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공감그림책 ‘수화로 시끌벅적 유쾌하게’ 표지.ⓒ한울림스페셜

신간 장애공감그림책 ‘수화로 시끌벅적 유쾌하게’는 누구보다 평범한 우리 주변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버스에 올라탄 다음에도 친구와 대화를 이어 가는 인드레, 친구들을 모아 축구를 즐기는 드미트리저스, 청각장애인 엄마를 둔 라사, 의상 디자이너를 꿈꾸는 데이만테, 소와 자동차의 경주를 실감나게 이야기하는 아르놀다스 등 여섯 명의 아이들은 자유롭게 각자의 일상을 풀어놓는다.

한 가지 다른 건, 이 아이들이 수어를 할 줄 안다는 사실이다. 손으로 말하고 눈으로 듣는 언어, 수어를 사랑하는 여섯 아이들의 이야기다.

축구장에 모인 동네 친구들 중에 드미트리저스는 유일한 청각장애인이다. 하지만 듣지 못하는 건 문제가 아니다. 아이들은 표정과 몸짓으로 쉽게 생각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드미트리저스는 종종 주장을 맡고 마음껏 축구를 즐긴다.

라사의 엄마는 늘 라사를 격려해 주는, 라사의 가장 좋은 친구. 라사의 엄마는 다른 엄마들과 똑같아요. 쓰는 언어가 다를 뿐이다. 라사의 엄마는 손으로 대화를 나누는 청각장애인이기 때문이다.

디자이너를 꿈꾸는 데이만테는 듣지 못하는 대신 더할 나위 없는 두 손과 머리가 있다. 라사는 왕성한 호기심을 가지고 늘 여러 활동에 참가하려고 애쓴다.

수어(手語)는 손과 표정으로 의미를 표현하는 언어다. 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처럼 청각장애인이 아닌 누구라도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언어 중 하나다.

우리는 때때로 방송 화면 한켠에서 수어통역사의 모습을 본다. 수어통역사는 수많은 상황에서 청각장애인과 건청인(들을 수 있는 사람들. 청각장애인의 반대어로 쓰인다)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돕는다.

수어를 배운 후 인생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인드레, 수어가 있어서 불편하지 않다는 드미트리저스 등 아이들은 수어가 가진 언어로서의 기능을 이야기한다. 유리를 사이에 두고도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고, 소리를 훨씬 더 생생하고 극적으로 표현하는 수어의 장점 역시 말해 준다.

장애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우리는 청각장애를, 수어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이 책은 청각장애인과 수어, 한걸음 더 나아가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과 태도에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이다.

<저자 에라사 잔쵸스카이테, 옮긴이 라미파, 출판사 한울림스페셜, 발행일 2019년 4월 15일, 56쪽, 가격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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