽃을 모아 놓고 있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손에 노란 물을 들여 주었고, 나는 친하게 되었다. 같이 놀아보니 라희가 무섭지 않았고 라희가 “하야아!”라고 하는 말이 “하나야!”라고 나를 부르는 말인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도 장애인은 조금 특별하다는 표현이 들어 있다. 장애 친구를 무서워하고 귀찮아 하다가 친하게 되었고 이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상당히 평범하다. 작가의 말처럼 모두가 통합된 차별 없는 세상의 일화 같다.

그런데 손에 물을 들여주자 바로 마음이 열린다. ‘토끼지우개’의 이야기와 상당히 흡사한 내용이다. 장애 친구가 싫어서 유치원에도 안 간 ‘하나’가 공원에서 만나 말을 걸고 물을 들여주자 마음을 여는 과정은 좀 자연스럽지 않을 수 있다. ‘토끼지우개’에서의 공감이 약하다는 느낌이다.

거부감 없이 친하라는 것이 장애 인식개선에 도움이 될까? 아이들은 오히려 장애 아이에게 편견이 없다. 그러한 편견을 가지지 않도록 교사의 역할은 이야기에 전혀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어른들의 편견이 아이들을 나쁘게 학습시킨다. 특별하다고 여기지 않고 특별한 선입견이나 상대에 대한 이미지 없이 그냥 친할 수는 없었을까?

넷마블이 방어적인 시스템으로 고객 응대 시스템 뒤에 숨어 있으면서 그러한 기업이 공감과 차별 없는 세상을 사회공헌으로 상품으로 내어 놓은 것은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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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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