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에 벌어진 '코로나19', 1960년에 이미 예견됐다
카테고리 : 기고 | 조회수 : 3372020-03-18 오전 9:06:00

취약계층에 벌어진 '코로나19', 1960년에 이미 예견됐다

[주장] 수용시설 의존해 장애인 '집단 관리'하는 방식 탈피해야

20.03.10 12:04l최종 업데이트 20.03.10 12:04l

코로나19 때문에 국립현충원 참배마저도 마스크를 쓰고 지난 2월 24일, 국립서울현충원에 들러 참배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휠체어에 앉아서 참배하는 필자.
▲ 코로나19 때문에 국립현충원 참배마저도 마스크를 쓰고 지난 2월 24일, 국립서울현충원에 들러 참배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휠체어에 앉아서 참배하는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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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사태'로 명명할 만큼 대한민국 전체를 대혼란 속으로 몰아넣은 코로나19 사태가 어느덧 51일째를 맞았다.

지난 1월 20일 설 연휴를 앞두고 한국에 입국한 중국 후베이성 출신의 35살 여성이 첫 확진을 받음과 동시에 시작된 '코로나19'는 51일째인 10일 0시 기준, 총 누적 확진자 수 7513명, 사망자 54명을 기록했다.

이번 '코로나19'를 보면서 장애인 당사자이자 복지 전문가 입장에서 충격을 받은 것은 초기에 사망자들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던 청도 대남병원 정신병동 상황이었다. 대남병원은 정신병동 입원 정신장애인 대부분이 확진자로 판정을 받아 병동 전체를 코호트 격리시키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폐쇄 병동에서 장기 입원 상태로 지내 면역력이 극도로 약화된 정신장애인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집중 타격 대상이 되어 직격탄을 맞았던 것이다.

"처음 해외에서 유입된 시기에는 접촉자를 중심으로 발생하다가, 지역사회 감염을 거쳐 의료기관이나 사회복지시설 중심으로 또 한 번 증폭되면 지역사회에 전반적인 감염으로 가는 시나리오를 예측은 했었다"고 정은경 중앙방역대책 본부장이 전제했던 것처럼, 전국에 산재한 집단수용 사회복지시설, 정신병원, 장애인 주거시설, 요양 시설 등이 방역 취약지로 드러나고 있다. 마침 경북도 내 500여 사회복지시설이 9일부터 일괄 '코호트 격리'에 들어갔다는 극약처방의 소식도 들린다.
 
완전한 권리와 자립이 보장받는 사회를 향하여 지난 2017년 5월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완전한 권리와 자립이 보장받는 사회, 장애인기본법 제정을 위한 관련 법령 제개정 방향 모색 : 자립지원법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 모습.
▲ 완전한 권리와 자립이 보장받는 사회를 향하여 지난 2017년 5월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완전한 권리와 자립이 보장받는 사회, 장애인기본법 제정을 위한 관련 법령 제개정 방향 모색 : 자립지원법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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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화 과정에서 공장제 노동 현장에 투입이 불가능한 장애인들은 당연히 주류사회에서 밀려나게 됐다. 산업화 과정 중 나타난 대가족제의 급속한 붕괴에 따른 핵가족화는 더 나아가 가족해체 시대를 맞으면서, 장애인들을 보듬어주는 과거 공동체 시스템의 붕괴를 더욱 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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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결국 장애인들에 대한 복지시설 집단수용 현상으로 나타났다.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한국전쟁과 더불어 곳곳에 세워졌던 보육원들이 전후 사회가 경제적 안정을 되찾아가면서 수요가 줄어들자, 그 자리를 공동체와 가족으로부터 배제당하기 시작한 장애인들이 채우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경제발전과 함께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국민들의 복지 욕구를 국가가 온전히 감당하기 힘들어지자 사회복지에 대한 국가의 역할을 제한하고 기업·종교단체와 같은 민간 역할을 확대하는 복지혼합·복지다원주의에 입각한 사회복지정책들이 대거 펼치기 시작했다. 시설을 지어 민간기관에 위탁을 하고 보조금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복지시설들도 법적 기준에 맞으면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다.

정부의 이런 정책은 장애인 거주 시설의 대규모화 현상을 촉발한 요인이 되었다. 형제복지원 사건도 그런 흐름 속에서 터져 나온 것이었다.

산업화 이전 대가족제 하에서 장애인들을 보듬을 수 있었던 그 역할을 사회안전망으로 어느 정도 대체 할 수 있게 된 지금, 우리 사회가 장애인이나 노인 같은 사회취약계층을 시설에 의존해 '집단 관리'하는 방식에서 탈피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그를 위해 무분별하게 확산되어가고 있는 집단 수용시설에 대해 우리 사회가 '사회적 대책'을 고민하고 수립할 때가 되었다.
  
장애인의 탈시설운동 그 나아갈 길은? 2018년 12월 12일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발달장애인 정책의 현실과 미래, 탈시설을 둘러싼 이슈 논쟁' 주제로 열린 한국가톨릭장애인사목협의회 세미나 모습. 왼쪽부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민용순 수석부회장, 가톨릭장애인부모회 한순희 씨, 장애인복지시설협회 황소진 정책분과위원장, 나사렛대학 재활복지대학원장 김종인 교수, 가톨릭장애인사목연구회 이택룡 회장, 가톨릭장애인사목연구회 정중규 연구위원.
▲ 장애인의 탈시설운동 그 나아갈 길은? 2018년 12월 12일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발달장애인 정책의 현실과 미래, 탈시설을 둘러싼 이슈 논쟁" 주제로 열린 한국가톨릭장애인사목협의회 세미나 모습. 왼쪽부터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민용순 수석부회장, 가톨릭장애인부모회 한순희 씨, 장애인복지시설협회 황소진 정책분과위원장, 나사렛대학 재활복지대학원장 김종인 교수, 가톨릭장애인사목연구회 이택룡 회장, 가톨릭장애인사목연구회 정중규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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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탈시설 운동이 시대정신으로 장애인 당사자들로부터 열렬히 호응을 받는 이유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장애인복지의 추세가 사회통합과 자립생활을 지향하고 있는데도, 한국의 장애인복지는 대규모 수용시설 중심이고 예산의 많은 부분이 거기에 집중되고 있다.

국가 예산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대규모 수용시설들은 장애인들의 자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수용시설을 관리 운영하는 데 투입하는 막대한 예산을 선진국처럼 재가장애인들에게로 돌린다면, 장애인복지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뿐 아니라 장애인 당사자 개인의 삶의 질 역시 높여줄 것이다. 또 그것이 '스스로 살게 하라'는 장애인복지 정신이며, 당연히 국가는 그런 측면으로 장애인들의 삶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복지정책의 뼈대인 커뮤니티케어가 구두선 수준의 차원에서 머물고 있다지만, 그 취지엔 충분히 공감한다. 공동육아운동에서 외치는 캐치프레이즈가 아프리카 속담에서 가져온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가 아닌가. 그런 정신을 장애인과 노인에게까지 넓혀나가야 할 것이다. 그것이 산업화 이전의 가족제도를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이다.

 
댓글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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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발안제 개헌안 발의 관련 음모론 터무니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