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에게 있어 직장을 찾는 것은 경제적인 자립을 추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통합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여러 국가에서 장애인의 고용을 위해 제도적·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의 취업률은 비장애인의 1/3 정도에 그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중증 장애인의 취업률은 현저하게 낮은 실정이다.

2015년 6월 발표된 미국의 장애 설문에 의하면 미국의 대다수 장애인들도 일을 하기를 원하지만 구직·고용활동을 하는데 여러 형태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뉴헴프셔대학(University of New Hampshire)의 케슬러재단(Kessler Foundation)은 미국 전역에 거주하고 있는 3,000명 이상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으며, 설문에 참여한 장애인 중 69% 이상이 고용활동을 유지하거나 혹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사에 참여한 장애인들은 직장을 구하고 고용 활동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적절한 교통수단 부재, 고용에 필요한 교육 및 훈련의 부족, 장애인의 능력에 대한 고용주의 편견 등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장애인의 실업률은 13.2%로 비장애인의 7.1%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그래서 장애인의 취업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미국 역시 제도적·정책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정부 재활기관을 통해 장애인이 적절한 서비스를 받아 직업을 갖고 고용을 유지하도록 여러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국 주정부 재활기관에서 제공하는 여러 종류의 서비스 중 보조기기 및 차량개조와 같은 서비스는 장애인의 업무능력과 이동·접근성을 향상시키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미국과 유사하게 장애인의 직업재활을 지원하기 위해 보조기기와 이동 편의를 위한 교통수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의 직업재활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장애인이 적합한 서비스를 받아 재활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재활 서비스와 우리나라 고용공단의 재활 서비스 제공 방식에는 여러 가지 차이가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는 미국에서는 취업 목표를 정하고 구직 활동을 하는 장애인에게도 광범위한 재활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점이다. 반면 우리나라 공단의 경우에는 구직 장애인 보다는 장애 근로자를 대상으로 고용 유지를 위한 서비스가 주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공단 서비스 중 장애 근로자를 위한 보조공학기기 지원 서비스나 출퇴근 자동차 개조 및 차량용 보조공학기기 지원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며, 공단의 이러한 서비스는 주 대상이 장애 근로자라기보다는 장애 근로자를 고용하거나 고용 계획이 있는 사업주이다.

미국의 경우 현재 취업을 하지 않은 상태라도 취업을 통해 직업재활에 대한 욕구가 있는 경우라면 장애인의 능력과 직업 목표를 고려하여 보조기기와 차량개조 서비스를 적절히 제공한다.

장애인은 취업 전부터 보조공학 서비스를 통해 취업에 필요한 활동 및 이동에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공단의 경우에는 우선적으로 장애인은 근로자로 인정되어야하며 이는 취업 전에는 해당 서비스를 받기가 어렵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장애인에게 있어 보조공학기기는 단순히 업무 활동을 보조하는 것이 아니라 구직 활동을 포함한 모든 사회활동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이다.

시각장애인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화면독서프로그램이나 보조기기를 이용해 인터넷 검색, 이메일 전송, 이력서 작성 등 수많은 작업을 수행해야하며 척수장애인의 경우에도 취업을 위해 여러 곳에 방문하거나 교육 등에 참여해야 한다.

사실 많은 장애인들은 직장을 구하기 전부터 보조공학기기를 절실히 필요로 하며 이러한 이유로 장애 근로자를 대상으로만 보조공학기기 지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또한 미국의 경우 장애인에게 지급된 보조공학기기의 실소유자를 장애인으로 간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직업재활을 중단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조공학기기의 소유는 기기를 사용하는 장애인 당사자이다.

그래서 장애인은 사업주의 동의 없이 취업 전부터 기기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이직 기간에도 기기를 반납하지 않고 직업재활을 지속할 수 있다. 결국 기기의 실소유를 장애인으로 정함으로써 장애인이 직업재활 과정 동안 기기를 연속적이며 주체적으로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기기의 소유자를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로 정하고 있으며 장애인이 퇴사하는 경우 기기를 사업주에게 반납하도록 하고 있다. 장애인의 입장에서는 보조공학기기를 반납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직업재활을 유지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결국 직업재활 과정이 단절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미국 주정부 재활기관과 우리나라 공단의 이러한 서비스 제공 방식·대상은 장애인 직업재활 서비스 제공 방식의 대표적인 차이이다.

미국은 장애인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취업 전이라도 장애인의 유형에 맞는 보조공학기기와 차량개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취업 이후에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취업을 하지 못한 장애인들이 적합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될 수 있으며 장애인 직업재활의 사각지대로 남을 수 있다.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사회참여에 있어 직업이 갖는 의미가 매우 크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장애인이 직업재활을 달성하도록 섬세하고 개별화된 서비스 제공 방식이 필요하며 현재보다는 더욱 더 적극적으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단의 주 설립 목적이 장애인의 직업재활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취업을 한 장애 근로자나 사업주를 대상으로 고용 유지 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취업을 희망하거나 이직 활동 중인 장애인 역시 필요한 서비스를 적절히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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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선 칼럼리스트
재활복지전문인력양성센터 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장애인 재활·복지 분야의 제도 및 정책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미국의 장애인 재활서비스와 관련된 올바른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특히 현재 장애계의 주요 이슈인 장애 등급제 폐지, 재활서비스 대상자 판정, 개별서비스 제공 방식과 서비스의 종류, 원스톱 서비스 체계의 구축 등과 관련해 미국에서 얻은 실무경력을 토대로 정책적인 의견을 내비칠 예정이다. 미국 주정부 재활기관에서의 재활상담사로서 실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얻은 지식과 실무 경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선진 장애인 재활서비스 제공 과정과 내용에 대해서 상세하게 기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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