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모자가 앞을 볼 수 없대’ 표지.ⓒ한울림스페셜

책의 주인공 빨간 모자는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입니다. 오늘 빨간 모자는 난생처음 집 밖으로 심부름을 나섰습니다. 숲을 건너 할머니께 생일 케이크를 가져다드리려고요.

빨간 모자는 지팡이로 길을 짚으면서 조심조심 숲길을 걸어갑니다. 빨간 모자에게 세상은 낯설고 두렵기만 합니다. 거대한 숲은 온통 어둠뿐인 것만 같아요.

빨간 모자는 용기를 내어 도움을 청합니다. “안녕? 난 빨간 모자야. 할머니 집에 심부름을 가는 길인데 나를 도와줄래? 난 앞을 볼 수 없거든.”

신간 ‘빨간 모자가 앞을 볼 수 없대’는 옛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한 그림책으로 앞을 볼 수 없는 빨간 모자와 새로운 동물 친구들을 등장시켜 서로 돕는 따뜻한 마음들이 바꾸어 가는 세상, 함께하는 가치를 보여 주며 원작과는 또 다른 감동과 생각할 거리를 선사합니다.

시각장애가 있는 빨간 모자에게 집 밖 세상은 답답함과 낯섬, 막막함과 두려움으로 가득한 곳입니다. 빨간 모자는 어둠으로 가득한 숲속에서 철저히 혼자라고 느껴요. 빨간 모자의 주변은 온통 뾰족한 나무로 가득하죠. 작은 토끼가 거대한 산처럼 느껴질 만큼 빨간 모자의 마음은 한껏 움츠러들어요.

하지만 빨간 모자는 마음을 닫고 경계하는 대신, 용기를 내어 말을 겁니다. “안녕? 나는 빨간 모자야. 나를 도와줄래?” 빨간 모자는 무사히 숲을 지나 심부름을 마칠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쓴 저자 한쉬는 고전 동화를 새롭게 구성해 흥미를 유발하는 한편, 탁본 종이 공예 기법을 활용한 그림으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저자는 각각의 등장 요소를 각기 다른 탁본 문양으로 표현해요. 고슴도치는 우둘투둘한 문양으로, 늑대는 지그재그 거친 직선 문양으로, 나무는 군데군데 둥글게 옹이진 문양으로 각 등장 요소의 특성과 의미를 담아내죠.

이 책은 낯설고 두렵다고 마음의 담장을 쌓고 경계하는 대신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비롯한 우리 모두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일이 얼마나 가치있고 아름다운 일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제공하는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글‧그림 한쉬, 옮긴이 조윤진, 출판사 한울림스페셜, 56쪽, 가격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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