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이 좋아지다' 표지.ⓒ도서출판 애지

최근 시각장애인 허상욱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시력이 좋아지다’가 발간됐다.

2015년 계간 ‘시선’으로 등단한 허상욱 시인은 줄곧 구체적이고도 끈끈한 삶의 편린들에 천착해왔으며, 이번 시집에서도 생생한 자연의 이미지와 사람살이의 구체적인 면면을 직조해낸다.

채송화 같은 작고 조그만 식물부터 일상의 끼니에 올라오는 음식에 이르기까지 진지한 통찰이 두드러진다.

그러한 발견과 서정적 감각은 흔들리며 나아가는 생명의 시선으로 치환되며 빛을 발하는데, 화려한 수사와 비틀린 언어를 지양하고 독자와 함께 호흡하려는 시인의 공감 의지와 맥락이 닿아 있다.

허상욱 시인은 후천적 병고에 의한 시각 장애인으로 안마사의 길을 걷고 있다. 또 대전 점자도서관에서 시 문예창작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시력을 잃고 시를 쓰는 즐거움을 알았다”고 하는 그는 누구보다도 각별하게 귀 기울이며 세상의 통증을 어루만지는 촉수를 키워왔다. 그의 역경은 따듯하고 환한 위무의 언어로 발화되고 있는 것이다.

‘읽히는 시, 팔리는 시’를 쓰고 싶었다는 그의 소망이 이루어져 세상을 보는 ‘시력’이 푸르고 깊어지기를 기대해본다.

<허상욱 시인, 도서출판 애지, 121쪽, 가격 1만원>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