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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문제? 문제는 교육이야!
카테고리 : 기고 | 조회수 : 24962010-01-23 오후 4:14:00

고용문제? 문제는 교육이야!

- 장애인 고등교육 지원 확대해야



- 정중규


새해맞이의 호된 신고식이라도 치르듯이 폭설에다 한파까지 온 나라를 덮쳐 그야말로 엄동설한의 신년이었다. 자연날씨도 혹한이지만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에겐 생활날씨가 더 걱정이다. 새해 벽두부터 꿈틀대며 오르는 물가와 대출금리, 이미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고용시장과 대량실업 사태 등, 5% 경제성장률의 장밋빛 전망이 무색할 정도로 그들의 살림살이는 혹한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올인하는 4대강과 세종시 외 모든 곳이 한파에 휘둘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만 든다.

특히 지난 해 마지막 날, 장애인의 독립생활과 생존과 직결되는 장애인 관련 예산이 기초장애연금, 활동보조서비스, 여성장애인 출산장려금, 탈시설 장애인 자립정착금 등 그 핵심 부분이 모조리 삭감당한 채 한나라당 단독으로 날치기 통과되어 모두에게 우울한 송구영신이 되었다.

힘없는 자들을 더욱 힘없게 만들고, 아픈 사람들을 더욱 아프게 만들고, 소외된 자들을 더욱 소외시키는, 이 ‘명박스런 세상’에서 취약계층의 삶의 질(quality of life)은 지난 2년간 급전직하 추락하고 있다. 4대강 대운하 터닦기 공사비 수십조에 비하면 푼돈 수준인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 관련 예산이 사정없이 삭감당하는 것이 온갖 편법을 동원해 추진되는 부자감세정책과 묘하게 대비되면서, 부우빈홀’(富優貧忽) 곧 가진 자는 우대하고 가난한 자는 홀대하는 현 정권의 부익부빈익빈 정책기조를 재확인토록 한다.

이런 현실 앞에 장애인 고용문제를 언급함은 언감생심일까. 하지만 장애인에게 직업은 단순한 소득보장 수단만이 아닌 사회적 역할 수행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사회통합을 이루게 하는 자아실현의 의미를 지닐 만큼 그의 삶에 있어 결정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개발원에서 실시한 2008년 제1차 장애인고용패널조사에 따르면, 취업장애인의 일상생활에서의 불만족 비율이 실업자(20.6%), 비경제활동인구(32.4%)에 비해 낮아(12.3%) 취업여부가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장애인의 일상생활 만족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일자리가 장애인들의 일상생활 만족도를 높인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이는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것이다.

이번에 한국지체부자유아교육학회에서 주최한 동계국제학술대회에서 위 패널조사 자료를 분석해 본인이 발표한 논문 <우리나라 장애계층별 직업재활특성 분석>에 의하면 장애인의 교육수준과 고용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의 최종학력 수준은 남녀구별 없이 고용의 질과 그 내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예를 들어 초등학교 이하 학력인 장애인의 경우 단순노무종사자(남-38.9%, 여-52.3%)와 농림어업숙련근로자(남-34,8%, 여-28.8%)에 압도적으로 종사하고 있지만, 최종학력 수준이 올라갈수록 단순노무종사자의 비율은 현저히 낮아지고, 상대적으로 전문직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아져 가고 있음을 분석결과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 이상 곧 대학교 졸업 장애인의 경우에 오면 오히려 사무종사자(남-29.2%, 여-50.0%)의 비율이 단순노무종사자(남-12.5%, 여-11.8%)를 압도하는 등 전문직 종사률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고학력일수록 고임금의 사무직이나 전문직에 종사하는 비율이 높고 저학력일수록 상대적으로 저임금의 농림어업이나 단순노무직에 많이 종사하고 있다는 분석결과는 장애인 고등교육의 필요성을 반증해주고 있다. 교육은 특히 ‘학력학벌사회’인 우리나라에선 사회경제적 지위를 근본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인적 자본에 대한 중요한 투자가 될 뿐 아니라, 장애인의 직업재활 및 고용효과 촉진과 취업률 제고는 물론 무엇보다 고용의 질을 높이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은 이제껏 교육현장에서조차 철저하게 배제당하고 차별받아 왔으며, 이것이 사회적 소외와 주변화 현상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표방하고 있는 신자유주의시대의 노동시장에서 “시장이 호경기 땐 마지막으로 고용되고 불경기 땐 최초로 해고 된다.”는 말 그대로 노동시장에서도 장애인의 주변화 현상은 그대로 재현될 수밖에 없고, 그로인한 장애인 노동자의 근로빈곤층화(working poor)는 궁극적으로 장애인집단을 사회적 배제집단(social exclusion group)으로 영구 전락시킬 구조적 위험성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위 패널조사에서도 외형적 수치로는 실업률이 낮아져 일견 고용현실이 개선된 듯이 보이지만, 장애인의 빈곤 그 슬럼화 현상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빈곤세습’이라는 표현 그대로 더욱 고착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고는 장애인의 사회적 소외와 주변화 현실에서의 탈피는 요원하기만 하다.

따라서 편의시설 설치나 근무환경 개선과 같은 고용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장애인 개인의 학력수준을 높이고 사회경쟁에 필요한 자격증과 전문성 확보, 중요한 직업적 시그날을 갖추도록 하는 국가의 제도적 지원과 적극적인 개입이 요구되며, 그럴 때 사회적 소외와 주변화 현상이 고용현장으로까지 연장되어 나타나는 악순환도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다행히도 2000년「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개정과 2007년「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을 통해 그동안 장애인의 직무특성적 적합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정비율의 장애인고용만 기업이나 사업주에게 강압적으로 주문했던 할당고용제(quota system)의 후진성에서 벗어나 선진국에서처럼 차별금지 차원에서 장애인고용문제에 접근하려는 선진화의 전망이 열리게 되었다. 그러나 그것이 고용현장에 구체적으로 실현되려면 현재의 장애인고용정책을 그에 걸맞게 보다 섬세하고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장애인 고용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제 단순히 외형적인 실업률과 고용률에만 집중하는 지극히 단선적이고 정태적인 장애인고용정책에서 벗어나 고용의 질까지 염두에 두는 보다 동태적이고 총체적인 접근이 요구되며, 궁극적으로 모든 정책이 장애인 삶의 질 향상을 통해 독립생활과 사회통합을 실질적으로 도모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져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본다. 장애인 고등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제도적 지원은 장애인 고용문제 해결에 있어 보다 근본적인 핵심 요소요 바탕이 될 것이다.

2010년은 풀뿌리민주주의를 다지는 지방선거가 실시되는 어느 때보다 깨어있는 시민의식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장애인에게도 그것은 마찬가지다. 척박한 복지 현실을 극복하려면 우리 모두 현실에 대한 자포자기와 무기력증에서 벗어나 보다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대응자세가 요구된다. 특히 주권 확보의 차원에서 다가 올 6월 지방선거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토마스 아 켐피스의 “지금이야말로 일할 때다. 지금이야말로 싸울 때다. 지금이야말로 나를 더 훌륭한 사람으로 만들 때다. 오늘 그것을 못하면 내일 그것을 할 수 있는가.”라는 말은 바로 우리 모두를 재촉하고 있지 않은가.




어둠 속에 갇힌 불꽃 http://cafe.daum.net/bulk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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