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국회에서는 장애인 당사자 의원이 이성재 의원과 심재철 의원이 있었다. 심재철 의원이 장애인 당사자이기는 하나 그 후 활동을 보면 당사자로서의 대표성을 가지거나, 장애인 정책을 다루지는 않아 당사자라고 하기에는 좀 어려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17대 국회에서는 정화원 의원과 장향숙 의원이 있었다. 18대 국회에서는 장애인 당사자 의원이 대거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팽배한 가운데 여러 정당들이 생겨나면서 정치적 상황이 그러한 현상을 만들기도 했고, 장애인 당사자들의 역량이 커지고 정치권에 장애인의 참여가 확장되도록 한 출마자 개인적 발전과 압력단체로서의 장애인 단체의 역량 확장 덕분이었다.

비례대표 공천에서 장애인을 우선 배정하자는 것이 어느 당은 당규에 포함되기도 했고, 어떤 당에서는 최우선 배정을 선거 이벤트로 활용하기도 했다. 분명 장애인의 참정권이 향상된 결과이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여러 장애인 의원을 배출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의견들이 표출됐다.

첫째, 장애인 의원들이 있음으로써 다른 의원들이 장애 문제는 장애인 당사자의원에게만 맡기고 무관심해졌다는 것이다.

둘째, 장애인 의원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장애 문제를 터치하기는 하지만, 힘을 합쳐 장애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각자의 활동이 혼선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초기에는 초당적으로 우리는 당원이기 이전에 장애인당이라고 말했지만, 결과는 장애인이기 전에 정당인이었던 것이다.

각 당마다 장애인 의원들이 있기는 하지만 모두 보건복지상임위에 모여 장애인 의원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데다가, 의석수가 많으면 큰 힘을 발휘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 총선을 앞두고 직능적 기능의 비례대표 주자들이 대부분 지역구에 출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장애인 의원들의 경선에서 장애인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정당에서 개인적 입지로 인해 배정은 되지만 장애인의 대표성을 주기에는 아무런 검증이 없으니, 무늬만 장애인일뿐 사실상 장애인계 대표성을 가지고 출마한 것은 아니라는 아쉬움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장애인계 대표성을 갖는다는 것은 장애인 운동을 하거나 장애인 단체 출신이라는 것인데, 그런 의원들에 의해 결국 모든 장애인계가 발전하거나 정책이 발전한 것보다 개인의 소속 단체 예산이 늘었다는 점이 돋보여 비판을 받기도 해 오히려 전체의 대표성에는 부정적으로 작용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제 19대 총선을 앞두고 무늬만 장애인이 아닌 장애를 이해하고 대변하는 진정한 대표 주자를 국회로 보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참정권 운동은 공약을 반영해 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과, 장애인의 선거권을 보장해 권리를 행사하자는 운동, 그리고 대표 주자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의 세 가지 방향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중증장애인총선연대나 2012장애인총선연대는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중증장애인총선연대는 각 당에서 하고 있는 오픈 프라이머리(국민참여 경선)에 장애인이 많이 참여하도록 운동을 하자는 방향이고, 2012장애인총선연대는 장애인 대표를 내보내기 위해 장애인계에서 검증을 하여 후보군을 만들어 그 중에서 각 당에서 장애인 대표 주자를 선정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국민경선의 큰 집단 속에 분명 장애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여해 할당제를 주장하는 것은 장애인의 정치세력화에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

하지만 장애인계만의 대표 주자를 선정하기 위한 프라이머리 행사를 하는 것은 후보자들에게는 분명 부담스러운 일이다. 장애인계와 정당의 두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과 장애인계가 내보낸 것이므로 앞으로 의정활동 보고대회를 장애인계에 와서 하라는 후속 조치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8대 국회에서 장애인 비례대표 의원들에 대해 의정보고를 장애인계에 와서 해야 하지 않느냐는 주문이 있었는데, 의원들은 시큰둥한 입장을 취했었다.

장애인계가 공정한 심사 과정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객관적일 수 있느냐와 장애인단체장들이 후보로 등록할 경우 공정하게 심의할 수 있겠느냐는 과제도 있다.

비례대표에 장애인 할당을 하기는 하지만 여성의 비율과 장애인의 비율을 충족하기 위해 대부분 여성장애인을 선정해 두 조건을 한꺼번에 충족토록 해 남성장애인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비례대표에서 여성을 과반수 선정하지만, 그렇다고 여성 단체가 검증하지는 않는다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

어쨌든 현재 장애인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확실한 압력 단체로서 정치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부디 오픈 프라이머리가 실현돼 진정한 장애인 대표들이 국회에 들어가 장애인을 대표해 열심히 일해줄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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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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