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전에 예고한대로 발달장애 청년 장지용으로서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요즘 청년들은 ‘n포세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모든 것을 잃은 상황이나 다름없을 지경입니다. 여기서 ‘n’이란 수학에서 특정하지 않은 수를 의미하는데, ‘대입’이라고 하는 수를 넣는 과정에서 수를 바꾸면 그 답이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처음에는 ‘3포세대’였다가 ‘5포세대’를 거쳐서 이제는 모든 것을 포기해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처음의 ‘3포’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다’는 뜻이었고 ‘5포’는 그 ‘3포’에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가 더해진 것입니다.

저도 사실 ‘5포’ 아니 ‘n포’를 깨기 위한 ‘투쟁’을 하고 있습니다. 결혼, 출산, 내 집 마련은 아직 제가 겪어야 할 단계가 아니니 아직은 그것에 대한 생각은 안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걱정인 것은 오히려 ‘연애’입니다. 아직 소위 말하는 ‘애인’이 없기 때문이죠.

문제는 그것을 준비할 자세가 아직 부족하다는 겁니다. 연애를 하려면 데이트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지를 배우는 단계입니다. 가볼 만 한곳을 틈틈이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 큰 과제는 “여자를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입니다. 이미 직접 접근하다가 크게 데인 터라 누가 소개해주기를 바라고 있는데, 아직 사정이 안 좋아서 카드만 안내밀었지 아는 누나들한테 도와달라고 할 생각입니다.

인간관계는 진짜로 뗄 수 없습니다. 친구와 전화를 하고, SNS를 즐기면서 오늘도 인간관계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실제로 몇몇 젊은이들은 ”우리들은 인간관계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서 온 것입니다.

그러나 ‘n포세대’의 결론은 이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할 꿈이 이제는 없어요!” 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청년들은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것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제 질문하겠습니다. “여러분이 보셨을 때, 이렇게 만나고 있는 저 장지용은 과연 꿈이 있을까요?”

답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이 글을 쓰기 전에 봤으며 실제로 챙겨보는 몇 안 되는 TV 오락프로그램인 JTBC <비정상회담>에서 나눌 대화(주: 방송에서는 ‘토론’이라고 부르지만 본질은 대화이므로 ‘대화’로 표기합니다.)주제를 정리하는 어법대로 써보겠습니다.

“꿈이 없다는 세상에서 꿈을 가지고 있는 나, 비정상인가요?”

제가 이런 표현을 써야 할 정도로, 이제 발달장애 청년이건 비발달장애 청년이건 간에 꿈을 가진다는 것이 험난하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사실 저는 꿈이 많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애인과 데이트도 해보고 싶고(결혼까지는 아직 그 단계는 아니지만), 대학 졸업 이후 한 번도 하지 못한 사진 전시회, 그것도 일생에서 단 한 번 밖에 못 했던 사진 개인전을 열고 싶고, 사진도 더 자주 찍고 싶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다양한 일 중 특히 자립생활에서 일 하는 것 이외의 자립생활에서 중요한 삶을 가르쳐주고 싶고, 대학원에서 전공하고 싶은, 즉 배우고 싶은 것이 많아서 전공을 못 고를 정도로 대학원에 가고 싶습니다.

또 이 곳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칼럼을 쓰고 싶고, 제 이름으로 나온 책도 한 권 내고 싶습니다.

사실 저의 또 다른 꿈이 네덜란드 출신 미국 작가 헨드릭 빌럼 판 론(Hendrik Willem van Loon)처럼 다양한 지식을 책으로 전달하는, 유시민의 표현대로 ‘지식소매상’도 하고 싶기 때문이거든요.

그 외에도 저번에 공약한 대만여행을 시작으로 혼자서 해외여행을 다닌다거나 방송에 나오는 등 다양한 꿈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현실은 가련한 월급쟁이요, 50% 가까이 갚았지만 아직 공식적으로는 청산을 하지 못한 학자금 대출을 갚아나가야 하는 ‘미생’입니다.

청년들에는 꿈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저번에 잠깐 소개한 ‘헬조선’을 생각해본다면 그 꿈은 이뤄지기 참 어렵습니다.

발달장애 청년들도 많은 꿈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에게 발달장애 청년들의 꿈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똑같이 다른 탓도 있고 이러한 것을 총 정리한 것이 뭔지에 대한 보고서 같은 것도 없는 것으로 압니다.

발달장애 청년들의 꿈이 무엇인지 발달장애인법도 곧 시행될 터이니 정식으로 ‘개인별지원계획’에 대한 수요 조사도 할 겸 이제 장애계가 발달장애인들의 꿈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사를 해보자고 저는 제안합니다.

꿈이 무엇인지 안다면 그 뒤에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자연히 찾을 수 있고, 자연히 개인별지원계획에서 어떤 것이 중점적으로 지원되어야 할 지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찾을 수 있지 않나 싶어서입니다.

비발달장애 청년들도 꿈이 있겠지만 비장애 청년들의 꿈에 대해서는 나름 답이 나왔고,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문제도 차근차근 찾고 있으니 다행입니다. 발달장애 청년들의 꿈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일단 찾아보는 것이 더 급하다고 봅니다.

발달장애 청년으로서 꿈을 가지는 것도, 실천하는 것도 힘들겠지만 일단 급한 것은 청년, 발달장애 청년의 삶과 꿈을 찾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야 일단 새로운 장애청년의 꿈을 찾을 수 있지 않나 싶어서요.

그 꿈이 잘 하면 개인별지원계획을 준비하는 빅데이터가 될 수 있으니 말이죠.

발달장애 청년 장지용도 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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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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