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그가 축제를 지내러 오지 않겠소?”
카테고리 : 사제의 공간 | 조회수 : 562020-04-04 오전 9:27:00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그가 축제를 지내러 오지 않겠소?”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강론 듣기 : https://youtu.be/tRvQfdylWwQ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이 이어지는 성주간을 하루 앞두고 있습니다.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길. 그 길 앞에 선 주님에 대한 예루살렘의 태도가 복음에 등장합니다. 이미 '죽음이 준비된' 도시 예루살렘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위험해진 여러가지 사건이 있지만 오늘 복음은 라자로의 소생이 결정적인 요소가 된 것으로 소개합니다. 그 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에 대해 놀랐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를 걱정한 이들도 있어서 그들은 바리사이와 수석사제들에게 이 일을 알립니다. 


그리고 한층 심각해진 백성의 지도자들은 이를 두고 생각들을 나눕니다. 백성들의 동요가 일어나면 그들의 지배자인 로마의 눈밖에 들어 고통당하리라는 것이 그들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들이 하느님의 백성을 대표하고 신앙을 지켜오고 전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은 그들의 이 걱정이 '현실적'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스라엘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한편 그들의 걱정이 정말 로마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는 것이었는지는 의문입니다. 그들의 걱정대로라면 예수님은 백성을 이용하여 어떤 정치적인 움직임을 가져왔어야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공생활은 사람들의 삶 속에 있었지 그들의 삶을 속박이나 박해로 해석하신 분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분이 하신 일이라는 것이 사람들을 돕는 선한 일이었을 뿐, 그들이 우려할 일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걱정은 오히려 그들이 '지키고 싶어하는 것'에서 비롯된 생각들로 보입니다.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하는 백성들. 그 중 하나였던 예수 그리스도가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해석할 수 없는 놀라운 일들을 벌여서 사람들에게 위험해지는 것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바로 자신들의 자리였으니 말입니다. 


아니라면 예수님이 빌라도 앞에 섰을 때 죄를 발견하지 못한 빌라도를 위협해서 십자가형을 받아 낼 이유가 없었을테니 말입니다. 그들은 분명 예수님을 자신들의 위협으로 느꼈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예수님을 통해 자신들의 위선이 드러나는 것이 걱정스러웠고 그들이 가려왔던 하느님의 말씀이 두려웠을겁니다. 그런 그들을 그해의 대사제 가야파가 도와줍니다.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는군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그의 말을 인용하면서도 소름이 끼칩니다. 대사제의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하느님을 없애자는 이야기이니 말입니다. 백성을 위해 하느님께, 또 하느님에게서 오는 말씀과 축복을 백성들에게 전해야 할 사제가 백성을 위해 하느님을 전하고 살아가는 한 사람을 없애는 것을 말하는 순간 이 말이 하느님의 뜻인지 사람의 뜻인지 불분명해집니다. 그리고 그의 말에 힘입어 하느님 백성의 지도자들은 하나의 결정을 합니다. 



"이렇게 하여 그날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하였다."



그렇게 예수님의 죽음은 이미 결정이 나 있었고 시간은 예수님에게 다가옵니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셔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사랑한 사람들은 당신의 행동에 대해 궁금해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그가 축제를 지내러 오지 않겠소?”



예수님은 결국 그 길을 가십니다. 우리는 그분의 십자가를 알고 그분의 발걸음을 헤아리지만 예수님은 가셔야 할 길을 가셨고 그곳에 성전이, 그리고 백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발걸음은 그분을 죽이려는 이들에게는 죽음의 길이지만 그분을 기다린 이들에게는 복음의 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길은 결국 복음으로 우리에게 남습니다. 


이제 성지주일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신자들과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주님의 걸음과 아무것도 모르는 백성들의 환호를 기억하고, 주님께 다가온 슬픈 시간들을 기억하는 예루살렘의 일주일을 시작해야겠습니다. 알고 있는 사건 주님과 함께 그 길을 걸어가는 우리가 되길 청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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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가난한 이들은 늘 너희 곁에 있지만, 나는 늘 너희 곁에 있지는 않을 것이다."
문종원 신부님/잃어버린 영혼 되찾아야 인간도 피조물도 산다